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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명예교수 서광선 박사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신문이 보편화되고 대중화된 역사는 독일 기독교 신학자이자 신학대학 교수인 마르틴 루터가 시작한 종교개혁의 역사와 맞물립니다. 1490년대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해서 문건을 대량으로 인쇄할 수 있었기에, 신문 발행과 신문 인쇄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보통사람들이 읽을 수 없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의 보통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독일어로 번역해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로 성경을 대량으로 인쇄할 수 있었기에 평신도들이 성경을 읽고 기독교 신앙의 참 뜻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신문과 성경은 역사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신앙적으로 함께 갑니다.

아마 그래서 스위스의 20세기가 나은 신학의 거장 칼 바르트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권면하기를 “한손에는 성경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어라”고 했는지 모릅니다. 성경과 신문을 두 손으로 들고 있지만 말고, 번갈아 읽으라는 뜻일 겁니다. 성경을 보는 눈으로 신문을 읽으라는 뜻입니다. 성경 말씀에 비추어서 신문에 보도되는 세상사들을 해석하라는 것이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성경에 기초한 신앙의 눈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신앙의 지표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바르트는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한 신학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이 이 세상에 나타나는 3가지 모양을 말했습니다. 첫째는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요한복음 1장1절 말씀이 증거한 것처럼, 예수야말로 이 세상에 육신으로 오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셋째로는 주일마다, 아니 기회 있을 때마다 설교자를 통해서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 예수 그리스도 자신, 그리고 설교의 말씀이 모두 세상에서 우리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 교회 언론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 목사님들이 하시는 일들과 말씀들을 취재해서 보도하는 일만 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의 한 모양이라고 해야 합니다. 교회 언론이 하는 일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입니다. 교회 안과 밖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해석하는 일을 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교회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로 보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하나님의 뜻을 밝히는 예언자의 사명을 수행합니다.

그래서 교회 언론의 책임은 막중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과 능력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중책입니다. 이러한 무섭고 떨리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과 신문을 성경책과 함께 읽는 독자들이 뜻을 같이 하고 서로 격려하고 서로 비판하면서 소통해야 합니다. 인터넷 신문 <베리타스>의 회장직을 맡으면서 이 무거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독자 여러분의 기도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2017년6월1일

서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