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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헌법 9조 아시아 종교인 협의회 미션 선언문

20세기에 인류는 두 번의 지옥과도 같은 참사를 경험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1억 명 이상의 인구가 학살당했다. 현재 우리는 전 인류를 말살시킬 수 있을 만큼의 핵무기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 1955년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과 같은 대량살상 무기들의 존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인류를 멸망시킬 것인가, 아니면 전쟁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이 어려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으며, 이 질문은 우리에게 Yes 혹은 No 라는 분명한 답을 요구한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1946년 일본 헌법은, 마치 9년 후 ‘알버트 아인슈타인 선언’이 제기할 문제를 예견이라도 한 듯, 전쟁 포기를 명확히 하는 헌법 9조를 만들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

평화헌법 9조는 침략 전쟁과 식민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회개의 표현이며, 오늘날의 세계에서 비무장 민주주의 국가의 중요성과 그 가치에 대한 표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의 헌법은 여타 국가들의 헌법의 귀감이 되어 마땅하다. 우리는 비폭력의 원칙을 우리 삶 속에 담아내려는 그 중요성을 믿는다.

일본의 자유민주당이 정권에서 물러났지만,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위협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일본자위대와 미국군의 합병은 본질적으로 평화헌법 9조의 핵심적인 내용에 실질적으로 위배된다. 이는 일본이 미국 주도의 전쟁을 지지하고 이에 참여하기 위한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임무
우리는 이러한 심각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하여 평화헌법 9조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제 1회 종교인 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협의회의 마지막 성명(2007년 12월 1일)을 통해 다음과 같이 확언하였다.

이러한 일본의 위험한 움직임을 고려할 때, 우리는 소극적인 방관자로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종교적 가르침에 기초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확신한다.
* 전쟁은 언제나 죄악이다.
* 전쟁은 전쟁을 일으킨 자의 영혼과 희생자의 육신 모두를 죽게 만든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헌신할 것이다.

*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평화헌법 9조의 정신을 신실하게 이행할 것이다.
* 우리는 모든 형태의 폭력에 대해 희생자의 존엄성을 보호할 것이다.

모든 종교는 인종과 국가를 초월하여 보편적이다. 그러나 종교를 폭력의 정당화를 위한 이상적인 도구로 이용하려는 사례들이 있다. 종교는 본연의 가르침을 회복하고 신자들은 진리와 현실에 대한 가르침을 각자의 삶의 정황에서 말과 행동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각각의 종교들은 평화와 같은 보편적인 진리의 고유한 표현이므로, 차이를 주장하여 불협화음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는 대신, 이러한 진리를 협력하여 선포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소명
우리는 영원한 삶을 깨닫듯 조건 없는 사랑의 진리를 믿는 신도들이다. 비폭력은 이 진리에 근거한다. 평화헌법 9조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제 2회 종교인 협의회에 참가한 우리는 이러한 종교적 진리에 근거하여 전쟁을 선호하는 어떠한 이념과 행위의 용인도 거부한다. 우리는 평화헌법 9조를 지키고 그 정신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할 것이다. 우리는 폭력의 희생자들의 생명과 존엄성을 보호하고, “평화롭게 살 권리, 가난과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일본헌법 서문)”를 보장하며, 신뢰와 존중에 기반을 둔 인간관계를 창조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더 나아가 평화헌법 9조의 정신이 우리 사회와 종교 안에서 양성평등(정의)과 생태정의를 포함하는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세계의 시민들에게 “전쟁의 폐기”를 일본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운동에 동참하고 지지할 것을 호소한다.  우리는 이러한 인류의 간절한 열망을 위해 노력하며, 이를 열망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할 것이다.


제2회 평화헌법 9조 아시아 종교인 협의회 참석자 일동

2009년 12월 3일
서울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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