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회 중심의 선교’ 벗어나려면 두 가지 복음 알아야…

‘하나님을 놓아주자’ 길희성 저

“우리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러한 엉터리 신앙, 값싼 은총을 남발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 교회에서 구원은 십자가를 지는 자기희생과 자기부정의 어려운 길, ‘좁은 길’이 아니라, 너무 쉽고 편한 길, 넓은 길이 되어 버렸다.”

  ▲ 하나님을 놓아주자

‘하나님을 놓아주자’의 저자 길희성 박사는 기독교에 두가지 복음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바울과 초대교회가 전한 예수에 관한 복음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 자신이 전한 복음이라는 것.


길희성 박사는 예수도 전도 주체였음을 강조했다. 그의 제자들처럼 전도를 ‘했다’는 말이다. 예수는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복음의 내용으로 전파하지는 않았으며, ‘하나님의 복음’ 즉 하나님의 나라를 복음으로 전파했다.

저자는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전도의 대상으로 이해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서 예수 자신이 전도를 했다는 사실을 종종 망각한다”며 “그리고 이 때문에 예수 자신이 전개한 하나님 나라 운동이 기독교 신앙운동의 출발이며 핵심이라는 사실도 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말하는 복음과 예수의 복음. 이 둘의 차이점은 뭘까? 길희성 박사는 이 둘이 반드시 상충되는 것은 아니지만 양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하나가 복음의 대상으로서의 ‘신앙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고 그 운동을 펴다가 죽은 ‘역사의 예수’에 관한 것이다.

보수주의자, 복음주의자, 근본주의자 할 것 없이 한국교회 대다수 신자들 그리고 가톨릭이나 개신교를 막론하고, 교회의 주류는 전자인 ‘신앙의 그리스도’를 따른다. 반면, 현대 진보적 신학은 후자, ‘역사의 예수’가 전파한 복음을 선호하고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 길희성 박사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때를 20세기 초엽으로 평가했다. 슈바이처의 ‘예수전 연구’같은 기념비적 연구가 이를 뒷받침 해준다. 1960년대 역사적 예수 연구는 서구 정통 신학에 대한 거세게 도전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신학을 타고 정점에 이른 바 있다.

바울과 초대교회가 전한 복음과 예수가 직접 전한 복음이 한국교회에 균형있게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저자에게 ‘역사적 예수’를 전하는 복음은 어떤 중요성을 가질까? 그는 먼저 역동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예수의 생생한 전도 현장을 짚어봤다.

그에 따르면,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소식은 기쁜 소식이었다. 죄와 탐욕, 억압과 착취, 차별과 불의가 횡행하는 이 세상의 부패한 질서가 사라지고, 그 대신 사랑과 용서,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가 깃들이는 새로운 세계, 새로운 질서가 올 것이라는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이어 바울과 초대교회의 복음에 기울어진 현대 교회를 향해 기독교 선교는 교회를 확장하는 ‘교회 중심의 선교’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초월적 질서를 사건화하고 구현하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선교이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 책에는 ‘두 가지 복음’ 이야기 뿐 아니라 △하나님을 놓아주자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 △‘하나’ 하나님: 유일신 신앙의 의미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은 어디서 오나? △천국의 영성, 예수의 영성 △너의 믿음이 너를 낫게 했다 △현대 세계와 기독교 신앙 △하나님을 만나는 세가지 길 △새길 신앙고백에 대하여 등에 관한 글도 수록됐다.

지난 20 여년 간 저자가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한 강연과 새길교회에서 한 설교 원고들 가운데서 뽑은 글들로 저자의 최근 생각을 반영한 내용들이다.

 

총 258쪽  ㅣ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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