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수도원 운동, 개신교 정신과 대치되지 않아”

개신교에도 수도원운동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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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가톨릭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수도원운동을 개신교가 도입하는 것이 가능할지를 토론하는 세미나가 27일 평창동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가톨릭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수도원운동을 개신교가 도입하는 것이 가능할지를 토론하는 세미나가 27일 평창동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열렸다.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고 믿는 개신교는 수도라는 '행위'를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듯 보이는 수도원운동을 탐탁치 않아왔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타락한 수도원에 반대했을 뿐 수도원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개신교에서 수도원운동은 과연 가능한가.

발제를 맡은 주승민 교수(서울신대)는 "루터가 수도원에서 영성훈련하며 깨달은 것이 종교개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수도원운동은 개신교 정신과 대치되기보다 오히려 "(신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모티브를 제공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도원영성은 하나님과 개인의 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인으로 하여금 하나님 안에 있는 '사회성'을 체험하게 함으로 동료와의 관계,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까지 회복하도록 돕기에, "이 수도원영성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채용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논찬한 남성현 교수(한영신대)도 수도원영성이 필요하다는 주 교수의 의견에 공감했다. 남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먹는 것과 입는 것에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될 수 있을까?"라며 현실 기독교에 회의를 표하면서도 "단순하게 먹고 단순하게 입는 수도적 삶의 방식은 현대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다. 4~5세기 수도자들의 관심은 단지 자신을 새롭게 하는 것이었으나 그것이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켜 새로운 문명이 열리게 되었다. 유교, 샤머니즘, 자본주의와 혼합된 한국 기독교가 진정 기독교적인 정신을 잉태하고자 한다면 수도적 삶이 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소유나 독신 같은 엄격한 형태의 수도는 기독교 대중에는 어려워도 극소수의 사람에게는 "언제나 열려 있는 길임에 분명하다"며 전통적 의미의 수도생활이 개신교에도 가능함을 말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김진 목사(개신교 수도공동체 예수도원)는 개신교 수도원운동이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개신교 수도원운동이 상당히 일어났고, 제가 있는 인도에도 개신교 수도공동체가 여럿 있다. 한국 개신교는 수도 전통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고, "예수님 자신이 철저한 수도자였다. 그 분의 삶의 회복운동으로서 개신교 수도원운동을 시작해야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수도원의 부재가 곧 영성의 부족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은재 교수(감신대)는 "개신교 전통에 영성이 빈곤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루터는 영성이 '현실의 삶'에 실재화되는 것을 가장 고상한 것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 영성은 어떻게 하면 철저히 세상으로 내려갈까를 성경 안에서 읽어낸 것으로서 청교도운동, 경건주의운동, 감리교운동이 모두 이를 실현코자 한 것이다. 사회복지나 고령화 사회 속에서의 사역도 마찬가지"라며 "영성을 '정서적 만족' '하나님으로 충만해있는가의 여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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