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SKY캐슬'과 한국교회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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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드라마 'SKY캐슬' 홈페이지 갈무리 )
▲JTBC 금토 드라마 'SKY캐슬'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다.

요즈음 한 방송사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습니다. 'SKY캐슬'은 한국사회 1%에 해당하는 상류층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교육의 실태와 교육의 민낯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종영을 앞두고 있는 'SKY 캐슬'은 부모들의 무모함과 비인간적인 태도에 대한 아이들의 반란, 그리고 부모들의 탐욕이 빚어 낸 살인사건을 다루며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교육계에 몸담았던 사람들에 의하면 'SKY 캐슬'에서 김주영으로 나오는 입시코디는 옛날에는 학생들을 그룹으로 이끌어 간다고 해서 ''돼지엄마'라고 불렸던 이들을 일컫는 단어로 실제로 존재하는 역할이라고 합니다. 또 드라마의 70%는 진실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들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로 극의 사실성을 더해주고 있다고도 합니다.

'SKY 캐슬'을 보면서 공공성의 의미와 교회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생각합니다. 공공성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public의 어원은 라틴어 pubes로 개인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자기 입장에서 벗어나 전체를 볼 수 있는 성숙성(maturity)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반면 공공성의 반대말로 '개인의' 혹은 '사적(私的)인'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로 라틴어 privatus에서 유래한 private은 박탈을 의미하는데 박탈은 인간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public은 타인을 고려하며 전체를 보는 성숙성(maturity)을 의미하는 반면, private은 인간의 자격을 상실한 모자람을 의미한다는 말입니다.

이관 관점에서 보면 'SKY 캐슬'은 사회적 문제인 사교육과 입시문제를 고발하는 드라마이기에 앞서 공공의 이익보다는 사적 이익을 우선하며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사회 상위 1%를 고발하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에서 부모들의 끝없는 탐욕, 무조건적인 성공주의, 교육의 결과를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성적 만능주의, 친구조차 경쟁의 상대로 여기는 무한 경쟁주의는 결국 아이들의 반란에 의해 좌절되거나 아이들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때문에 드라마에서 피라미드 모형 꼭대기를 가리키며 "꼭대기에 있으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묻는 부모에게 피라미드에서는 중간이 좋기 때문에 미라(mirra)는 피라미드 꼭대기가 아니라 중간에 있다며 "중간이 최고다."라고 말하는 아이의 대답은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SKY 캐슬'을 보면서 한국교회를 생각합니다. 성서에 의하면 초대교회는 신자들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필요에 따라 나누어 쓰는 공동체였습니다. 성서는 초대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도들은 한 마음으로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전합니다.(사도행전 4:32-34) 또 바울은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 주시는 것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고린도전서 12:7)라고 가르쳤습니다. 초대교회 공동체, 그리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성령이 각각의 은사를 주셨다는 바울의 가르침에 의하면 기독교 신앙의 궁극적 목표는 사적인 평화와 이익을 우선하는 private이 아니라 공동선과 더불어 누리는 평화 그리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public입니다.

※ 이 글은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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