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20)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3. 아리우스주의의 발전

니케아회의에서 아리우스주의가 정죄되었으나 동정자들이 무려 17가지나 되는 신조를 때를 달리하면서 유포하였다. 336년에 아리우스가 죽고 그 이듬해 콘스탄티누스 1세도 죽었다. 아리우스파 중에는 아리우스의 사상을 수정한 사람들이 합세해서 니케아신조를 반대하였는데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죽은 후 이들의 운동이 더 활발해졌다.

337년 콘스탄티누스의 사후 그의 세 아들이 황제가 되어서 콘스탄티누스 2세는 서방을, 콘스탄스는 중앙을, 그리고 콘스탄티우스가 동방을 각가 통치하게 되었는데 콘스탄티누스 2세가 정통신조를 지지하였고 콘스탄스도 니케아신조에 동정적이었으나 동방의 콘스탄티우스가 아리우스파를 지지하였다. 그는 콘스탄티노플의 감독에 아리우스파를 임명하였으며, 북방의 고드(Goth)족에 전파되어 있던 그리스도교의 감독에 아리우스파의 울피아스(Ulfias)를 세워서 이 지방에서 아리우스파 교회가 성하게 되었다.

340년에 콘스탄티누스 2세가 죽고 350년에는 콘스탄스가 반란군에게 암살당하여 이제 동쪽의 콘스탄티우스가 단독으로 로마제국을 통치하게 되어 아리우스파의 세력이 강화돼갔다. 콘스탄티우스는 니케아신조를 전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에 신조를 새로 만드는 일을 추진하였다. 그런데 이때 아리우스파가 세 파로 나뉘어졌다. 이 중 극단파는 성자가 성부를 닮았을 뿐이지 동일본질이나 유사본질은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며 아예 그러한 용어도 못 쓰게 하였고, 콘스탄티우스가 소집한 회의에서 통과된 신조를 모든 감독이 수용하도록 만들었다. 이때 아다나시우스가 세 번째 유형을 받고 유배지에서 황제에게 보내는 변증을 쓰고 또 아리우스주의의 역사를 저술했다.

이러한 논쟁 과정에서 동일본질론과 유사본질론, 그리고 본질이라는 말을 빼고 성자와 성부를 닮았다고 하는 이론이 대립하였다.

4. 율리아누스의 배교

콘스탄티우스 황제가 아리우스주의를 옹호하여 그리스도교가 아리우스파 일색이 되었고, 동시에 그는 자기의 정적들을 제거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그의 사촌 율리아누스(Julianus)도 그의 정적에 들어갔으나 그는 아리우스파의 어떤 감독의 보호로 안전하게 피신하여 그 감독의 영향 아래서 신앙생활을 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가이사랴의 감독 바실(Basil)과 나지안줌의 감독 그레고리(Gregory) 아래서 신학교육을 받았다. 그는 콘스탄티우스의 조정에 불려와 콘스탄티우스의 누이와 결혼하였으며, 24세 때 황제를 보필하여 서방 지역을 다스리는 가이사가 되었다.

율리아누스가 게르만족의 침입을 훌륭하게 막고 큰 승리를 거두자 콘스탄티우스가 그를 질투하여 제거하고자 했으나 율리아누스의 정병들이 황제에게 불복하고 율리아누스를 354년에 황제로 옹립하였다. 그런데 그는 황제로 옹립받은 즉시 그리스도교 신앙을 버리고 동양의 한 신비종교로 개종하여 그 종교의 의식에 따라 소의 피로 세례를 받았다. 또한 그는 철학에 심취하여 낮에는 정무를 보고 밤에는 철학공부를 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철학을 공부하기 좋아했다. 그는 황제로서는 나라를 위하여 전심전력한 황제로 칭찬받을 만하였다. 그러나 이전 황제들이 동양의 종교들을 물리치고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세웠는데 어찌하여 그리스도교를 배신하였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그의 배교는 당시 국교처럼 된 그리스도교를 믿지 않은 국민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강요하거나 신학논쟁에 개입해서 반대파를 처벌하여 교회가 공포에 떠는 것을 본 사람들이 그리스도교를 멀리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이름만의’ 그리스도인들도 많았을 것이다. 즉 황제가 믿는 종교를 믿어야 관공리로 출세하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하여 출세의 방편으로 그리스도인이 된 경우이다.

율리아누스가 마지막으로 쓴 책은 「그리스도교 반박」이다. 그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교가 창조이야기에서 하나님을 마치 사람처럼 표현하여 하나님에 대해 잘못 가르쳤고, 그리스도교의 이야기는 가공적인 것이어서 믿을 수 없고, 그리스도교는 너무 서민적이며, 마지막으로 하나님이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본성에 어긋나는 이치라고 말하였다. 그는 로마제국을 다시 한 번 이교의 나라로 만들고 그 종교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었다. 그리하여 그는 이교의 희생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처럼 제사를 집행하였고 그리스도교의 수녀원을 본따 이교의 수녀원을 만들려 하였고, 그리스도교의 자선단체와 교회조직을 본따려 하였다. 또한 이전에 이교가 몰수당한 재산을 찾아서 돌려주어 이교의 교세가 부흥하게 하였고, 그리스도교 선생들이 이교의 고전철학이나 문학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여 그리스도교의 지식 수준을 저하시키려 하였다. 유형을 받고 있던 교회의 감독을 모두 돌아오게 해서 교회를 소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는데, 칼타고 지방에서는 도나투스파 사람들이 다시 힘을 얻어 정통교회의 교회당을 점령하거나 긁고 할퀴어서 모독하는 일이 벌어졌다.

율리아누스가 그리스도교를 괴롭히려던 정책은 그의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하였다. 아다나시우스를 비롯하여 아리우스파에 의하여 유형을 받았던 사람들이 돌아와서 아리우스파와의 화해를 통하여 교회의 힘을 회복하여 율리아누스의 그리스도교 박해 정책에 맞서게 되었다. 양파의 지도자들이 논쟁에서 문제되었던 ‘본질’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검토하여 피차의 의심을 풀고 서로 용납할 수 있는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하여 아리우스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감소시킨 것을 잘못된 것으로, 그리고 정통파는 그의 인간성을 감소시킨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인정하였다. 실로 그리스도의 양성의 완전한 균형을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서 정통과 이단이 어떤 때는 뒤바뀔 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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