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중문화 리뷰] 'SKY캐슬' 신드롬, 그 끝이 궁금하다

아빠의 '회심'?....전개 미묘해진 'SKY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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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JTBC)
인기리에 방송중인 JTBC 드라마 ‘SKY캐슬’이 종영을 앞두고 이야기 전개가 미묘하게 흐르는 모양새다.

JTBC 금토 드라마 < SKY캐슬 >이 화제다. 19일까지 18회차 방송이 나갔는데,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8회 시청률은 전국 22.316%(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종전 비지상파 프로그램 최고 기록이었던 tvN '도깨비'(2016~2017)가 보유한 20.5%를 넘어선 수치다.

드라마는 상위 1%가 산다는 'SKY캐슬'이란 가상 공간에서 펼쳐진다. 그런데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놀랍게도 우리의 일그러진 입시 현실과 맞닿아 있다. 주인공 한서진(염정아)과 입시코디 김유정(김서형)의 감정 대결은 '쫄깃한'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 SKY캐슬 >은 '입시'가 스릴러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이 드라마는 비단 일그러진 교육열만 드러내지 않는다. 당장의 이익 때문에 큰 불의에 눈감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고발한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건, 한서진은 불의에 대한 침묵을 자녀사랑으로 포장하고 입시코디인 김서형은 이런 침묵의 카르텔로 한서진을 압박한다는 점이다. 참으로 씁쓸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를 보니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서진의 남편 강준상(정준호)은 김혜나(김보라)가 자신의 혼외자식임을 알고 괴로워한다. 그러다 심경의 변화를 느껴 그토록 갈망하던 주남대병원 원장직에 대한 야망을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아내 한서진에게는 이실직고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자신의 어머니(정애리)에게 자신을 더이상 '분칠'하지 말라고 호소한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는지 하염 없이 통곡한다.

극중에서 강준상은 전형적인 '마마보이'다. 어머니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아 학력고사 1위를 차지했고, 당당히 서울의대에 입학했다. 어머니는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주남대병원장에 오를 것을 독려한다. 강준상은 이런 어머니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굉장한 진전이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 강준상의 '반란'이 썩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마치 과잉 교육열이 '엄마'들만의 왜곡된 욕망의 산물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입시교육에서 엄마들의 입김이 강한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아빠'들은 책임에서 자유롭다 할 수 있을까?

일그러진 교육열은 아빠라고 예외일 수 없다. 드라마 속에서도 차장검사 출신으로 주남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는 차민혁(김병철)이 딱 이런 캐릭터다. 적어도 교육열에 관한 한, 차민혁은 드라마속 등장하는 다른 엄마들을 뛰어넘는다. 딸 차세리(박유나)가 하버드에 입학했다고 거짓말을 하자 차민혁은 딸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왜곡된 교육열은 엄마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보다 부의 대물림을 완성하려는 부모들의 욕망이 근본원인일 수 있다. 강준상의 눈뜸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게임체인저'로 등장하는 건 왜곡된 교육열의 책임을 엄마에게만 전가할 수 있다.

< SKY캐슬 >은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상태다. 그간 이야기를 잘 끌어왔고, 큰 반향을 일으키는 데도 성공했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 결말이 밋밋하면 그동안 구축해놓은 신드롬이 무너질 위험이 크다. 모쪼록 왜곡된 교육열을 '극성' 엄마들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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