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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매파의 협공- 오바마의 핵 딜레마

 [19호] 2010년 04월 09일 (금) 16:30:02 셀리그 S. 해리슨  info@ilemonde.com 
 
 
핵태세검토보고서, 핵무기 역할 유지 쪽으로 가닥
핵 선제공격 여지 열어둬… 의보 개혁의 재판 우려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두 나라의 전략 핵무기 감축폭에 관해 계속 협상을 해나가는 가운데, 미국은 그 문제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공표하려고 한다. 미 국방부와 일본 ‘강경론자’의 압력이 반영될 이 견해는 몇 달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표명한 비전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는 쪽으로 나아가고, 군축 옹호론자의 영웅인 동시에 핵무기 숭배자의 증오 대상이 되는 데는 프라하에서 했던 한마디로 충분했을 것이다. 그가 러시아와 맺은 핵무기 통제 협정, 이른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1)을 경신하고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을 때, 핵무기를 숭배하는 자들은 놀라지 않았다.(2) 두 나라는 예전에 START에 의거해 핵무기를 적당한 선에서 줄여나가기로 합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4월 5일 그가 프라하에서 “우리는 우리의 국가 안보 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선언했을 때 이러한 ‘맹신자들’(3)은 걱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 전 의례적인 ‘핵태세검토보고서’(NPR·Nuclear Posture Review) 작성에 착수한 뒤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는데, NPR는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작성되었다. 그가 2009년 9월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약간 다른 표현으로 같은 말을 되풀이했을 때, 그들은 다음과 같은 여러 핵심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우려를 드러냈다.
 
 - 그 새로운 견해에는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는 방안’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가? 중국과 인도가 이미 이런 원칙을 밝혔고, 클린턴 행정부가 1994년 북한과 논란의 대상이 되는 협정을 맺으면서 또 약속했듯이 말이다. (물론 그 협정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의해 폐기되었다.)

 - 화학무기나 생물무기 공격이 개시될 경우, 미국은 핵무기에 의거한 반격을 배제할 것인가?
 - 최근 독일 정부가 그에게 요청한 대로 오바마는 지금부터 4년 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통제하는 미국의 핵무기를 독일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유럽에 배치된 다른 전술 핵무기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할 것인가?
 - 방위산업체에 더 중요한 문제로, 그는 핵폭격기,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발사하는 잠수함, 대륙간 탄도미사일 수를 제한할 것인가?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오바마에 대한 수상 이유로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그의 비전과 활동에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4월 6일 미국의 핵안보 정책 기조를 담은 NPR의 공식 발표에서 “미국의 자국 방어 차원에서라도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사용하도록 미국의 핵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혀 ‘핵 맹신자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북한·이란과 같이 핵확산방지조약(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을 탈퇴하거나 위반한 국외자에 대해선 예외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그는 “NPT를 준수하는 핵무기 비보유국에 대해서는 이 국가들이 설사 미국을 겨냥해 생화학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이에 따른 보복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의 골자로 볼 때, 미국의 방위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이 결코 감소하지 않을 것임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오바마가 4월 8일 체코 프라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에 조인했지만, 핵무기에 대한 기존 태도는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 <사랑, 평화, 영광>,1966-낸시 스페로

   
 

 냉전시대에 미국은 재래식 무기로 공격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자국의 권리를 명시했다. 당시 소비에트 진영은 유럽 무대에서 무력과 화력 부문에서 압도적 우위를 누렸고, 심지어 NATO는 전투가 벌어질 때 NATO군으로는 소비에트 군대의 파상공격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먼저 사용하겠다는’ 위협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와 유사한 추론이 이용되었다. 하지만 독일의 전 외무부 장관 요슈카 피셔의 주장대로, “어느 기갑사단도 48시간 이내 우리 국경을 통과할 수는 없다. 우리가 고려해야 할 최우선 정책은 기본적으로 변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북한으로 말하면, 당당했던 과거의 북한 군대는 더 이상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발전한 남한의 군대에 맞설 수 없다.

 ‘먼저’ 사용하는 방침을 포기해달라는 제안은 국제 정책의 냉혹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상적인 사회 개량가들의 순진한 꿈으로 치부되어 종종 배제되었다. 하지만 그와 상반되는 방침을 고집하는 것은 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피셔가 관측한 바에 따르면 “우리가 비확산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현재의 핵무기 강대국은 핵무기로 이행하려는 다른 나라의 열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군축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1968년에 조인된 NPT 6조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강대국이 계속해서 그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기존 핵무기(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핵무기)의 감축을 명시했다. 하지만 무기 감축 속도가 더디고 ‘먼저’ 사용하겠다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서 여러 국가가 이제 그 조약이 무의미하다고 여길 우려가 있었다.

 예를 들어 미 국방부는 “핵무기는 억제력을 가져야 하고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에 대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대응을 해야 한다”(3)고 명시하는데, 그런 식으로 화학무기·생물무기와 핵무기를 같은 부류로 취급하고 있다. 백악관으로 말하면, 폭넓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채 프라하에서 약속한 대로 핵무기의 역할 감소를 제안하기에 충분히 모호한 표현을 찾는다. 일부 사람들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유일한 목적이 다른 나라가 미국이나 미국의 우방국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보복을 하는 것임을 문서로 남기라고 제안했다. 여기서 ‘보복’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반격 행위라는 분명한 한계를 짓기 위해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타협안이 제시되었다. 북한과 같이 NPT를 위반한 나라에서 재래식 무기나 화학무기로 공격해올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보복하다’ 대신 ‘대응하다’라는 표현 사용, 이 표현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적의 공격 준비를 발견하자마자 공격이 개시될 수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프라하 연설 이후에 일본 방위성의 영향력 있는 강경파로 구성된 대표단이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 대표단은 미국이 중국과 북한에 대해 ‘먼저’ 사용하는 방침을 배제하거나 일본이 충분하다고 간주할 수 있을 만큼의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는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본 대표단은 특히 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계속 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토마호크 미사일은 2013년 퇴역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미 해군은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발사하는 핵잠수함과 일본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장거리 폭격기의 효력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잠수함 가운데 8척이 지정 목표 거리 안에서 끊임없이 북태평양을 순찰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7척은 예정된 대응 시간이 12분으로 항상 ‘적색 경보’ 상태에 있다.

 미 국방부의 ‘맹신자들’이나 일본 정부의 강경파 모두 핵우산이 ‘확장된 억제력’ 개념에 기초하기를 원하는데, 미군은 ‘확장된 억제력’에 의해 어떤 무기로 공격해오더라도, 그러니까 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 혹은 재래식 무기로 공격해오더라도 핵무기를 이용해 반격한다. 이러한 견해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을 나타내는데, 최근 50년 동안 일본을 이끌었던 자민당이 옹호한 노선이기도 하다.

 2009년 8월 정권 교체로 집권한 민주당은 오히려 오바마가 프라하에서 표명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의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은 오바마에 대한 지지 의사를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 2009년 9월 16일 하토야마 내각이 출범했을 때, 오카다는 “핵무기를 먼저 사용할 의향을 표명한 나라들이 비확산 문제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10월 16일,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만나는 동안 오카다는 그 문제를 논의하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게이츠는 그 주제를 피한 뒤, 기자회견 중에 ‘유연한 억제력’의 필요성을 표명했다. 같은 날 오카다는 교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국의 지난 정책에 내재하는 모순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미국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는 방침을 배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면 핵 억제력이 약화될 테니까.’ 자국을 위해서는 먼저 사용할 권리를 요구하면서도 세계에서 핵 군축을 촉구하는 일본은 일관성이 없다.” 여러 비판에 대응하던 오카다는 만일 미국 정부가 ‘먼저’ 사용하는 방침을 포기한다고 해도 “일본이 핵우산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일본이 핵무기 공격을 당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면 우리는 핵무기에 의거한 대응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카다는 또한 북한의 위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해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 양쪽의 강경파를 분노하게 했다. “그 위협에 맞서는 데 재래식 무기로 충분하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비핵지대가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오카다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며, 일본 외무상이 더 호전적인 민주당 간사장 오자와 이치로의 의견을 표명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극심한 분열 양상이 민주당과 전체 일본 사회에 퍼져 있다. 많은 수의 강경파는 확장된 억제력을 중시하면서 별도의 일본 핵무기 보유를 지지하는 사람들로서, 그들은 자신의 주장을 보강하기 위해 기꺼이 오바마 행정부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

 미국 정부의 강경론자들은 오카다도 독일의 기도 베스터벨레 외무부 장관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베스터벨레는 수차례 자국 영토에서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이 두 사람을 한때 잠시 자리를 지켰다가 조만간 배척당할 인물로 보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위원회 의장직을 맡았던 모턴 핼퍼 린은 당시 내게 자기 부처의 한 고위 관리가 이렇게 단언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건 진정한 독일 정부가 아니다.” 일본의 새로운 지도자들에 대해 그와 비슷한 태도가 표출되고 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한스 크리스텐센에 따르면, 미국은 독일 서부에 있는 뷔켈 공군기지에 자유낙하 핵폭탄 B61을 10~20개 유지하고 있으며, 독일·벨기에·이탈리아·네덜란드·터키에 총 150~240개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NPR가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철수 제안을 거부할 것이다. 터키는 향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란의 핵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핵탄두를 유지하길 원하고, 미 국방부는 NATO가 다음해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예정된 이상,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논거로 이용한 것은 START 협정이 전략 핵무기에만 관련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전술 핵무기 수가 유럽에 있는 것을 포함해 500~2200개로 추정되는 반면, 러시아가 배치한 전술 핵무기는 약 2천 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러시아는 여전히 전술 핵무기 부문에서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는 최대 6천 개 전술 핵무기를 예비로 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술 핵무기의 사정거리는 450~600km다.

 오바마 정부가 START 협정 틀 내에서 전략 핵탄두 수를 2200개에서 1500~1675개로 감축하겠다는 결정은 군축 옹호론자를 실망시켰다. 사실상 러시아는 방위에 할당된 예산을 줄이기 위해 1천 개로 감축할 용의가 있음을 전했고, 예전에 워싱턴에서는 그 정도면 적정한 안보 수준이라는 점에 합의한 바 있다. 클린턴 정부의 NPR를 통솔했던 강경론자 존 도이치도 이러한 목표를 옹호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3원 전략 핵전력’(전략 폭격기, 지상과 해상의 미사일 수)을 분산 배치하는 방식이 핵탄두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 폭격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트라이던트를 탑재한 잠수함 수를 줄여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으며, 의견이 분분해 NPR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작업이 지연되었다.

 놀랍게도 공군의 이익을 옹호하는 공군협회(AFA)도 운행 중인 핵폭격기 B52와 B2 114를 점진적으로 제거해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잠수함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잠수함이 첫 번째 공격을 받고 나서도 잔존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권고가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현재 450개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수는 START 협정 틀 내에서 줄어들 것이다. 각각 24개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실은 핵잠수함 13개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의 ‘맹신자들’과 연합하는 의원들은 예정된 감축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들은 미국 핵무기 ‘현대화’ 법안이 그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START 협정 비준을 지연시키겠다고 위협했다. 부시 정부가 논란의 대상이 된, ‘믿을 만한 대체 핵탄두 개발계획’(RRW)이라고 명명된 프로그램을 통과시키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 그 프로그램의 목표는 미국의 무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었다. 오바마는 단순히 기존 무기를 새로 수리할 것을 제안한다(핵무기 적정 재고 유지 프로그램·Stockpile Stewardship and Management Program). 하지만 공화당 상원의원 40명과 민주당 상원의원 조지프 리베르만은 2009년 12월 17일 오바마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억제력을 가진 우리 핵무기를 현대화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우리는 START 협정에 의해 새로 예정된 감축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이득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특히 핵탄두 B61과 W76를 신속하게 개수해달라고 요청했다.

 평판이 좋은 무기통제협회(ACA)는 군사 부문에서 핵무기를 통제하는 전략사령부(Strstcom)와 국가핵안보국(NNSA)이 “새로운 탄두를 고안할 수 있는 능력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폭로된 NNSA의 정보에는 로스앨러모스(뉴멕시코), 오크리지(테네시), 캔자스시티(미주리)의 핵시설에서 플루토늄 제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이 들어 있었다. NNSA는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의회의 지원을 구하고 있는데, 만일 이 프로그램이 실행된다면 미국은 연간 플루토늄 탄두 생산량이 20개에서 80개로 네 배 늘어날 것이다.

 지금까지 NNSA의 계획이 의회에 제출되지 않았지만 단순히 그러한 계획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오바마에게는 핵 군축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밀고 나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막대한 이해관계가 부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제약·의료보험 업계와 은행을 상대하면서 그렇게 한 바 있듯이, 군산복합체 쪽에 있는 자신의 적들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게이츠를 국방장관으로 유임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장에 우호적인 민간인을 국방부의 여러 요직에 지명하지 않아 NPR를 강경파가 관리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는 플루토늄 생산 능력을 네 배 늘리는 계획을 책임지는 전체 인력은 물론이고, 부시 행정부 출신의 NNSA 국장을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있게 했다. 백악관에 있는 그의 자문관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군축을 옹호하던 이보 달더는 그의 승인을 받아 NATO의 한직으로 밀려났다. 결국 국방부의 지지를 받는 국가 안보진에게 자유로운 길이 트인 것이다.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할” 필요에 대해 오바마가 진술을 시작하자마자 그는 핵 군축을 두고 벌인 싸움에서 패배할 것이다. 대신 전략사령부의 호전적인 사령관 케빈 칠턴 장군이 득을 보게 된다. 2009년 11월 11일, 칠턴 사령관은 미국이 향후 40년 동안 여전히 핵무기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9년 12월 15일, 네브래스카주의 오마하에서는 군사 전문가와 무기통제 전문가 105명이 참가한 회의가 전략사령부의 재정 지원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칠턴은 더 분명한 태도를 보이며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미국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는 핵무기가 필요할 것이다.”

<각주>

(1) START1에 이어 START2 협정이 1990년대 초 조인되었다. 협정에서 두 초강대국의 전략 핵무기를 상당한 수준으로 감축할 것을 명시했다.
(2) 올리비에 자제크, ‘러시아 정부와 미국 정부가 벌이는 정교한 체스 게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8년 4월호 참조.
(3) ‘맹신자들’(True believers). 정상적 영역 밖의 정신현상 내에서 ‘서로 모순되는’ 비이성적 믿음의 인지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과학적 회의주의’에 의해 구상된 개념을 빗댄 것으로, 그러한 믿음을 반박하는 주장도 사실도 받아들이지 않는다.-역자

글•셀리그 S. 해리슨 Selig S. Harrison

번역•정기헌 guyheony@ilemonde.com
 

(기사 제휴사: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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