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외노들이 원하는 것, ‘인권’이 다가 아냐…”

    ▲유해근 목사

1992년 말 한국에서 처음으로 외국인노동자 사역을 시작한 유해근 목사(나섬교회)가, 외국인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인권’이 다가 아니며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신앙’이라고 역설했다.

유 목사는 15일 예장통합 주최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외국인근로자 및 결혼이주여성 선교 워크숍’에서 이같이 말했다.

‘외국인노동자들의 대부’라고도 불리는 유 목사는 사역 초창기에 외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투쟁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나아져 “다문화 이주민들이 있는 어디에나 상담소가 있고 정부기관에서 이를 관장하는 부서가 있을 정도”가 되어, 사역의 방향을 ‘인권’에서 ‘선교’로 전환했다. 그가 섬기고 있는 나섬교회, 나섬다문화학교, 나섬선교훈련원, 재한몽골학교,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 등에서는 외노들을 위한 신앙 · 교육 ·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유 목사는 외노들의 인권이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은 “외노들을 위해 현장에서 싸운 목회자들과 그들을 돕는 그룹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인권 운동’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또 “그들의 헌신은 치열했으며 그들의 삶은 밑바닥의 삶이었으나, 그것이 예수가 가신 길이었으므로 그들은 기꺼이 고통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또 외노들의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현장은 ‘치열함’ 그 자체였으나 한국의 신학계는 “현장을 뒤따라오기만 했지 현장을 뛰어넘는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학문적 작업을 넘어, 이제는 현실에 충실한 새로운 민중신학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15일 오전 11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제2연수실에서 예장통합 주최로 외국인근로자 및 결혼이주여성선교 워크숍이 열렸다 ⓒ베리타스

유 목사는 향후 외국인노동자 및 다문화이주자 사역의 중심은 ‘문화’와 ‘신앙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바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화’ 사역의 필요성에 대해 유 목사는 “제가 섬기고 있는 나섬공동체의 경우만 보더라도 다문화 결혼이민자는 물론이고 외국인노동자들까지 이제는 문화와 레크레이션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쉬고 싶고, 아름답고 인간다운 문화적 삶을 살고픈 욕구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이 공장이나 현장의 노동자인 동시에 인간적이고 문화적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앙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는 신앙적 문화가 그들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요구이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욕구는 문화적이고 신앙적인 삶에 대한 욕구로 분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외노들이 우리 사회의 ‘노동자’에서 ‘친구’로 점점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끝으로 유 목사는 “다문화 이주자의 ‘가족문제’를 위한 법적 보호 장치가 미미하여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이와 동시에 교회의 ‘목회적’ 관점에서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사역의 패러다임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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