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김경재 박사, '한류'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 시도해

한류 종교에게 묻다- ‘한류와 기독교’편 강연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가 TV 드라마와 아이돌팝으로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류’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을 시도해 관심을 모은다. 김 박사는 23일 한국문화신학회(회장 이정배)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전현식)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류, 종교에게 묻다’ 세미나에서 불교, 유교, 동학에 이어 기독교 신학자로서 ‘한류’를 일으킨 한국인들의 원형적 심성을 문화신학적으로 분석했다.

김 박사는 먼저 한류가 ‘정의로움’을 담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 이는 한류 문화사업의 창작진과 출연자 연예인들과 연예기획사와 소비대중 등 각 구성원들 간에 공정성과 투명성과 인격적 존중이 담보되고 있는가의 여부다. 또 한류 문화상품이 제3국으로 수출될 때 민족문화 및 지역문화 산업체와의 상호관계성이  ‘정의로움’이라는 기준에 어긋나지는 않는지의 여부다. 또 세계에 진출하는 한류의 문화콘텐츠가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과 권력과 소비문화의 잘못된 문명질서를  ‘정의로움’의 이름으로 분노하는 저항적 열정을 가지고 있가의 여부 등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김 박사는 폴 틸리히의 생명신학, 함석헌의 고난사관, 현영학의 탈춤에 대한 신학적 이해, 유동식의 풍류도적 예술신학에 비추어 한류의 나아갈 길을 제언했다. 특히 폴 틸리히의 ‘3가지 생명운동론’에서 김 박사는 ‘생명의 자기통전 운동’ ‘생명의 자기창조 운동’ ‘생명의 자기초월 운동’ 등에서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제3의 원리로서 성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생명의 자기통전 운동’에서 인간은 그의 실존 상황 아래에서 언제나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양극의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인데 이럴 때 생명은 병들고 자기통전 상태인 역동적 건강성을 잃게 된다. 이와 관련, 김 박사는 “(개체화와 참여로 표현 가능한)생명의 연대성과 사회성을 철저하게 인지하고 참여하는 개체적 인간만이 성숙한 사람이다”라며 “그것을 가능케 하는 제3의 신비한 힘 또는 원리가 ‘생명의 영으로서 성령’이라고 기독교는 고백한다”고 말했다.

또 ‘생명의 자기창조 운동’에서는 인간 실존적 문화창조 활동 안에서 ‘역동성과 형태’라는 두 가지 요소가 상호 변증법적 길항작용 속에서 서로를 제약하고 서로가 다른 구성소를 무시하려는 충동이 있게 되는데, 이때 율법, 정치적 제도와 법률, 예술적 형식과 형태 이론은 문화 창조의 자발성과 역동성을 억압하게 된다. 김 박사는 “이 긴장 갈등을 창조적 상보관계에로 승화시키는 제3의 생명의 원리와 힘이 성령이라고 기독교는 고백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폴 틸리히는 ‘생명의 자기초월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로 두 대극적 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자유와 운명’이다. 김 박사는 이 두 요소가 내포한 각각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짚었다. “운명을 초극하려는 인간 생명의 자기초월 충동은 때로 종교, 숭고한 이념, 과학지상주의 등을 절대화시킴으로써 우상화 혹은 악마화라는 덫에 걸린다. 반대로 자유를 극단화시킴으로써 교만, 무제약적 탐욕, 허무주의, 세속주의에 빠지곤 한다.” 김 박사는 “‘자유와 운명’의 양극성을 ‘상의 상자 상보 상생’ 관계구조 안에서 건강한 자기초월 운동으로 지향시키려면 제3의 원리 혹은 힘이 필요한데 기독교는 그것을 은총과 사랑의 능력이신 성령이라고 고백한다”고 말했다.

폴 틸리히의 ‘3가지 생명운동론’ 그리고 성령의 능력에 비추어 김 박사는 “한류가 건강한 역동성과 생기발랄함과 예술적 조화를 표출해내는 문화운동으로서 계속 발전하려면, 틸리히가 분석한 생명의 세 가지 운동이 지닌 서로 대립적인 요소들 곧 ‘개체성과 사회성’, ‘역동성과 형태성’, 그리고 ‘자유와 숙명’의 상호관계성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는 창발적인 승화예술이라야 한다”며 “그 양자를 통전시키는 의미와 능력의 통일적 실재가 성령인데 일반 문화운동 속에서 ‘성령’은 결국 ‘생명의 기’, ‘숨결’, ‘해방화 화해의 촉매’로서 나타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함석헌 고난사관의 ‘3가지 생명 원리론’에 비추어서는 한류가 “민중의 고난과 희망을 예술로써 보여주는 것일 때 뭇사람을 언제나 감동시킬 것”이라고 했으며, 현영학의 탈춤신학과 유동식 풍류도적 예술신학에 비추어서는 각각 “‘아이돌팝’의 음악, 춤, 재치 있는 지껄임 등은 단순한 즐거움이나 욕망 대리충족을 넘어 관중이 비판적 자기초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삼태극적 구조와 관련해)K-팝 멤버들의 구성은 특히 3인조 등 홀수로 구성된 팀들이 많은데 이들이 지닌 역동성은 균형과 안정과 반복적인 패턴이 지속되는 좌우대칭성이나 음양원리를 넘어서서 새로운 요소를 촉매하고 출현시킨다. 음양의 이원구조가 지닌 긴장은 해결되고 잃어버린 통일성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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