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WCC 총회 준비가 교단 세에 좌우되어서는 안 돼”

2일 기장 95회 총회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 기장 배태진 총무가 95회 총회 주제 설명과 아울러 주요 헌의안을 전달하고 있다. 배 총무는 기장이 한국교회의 향도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재차 전달했다 ⓒ김태양 기자

WCC 총회 준비가 교단 세에 좌우되어서는 안 돼

WCC 신학과 관련해 세미나 열 것, 전국적 평화통일 포럼도

비전2015운동 구체적 정관 마련해 부흥 이룰 것

동아인재대학 MOU 체결 위탁 신학과정 개설

2일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95회 기장 총회 기자간담회는 한국교회가 기장에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간담회는 이번 총회에 대한 주요사안 보다는 2013년 WCC 총회 개최와 관련된 기장의 역할 뿐 아니라 최근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는 NCCK 내부의 교단 간 불협화음, 총회 기간 현재 구속되어 있는 한상렬 목사에 대한 입장 발표와 관련된 질의가 우선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WCC 총회 준비와 관련해 모 교단 총무의 NCCK 비하 발언에 대해 기장 배태진 총무는 사실 확인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네가 우하면 내가 좌하고 네가 좌하면 내가 우하리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에큐메니컬 운동이 갖는 양보의 정신을 강조했다. 9인 위원회를 중심으로 곧 NCCK 회원 교단 뿐 아니라 비회원교단까지 망라하는 WCC 한국 준비위원회(32명 정도로 추정)가 결성될 것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배 총무는 WCC 총회의 한국 유치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발휘해 온 예장통합에 대해 에큐메니컬 운동의 지도력 발휘에 있어 좀 더 겸손하고 넓은 품을 지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선교적 역량 발휘와 함께 사회적 이슈도 외면하지 않고 건전한 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예장통합과 주요 인사들에 일일이 깊은 감사를 표명하면서도 교단의 세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경향을 '정글의 법칙'이라며 지양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예장합동 등 일부 교단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WCC를 반대하는 일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서로 대화의 광장을 만들고 토의와 협의를 거듭해 가는 중 오히려 오해가 풀리며 공감대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총무는 2014년 WEA 총회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WCC 총회에 참석하는 쪽과 더불어 서로를 축복하며 합력해서 선을 이뤄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WCC를 일컬어 용공이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한쪽 이해만 갖고 있는 것이라며 WCC가 6.25 동란 시 모든 국제기구 중 제일 처음으로 참전과 유엔군 파견을 주장했었던 사실을 밝히며, 가맹교단의 다양한 신학으로 인해 단일 신학은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WCC의 신학과 관련해 배 총무는 먼저 기장이 WCC의 신학과 연합운동에 대한 협의회와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 총무는 방북으로 인해 현재 구속되어 있는 교단 소속의 한상렬 목사에 대한 총회 기간 성명 발표 가능성을 인정하며 공판 과정에서 한 목사의 의도가 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발표한 2차례의 관련 성명에 담긴 초점을 재확인하며 기장이 한 목사의 입장을 변호하거나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배 총무는 95회 총회 주제에 대해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이다"의 '땅'이 남북의 분단된 현실과 파괴되고 있는 자연, 복음의 현실,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이 겪고 있는 차별과 고통을 상징한다고 설명하며 천안함 사태 이후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내몰린 한반도의 긴장과 대립,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 파괴 등에 대한 우려를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회가 2013년 WCC 제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과 지역교회발전추진협의회를 조직해 총회가 열리는 부산 지역에 선교대회를 여는 방안을 헌의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공지했다.

또 기장이 '하나님의 선교(미쇼 데이, Missio Dei)'에 동참하며 대사회적인 선교에 집중해왔으나 교회는 많이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하며 시대에 따라 복음 전달의 방식이 바뀌어야 하기에 비전2015운동의 구체적 정관을 마련해 다양한 차원의 선교와 부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어촌 교역자와 부교역자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동아인재대학과 MOU를 체결 위탁 신학과정을 개설해 목회자를 양성하는 헌의안도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2년의 지방 목회 경력이 있어야만 담임 목사 청빙이 가능해지도록 법을 개정하리라는 점도 덧붙였다.

교단 최초의 양성평등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여성 총대 비율 확대를 약속하고, 통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전국 차원의 대규모 평화통일 포럼을 열 것을 약속했다.

어느 한 교단의 편을 들 수 없는 교단 협의체인 NCCK는 그간 WCC 총회 개최 준비를 둘러싸고 회원 교단 간의 협력이 난항을 겪는데 불편한 침묵을 지켜오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기자 간담회는 이 같은 와중에 배 총무가 외부로부터의 지적에 대해 입을 여는 총대를 맸다는 풀이다.

특별히 이미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해 알려진 대로 예장통합과 기타 교단의 갈등에 대해서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양 측의 관계가 생각보다 벌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에큐메니컬 운동에 주력해온 역사적 공헌이라는 소위 '지분'을 내세우지 않고, 작년 WCC 총회 유치로부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는 예장통합의 실질적인 리더십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 것이 기장의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배 총무는 "썩어지는 밀알과 같이 헌신하는 것"이 기장의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WCC 총회 개최에 대해서도 WCC를 비롯한 세계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가고 있는 기장의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었다는 평가다. 교단 간 협력을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NCCK의 말 못할 사정도 한 원인이었다는 후문이다.

NCCK 차기 총무 선임을 위한 인선위도 3일 모이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배 총무는 1인 단수 추천이 원칙이나 당일 결정이 안 되면 좀 더 미뤄지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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