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교회언론회]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의 보도

지난 해 12월 15일 부산의 범어사에 화재가 발생하여 천왕문이 소실되었다. 이 사찰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 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놀랍게도 문화재 소실이라는 것보다, 범인이 특정종교인(기독교)일 것이라는 것을 부각시켰다.

12월 17일 스포츠 칸은 ‘부산 범어사 사건이 불교계와 기독교의 종교 대결로 번지는 인상이다’라는 소제목으로 보도하였다. 내용에서도 2006년에 기독교 단체가 했다는 기도 모임 동영상을 문제 삼으면서, ‘범어사 방화 사건이 기독교계와 관련되어 있다는 심증을 확증으로 몰아갈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고 하여, 기독교계에서 방화한 것처럼 의혹을 증폭시켰다.

또 근거도 없이 떠들어 대는 네티즌들의 말을 인용해서 ‘범어사 방화도 기독교인 중 하나’라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이 언론은 12월 16일 보도에서도 네티즌의 말을 인용해 ‘만약 범인이 기독교인일 경우 종교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하면서, ‘섬뜩한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는 말로 마치 그런 상황을 기대하는 듯한 논조를 취하고 있다.

YTN도 12월 17일 ‘출발 새아침’에서 해당 사찰의 주지승을 인터뷰하면서, 며칠 전에 타종교인이 사찰에 왔었다는 주지승의 발언에 대하여, 타종교인 이란 말을 부각시키는 질문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터뷰 말미에 ‘템플스테이 하러 한번 가야 되겠네요’라는 종교편향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뉴시스도 12월 18일자에서 ‘인터넷 공간에서는 방화범이 특정 종교 신자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말로 근거 없이 떠도는 유언비어를 사실처럼 인정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

그런가 하면 불교계의 언론들도 사건의 진위와 관계없이 2006년에 있었던 기도회 동영상을 거론하면서, 이번 사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개신교들의 과도한 종교 배타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는 말을 인용하여 기독교와 연관시키려는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불교계 언론에서도 ‘템플스테이 예산 저지 기도회와 사찰이 무너지라는 사찰 땅 밟기의 극악한 불교폄훼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강조하므로 이번 사건과는 무관한 기독교를 비난했다.

또 신천지와 관련된 천지일보도 네티즌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에 개신교가 개입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보도를 통해, 확실한 근거도 없는 가운데 기독교를 비방하였다.

그러나 부산 범어사 사건의 전말은 2011년 1월 17일 경찰의 발표로 사찰 내부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발표에 의하면, 범인은 지난 해 범행 6~7일 전에 범어사 뒷산에 두 번 불을 지르고, 범행 하루 전에는 법고(法鼓)까지 찢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찰에 방화를 한 것만도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인데, 더군다나 범인이 기독교인이라도 되는 양 보도한 언론은 종교 간의 갈등 양상을 심각하게 부추긴 셈이다. 왜 언론들은 확인 되지도 않은 방화 사건의 범인을 기독교와 연관시키는가?

언론은 사건을 다룸에 있어 누구보다도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더군다나 불교계에서 ‘종교편향’을 내세워 국가로부터 큰 피해를 입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찰 방화의 범인을 기독교인 듯 몰아간 것은 우리 사회로부터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언론에 의한, 이런 보도 행태는 기독교계에 대한 심각한 피해임과 동시에 결과적으로 불교계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해당 언론들은 지금 각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보도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삭제해야 한다. 아울러 기독교계에 깊이 사과할 것과 차후에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사회공익을 위한 언론의 본분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