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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국인교회 성도가 ‘한·중 양 국민의 화해·용서·우애·평화를 위한 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
아이와 함께 남편으로부터 버림 받은 여성, 남편의 강요에 의해 3번이나 유산한 여성, 남편의 폭력으로 유산 당한 여성… 이 세 케이스에서 공통점으로 발견되는 점이 있다. 남편은 한국인, 아내는 중국인이라는 것이다.
이들 중국인이 다니는 서울중국인교회(담임목사 최황규, 예장통합)가 25일 성탄을 맞아 ‘한·중 양 국민의 화해·용서·우애·평화를 위한 선언’을 발표했다. “한국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지만, 우리가 먼저 용서하겠다”는 뜻 깊은 선언이다. 이와 함께 작년 9월 불법어로 중국인에 의해 한국인 박경조 해경이 살해된 사건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최황규 담임목사는 선언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비록 중국인들 안에 한국인을 향한 원망이 있지만 기독교 신앙은 그것을 극복하게 한다. 화해와 평화의 성탄을 맞아 양국에 평화의 길을 내기 위해 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최황규 목사가 처음 작성했고, 중국인들 7-8명과 검토를 거쳤다.
선언문은 “현재 한국과 중국은 교류의 폭과 깊이가 날로 넓어지고 깊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양 국민 사이에 원치 않게 모순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시작하고, 갈등의 예로 중국인들의 반한(反韓) 감정, 한국인들의 반중(反中) 감정,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인들이 한국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보낸 것, 그리고 박경조 경위 살해사건 등을 들었다.
또 “현재 중국에는 80만 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고, 한국에는 65만여 명의 중국인들이 살고 있다”며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의 이 선언과 행동이 양 국민의 화해, 용서, 우애, 평화를 위한 불씨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선언은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성탄절에 모아진 헌금을 故 박경조 경위의 자녀들에게 올해부터 박 경위의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전달하기로 한 것. 헌금은 목포해양경찰청을 통해 유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중국인교회에 다니는 정영자(48, 조선족)씨는 “중국인들 때문에 한국인들이 힘들었던 사건(故 박경조 경위 사건)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감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샨찌린(26, 한족)씨는 “故 박경조 경위님의 가족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국인교회는 2003년 9월 최 목사가 설립한 중국 한족을 위한 교회로, 현재 80여명의 신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