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회는 전력으로 그리스 국민들을 도울 것”

그리스 정교회 대주교 파판드레우 총리와 회담

WCC 에큐메니컬 모임, “지금은 가치의 위기”

▲그리스 정교회 대주교 히에로니모스 2세. 히에로니모스 대주교는 4일 파판드레우 그리스 국무총리를 만나 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국민들을 도울 것을 약속했다 ⓒecclesia.gr

그리스 교회 관계자가 4일부터 6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린 WCC 에큐메니컬 모임에 참석해, 그리스 교회는 정부의 경제조처가 초래한 참담한 결말에 직면한 국민들을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임에 참석한 그리스 정교회 공식 관계자 가브리엘 파파니콜라우(Gabriel Papanicolaou) 신부는 아테네와 전(全)그리스의 대주교이자 그리스 (독립)정교회의 대주교인 히에로니모스 2세(Hieronymos II)가 4일 게오르기 파판드레우(George Papandreou) 그리스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그리스 국민들을 돕기 원하는 그리스 정교회의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파파니콜라우 신부는 "교회는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그리스 국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리스의 현 경제조처로 인한 체감경기가 여름 이후에 더욱 악화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위기에 대처하고자 각 교구별 사제를 중심으로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5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는 무역연합의 거센 시위 도중 은행을 향해 투척한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으로 3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전날,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추가 임금 삭감과 세금 인상안에 대한 반발로 그리스 공무원들은 학교와 병원 문을 닫고 항공편을 중단시키는 등 그리스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스는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경제 성장률이 올해 4퍼센트, 2011년까지 연간 2.6퍼센트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 그리스의 실업률은 지난 6년 동안 계속 치솟아 현재 11.3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그리스 국영 아테네 통신사(The Athens News Agency)는 히에로니모스 대주교와 파판드레우 총리가 "그리스 교회는 '고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 국민들'에 의해 다시 일어설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정교회의 신도는 1100만 명의 그리스 인구 중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에로니모스 주교는 "일치와 용기, 그리고 희망"을 주문했다.

"교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파파니콜라우 신부는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염려하고 그들을 목양하며 마음을 다해 동정을 베푸는 일 뿐 아니라, 식량과 의복을 비롯한 여타 구호 물품 공급을 준비해야 한다."

파파니콜라우 신부는 교회의 역할은 사회적 유대 관계를 세워가는 데 필요한 신앙적 기본 가치들을 깨닫게 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단순히 경제 위기나 국가재정 위기에 그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지금 우리는 가치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는 소비주의와 탐욕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것을 갈망하게 하고, 절제 없는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파니콜라우 신부는 "우리는 겸허한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스의 경제 침체와 재정 적자는 그리스의 국가 채무에 대한 이자 상환 능력을 의심하는 투자자들의 염려에 기름을 붓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그리스의 차입비용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파판드레우 정부는 유럽연합과의 합의에 따라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 미만으로 낮추어야 한다. 그는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례 없는 1100억 유로의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음을 들며, 목표에 도달하려면 그리스 국민들이 희생을 감내해야 함을 호소했다.

국민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그리스 정부 긴축 정책은 공무원 임금 삭감과 3년 내 연금 동결, 판매세와 연료비, 주류, 담배 가격 증액을 포함하고 있다.

탐욕에 대한 경고 “에큐메니컬하고 윤리적인 전망 필요”

WCC의 ‘피조세계에 대한 책임과 봉사, 정의 위원회’의 로게이트 음샤나(Rogate Mshana) 박사(위원장)는 "에큐메니컬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당면한 세계적 재정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국가 채무로 인한 위기와 금융 거품, 그리고 경제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음샤나 박사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가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수십 년 동안, 서구는 경제 발전 모델로 간주되어 왔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러시아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는 국가 채무로 인한 위기를 경험해왔다"고 분석했다. 현재 그리스 위기에 따라 유럽과 미국 증시도 덩달아 급락하는 등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음샤나 박사는 "바로 지금이다"고 덧붙이며, "그리스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로 두려움이 전염되고 있고, 어떤 나라들은 이 문제를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일로 치부하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현행 구제금융 조처와 긴축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탐욕스러운 풍조에 대해 정의를 강조하는 에큐메니컬하고 윤리적인 전망이야말로 현재의 금융 악순환에 대한 실현가능한 타개책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음샤나 박사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금융 시스템 전반은 폐기되고 새로운 룰이 그것을 대체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 금융 체계를 요구하는 바이다. 그것은 공정하고 지속가능하며 실물 경제와 금융을 적절하게 연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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