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정과 한의 아우름의 구조에서 본 한류

‘한류, 종교에게 묻다’ 세미나 개최

▲3일 오후 4시 연세대 신학관에서 연세대 신과대 부설 연구기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와 한국문화신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한류, 종교에게 묻다- 한류와 정의’ 공개세미나가 열렸다. ⓒ베리타스

“한국인은 저도 모르게 이것과 저것의 대립을 하나로 아우르려 한다. 자연으로 다가가는 데서, 또 그런 예술과 문학에서 지극한 평안함을 느끼며, 정과 한을 아우르는 조화지향적인 삶과 예술, 문학을 추구한다. 이는 우리와 유사한 중국이나 일본에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셋을 매개로 모든 대립을 하나로 아우르는 독특한 사유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인의 문화와 예술을 형성하는 바탕원리이다.”

3일 연세대 신과대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전현식)와 한국문화신학회(회장 이정배)가 공동 주최한 ‘한류, 종교에게 묻다- 한류와 정의’에서  주제 강사로 나선 한양대 이도흠 교수(국문학)는 삼재와 풍류의 사유, 자연으로 다가가기 그리고 정과 한의 아우름의 구조가 한국인이게 원형으로 내재돼 있으며 이것이 한국인의 문화를 특징 짓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아우름이란 신과 인간, 이상과 실천, 하늘의 뜻과 지상의 소망, 대지의 기와 나의 내 몸, 나와 타자가 하나로 아우러져 신바람이 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특히 "정과 한의 아우름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한국인이 자연과 세계를 바라보고 이를 재현하는 방식, 세계의 부조리에 집단무의식적으로 대응하는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를 일으키는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잠시 언급한 그는 "고독과 소외와 불안이 내면화하고 일상화한 현대 산업사회에서 정을 맺은 이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악과 싸워 승리하는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되살리는 불꽃이자 패배와 좌절과 절망을 딛고 물리적-정신적 장애를 극복하는 부조리한 세력에 저항할 힘을 북돋는 소리다"라며 "아우름으로 가기 전에 과정으로 주어지는 인물들의 한은 외국인 시청자들을 슬프고 안타깝게 하면서 인간에 내재한 선의 심성과 타자에 대한 연민과 자비의 현을 건드린다"고 했다.

또 "아우름을 통해 나와 타자, 적과 동지, 연인과 연적, 이상과 현실의 대립과 갈등이 하나로 통합되는 희열을 맛보며 슬픔과 불행을 극복하고 이상과 완성을 향하고, 끈끈한 정을 바탕으로 어울려 함께 누리는 일체감을 형성하면서 신바람이 나서 자신의 능력 이상을 실천하도록 이끈다"며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서 좀 더 정이 깊은 어머니나 아내,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자식이나 남편의 죽음, 이별 등의 불행을 극복하고 삶의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많은 일본의 주부들이 고백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눈부처’를 너와 나의 아우름의 사유에서 비롯된, 가장 한국적인 낱말이라며 주목할 것을 요구한 이 교수는 '눈부처'란 "그 형상이 부처의 모습과 닮은 데서 연유한 것이지만, 이는 내 모습 속에 숨어있는 부처, 곧 타자와 자연, 나보다 약한 자들을 사랑하고 포용하고 희생하면서 그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이 상대방의 눈동자를 거울로 삼아 비추어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눈부처’에 내재한 상생의 의미를 되새긴 이 교수는 "눈부처는 내 안의 타자, 타자 안의 내가 대화를 하여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라며 "이는 두 사람이 서로 감성에 의해 차이를 긍정하고 몸으로 상대방을 수용하고 섞이면서 생성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구 이원론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동일성의 패러다임에서 배태되는 타자에 대한 폭력성을 지적하고는 이 시대 최고의 화두로 ‘공감의 연대‘를 꼽기도 했다. 공감의 연대에서 출발한 ‘정의’가 참된 것임도 더불어 확인했다. 이날 이도흠 교수는 한류와 불교 세션을 맡아 ‘풍류·삼재·화쟁과 한류’를 제목으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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