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운산 김관석 목사…시대의 아픔을 눈물로 표현한 지도자”

제8회 운산 에큐메니컬 강연…운산의 흔적을 찾아서

▲제8회 운산 에큐메니컬 강연이 15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에이레네홀에서 열렸다. 아닐 강연에는 국내의 에큐메니컬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김진한 기자

조용하고 말이 없었던 그였으나 시대의 아픔을 깊은 눈물로 표현해 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운산 김관석 목사. 그가 별세한지 9주기를 맞았다. 이와 관련, 제8회 운산 에큐메니컬 강연이 15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에이레네홀에서 열렸다. 운산 에큐메니칼 강연 준비위원회의 준비와 김성재 김대중 도서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강연에는 운산 김관석(雲山 金觀錫, 1922년 7월 27일-2002년 2월 4일) 목사와 삶과 역사를 공유했던 국내의 에큐메니컬 인사들이 다수 참여했다. 

특히 운산 김관석 목사 기념사업회는 2011년 운산 서거 10주년이 되는 시기를 맞이해 운산 평전을 발간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전철 박사(한신대 신학과, 조직신학)의 발제와, 운산을 기억하는 10여명의 대담자들의 회고 시간을 가졌다.

전철 박사는 "운산 김관석(雲山 金觀錫, 1922-2002) 목사의 삶과 사상"이라는 발제원고에서 운산의 시기를 5단계로 구분한다. 1) 유년시절과 일본유학 (1922-1947), 2) 조선신학교 입학, 재건 및 미국유학 (1947-1955), 3) 기독교서회 (1955-1967), 4)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968-1980), 5) 기독교방송국 사장 (1980-1987)이다.

이 가운데 운산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건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시절의 수도권 빈민선교사건(1975)과, 기독교방송국 사장 재임 시기에 있었던 CBS 정상화 사건(1980) 등을 꼽았으며 이를 중심으로 운산의 삶과 사상의 의미를 헤아렸다.

수도권 빈민사건의 핵심은 당시 공안당국이 수도권선교위원회를 해체시키고 김관석 목사를 한국교회협의회로(당시 KNCC)부터 몰아내려는 동기에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에 대한 당국의 탄압은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독일의 바이체커 대통령 등 많은 국외의 교회, 사회지도자들이 한국에 직접 방문해 김관석 목사와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사건을 통해 독일교회와 세계교회는 많은 영향을 받게 되어 선교의 방향을 수정하고, 한국의 기독교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또 운산은 CBS 사장으로 재직시 언론민주화를 위한 많은 노력들을 기울였다. 운산은 CBS 기능정상화 뿐만 아니라 동아투위사건, KBS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의 촉발과 지원 등 많은 부분에 기여를 했다.

전철 박사는 운산 서거 9주년이 된 오늘, 운산 김관석 목사의 소중한 에큐메니즘의 비전을 헤아리고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그 의미와 지혜를 우리 사회와 교회가 발견해야 할 큰 과제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특히 "2012년 내년은 그의 서거 10주년이며 2013년은 제10차 WCC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기에 한국의 기독교와 사회가 운산의 통찰과 비전을 통하여 큰 방향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후 언론인 성낙승, 표용은 목사, 박형규 목사, 김주병 선생, 이경배 선생, 오재식 박사, 박경서 교수, 오충일 목사, 김준영 목사가 각각 운산의 삶을 회고하며 운산에 얽힌 여러 역사의 기억들을 대담을 통해 공유했다.

▲고 운산 김관석 목사를 회고하는 박경서 박사. ⓒ김진한 기자

성유보 언론인은 운산의 삶이 결코 기독교 에큐메니칼 운동에 제한되지 않은 매우 큰 그릇을 지닌 목사로 기억했다. 박경서(72)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운산을 신앙고백인, 당시 국내와 국외의 이슈를 상호 연결해 협력하게 하는 코디네이터 , 언어보다는 사고와 행동을 통한 삶을 보여준 인물로 기억했다.

박형규(88) 목사는 자신이 감옥에 있다는 소식을 아내가 운산에게 전했을 때, 운산이 감옥의 박 목사를 생각하며 깊이 눈물만 흘렸다는 얘기를 듣고 크게 감동받았다는 말을 전했다.
 
특히 오재식(78) 전 월드비전 회장은 운산이 한국의 현실을 일본교회에 보고할 때에 고난 당하는 조국과 민초들을 생각하며 말을 잇지 못하고 큰 울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운산의 진정성으로 인해 많은 일본기독교와 많은 교계 인사들이 운산의 뜻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구름에 둘러싸여 있는 산”의 뜻을 지닌 운산(雲山) 김관석 목사,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를 어느 누구보다 시대를 정면으로 씨름하고 한국기독교와 에큐메니컬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조용하지만 매우 큰 인물로 기억하고 회상하고 있다.

운산 김관석 목사 기념사업회는 70-80년대 한국 민주화와 현대사의 산 증인이었던 운산의 정신을 2012년 운산 서거 10주년을 기념해 평전을 통해 복원하고 재해석하려는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운산 김관석 목사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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