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제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을 앞두고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경희대학교 크라운관에서 ‘2008 UN 세계 이주민의 날 한국대회’를 개최, 이주민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
| ▲ 행사에 참석한 이주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베리타스 |
이들은 이날 인권선언문에서 “모든 이주민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모든 이주민은 인간으로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리며, 이러한 권리와 자유는 인종, 국적, 성별, 언어, 종교, 체류자격 등에 차별없이 행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이주민은 인종, 국적, 성별, 종교, 언어, 체류 자격을 이유로 타인에게 예속되거나 기본적 자유를 제한 받지 않는다”고 했으며 “모든 이주민은 문화적 주체로서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지며,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특정 문화나 사상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아서는 안되다”고도 했다.
이날 대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김칠준 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여전히 이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열악하다”며 “국가인권위는 다문화 사회 인권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이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서도 꾸준하게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칠준 사무총장은 특히 얼마전에 있었던 사법당국의 이주민 집중 단속에 대해 “인권 침해 요소가 있을 만큼 과잉진압이 이뤄진 것 같다”며 “단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권이 침해되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하나된 세계를 위해 다함께 힘써야 하며 특히 이주민들이 하나된 ‘행복한 지구’를 만드는데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
| 한신교회 의료선교팀 관계자가 감사패를 전달받고 있다 ⓒ베리타스 |
축사에 이어 이주민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했던 숨은 공로자들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가 진행됐으며,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공연과 이주노동자들의 일터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날 참가한 행사 관계자들 및 이주민들 700여명은 행사 직후 이주민 관련 사진을 관람하고, 필리핀·방글라데시 등 각국의 음식을 함께 먹는 체험을 통해 문화 교류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주민들은 인권선언과 더불어 이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정부에 ▲UN이 제정한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즉각 비준하라 ▲고용허가제 독소조항을 즉각 폐지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전면 합법화하라 ▲이주 여성과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재외동포의 자유왕래를 전면 보장하라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조속히 시행하라 등을 요구했다.
유엔은 1990년 12월 18일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이 처한 어려움과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이주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이주민도 내국인과 동일한 자유와 권리를 누려야 하며, 미등록 이주민 또한 최소한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각국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유엔은 2000년 12월 4일 타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전세계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도 권리와 자유를 누려야 하는 동일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이 사회에 미치는 기여를 인정하고 축하하기 위해 매년 12월 18일을 ‘세계 이주민의 날’로 정하고 이를 기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