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 NCCK 신학세미나 개최

장신대 이형기 명예교수 강연

   ▲19일 NCCK 신앙과 직제위원회의 주관으로 열린 에큐메니컬 신학세미나에서 이형기 장신대 명예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베리타스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를 주제로 한 첫 에큐메니컬 신학세미나가 19일 오후 4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WCC 10차 총회를 앞두고, WCC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를 풀고자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NCCK 신앙과 직제위원회(위원장 양권석)가 주관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장신대 이형기 명예교수(공적신학연구소소장)는 'WCC 중심의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와 신학'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먼저 무엇이 WCC이고, 무엇이 WCC가 아닌가를 논했다.

이 교수는 "많은 사람들은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좌경화된 사회참여 일변도로 나가며 교회들을 하나로 묶어 초대형교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951년 토론토에서 모인 WCC 중앙위원회에서 발표된 성명서를 언급하며 WCC에 대한 오해들을 하나 둘씩 풀어갔다.

그에 따르면, 당시 WCC 중앙위원회는 '교회, 교회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라고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교회'란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과 같은 신약성경에 증언된 하나의 교회이고, '교회들'은 로마가톨릭교회, 동방정교회, 성공회, 루터교, 장로교, 감리교 등 역사 속의 경험적 교회들을 말한다.

이 교수는 "고로 WCC란 '교회들'의 협의체요 연합체로서 저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고대 신조가 고백했던 하나의 교회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이른 뜻에서 WCC는 애초부터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성명서 중 '무엇이 WCC가 아닌가?'라고 한 부분에서 "WCC란 하나의 획일주의적인 초대형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을 첫 번째 항목에 올려 놓았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어 이 교수는 성명서에 게재된 네가지 항목을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했다. 첫째 WCC는 교회들에게 연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기구가 아니라 그들이 그것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며, 교회들 상호 간에 생동적인 접촉을 도와주고 교회일치의 이슈들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도록 돕는다. 둘째 WCC는 교회에 대한 어느 하나의 특수한 개념에 기초하지 않는다. 셋째 그렇다고 WCC는 한 교파의 교회에 대한 그 자신의 개념을 단순히 상대적인 것으로 취급하지도 않는다. 넷째 WCC의 회원권은 '교회 일치'의 본성에 대한 어떤 교파의 어떤 특정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

한편, 이 교수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적 기원과 발전을 짚어보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의 아들을 통하여 인류와 창조세계를 자신에게 화해시키셨으니 이와 같은 화해의 복음사건 자체가 에큐메니칼 하다"고 했으며 "그리고 요한복음 17장 21절에서처럼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인간과 창조세계를 자신과의 영원한 코이노니아에 초대하심 역시 에큐메니컬 하다"고 했다.

아울러 "구약과 신약이 지향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성격 역시 에큐메니컬 하다"며 "에큐메니컬 운동은 역사적 필연성에서 생기기 전에 성경 메시지 그 자체 내에 내장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큐메니컬 운동의 기원을 살펴봤다. 이 교수에 의하면, 에큐메니컬 운동의 근대적인 기원은 19세기 복음주의 각성운동에 힘입은 세계 복음전도에 있었다. 즉, 복음전도 현장에서 여러 교파들은 상호 간의 협조를 필요로 했고, 교파에 대한 정체성보다는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협력해야 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에큐메니컬 운동 중에서도 교회일치 운동에 두각을 나타낸 '신앙과 직제' 운동에 대한 조명도 있었다. '신앙과 직제'는 1952년 빌링겐의 IMC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를 주장한 후, 1961년 뉴델리 WCC에 와서는 WCC 헌장에 삼위일체론을 첨가했다. 하지만 삼위일체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제네바에서 열린 1981년 니케아-콘스탄티노플 공의회 제 1600주년 기념예배 였다. 이때 처음으로 신앙의 공동표현으로서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조'에 대한 에큐메니컬 해석이 시작된다.

그밖에도 이 교수는 삼위일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던 이 시기 WCC의 교회 일치 운동에 날개가 달린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독론적이고 삼위일체론적인 화해의 복음을 성령의 역사로 믿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령의 전'. 곧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로 일체되시는 하나님의 형상이다"라며 "이와 같은 삼중 형태 혹은 다양성 속의 코이노니아의 교회는 교역자들이든 일반 성도들이든 모든 믿는 사람들을 포함하며 교회에 대한 이와 같은 세 가지 유형은 상호 보완해 교회의 의미를 충만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진행될 제 2차 에큐메니컬 신학 세미나는 3월 25일 오후 6시 기독교회관 2층 소예배실에서 열리며 ‘사회ㆍ윤리적, 선교적 측면에서 본 WCC 에큐메니칼 운동(신학)-로잔문서를 포함하여’란 주제로 서울신대 유석성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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