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70,80년대 정의란 이름으로 독재정권에 맞서 젊음을 불태웠던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이 3일 프레지던트 호텔 19층 신세계홀에서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를 갖고, 21세기 기독학생운동을 선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기독학생들은 “지난 20세기 기독학생운동은 당면한 시대의 과제였던 민주주의, 인권, 빈민, 생태환경, 여성, 이주노동자, 소수자 문제 등을 감당하기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며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되 21세기 기독학생운동은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서 삶과 신앙이 일치하는 생활신앙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학생들의 이같은 다짐에 과거 유신정권 시절 피끓는 젊은 청년들로 불의에 맞서다 당시 감옥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던 선배들이 참석, 후배들에게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단에 선 그들의 머리는 이미 희어졌으나 그들의 마음만큼은 아직 젊었다.
KSCF에서 학생으로, 간사로, 총무로 일할 때를 회고하며 격려사를 전한 정상복 목사(KSCF 전 이사장)는 KSCF 활동에서 얻게 된 지혜를 세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첫째로 젊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만큼은 항상 젊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둘째로는 고난 속에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정 목사는 “당시 독재정권에 맞서며 겪은 숱한 고난 속에서 신앙은 고난 속에 삶의 기쁨과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목사가 된 그에게 KSCF는 에큐메니컬 신학의 확고한 기반을 다져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70년대 KSCF 간사로 활동했던 김성재 교수는 기독학생운동은 ‘지성’ ‘신앙’ ‘용기’등을 갖추고, 활동해야 한다며 “기독학생들은 과거 투쟁을 넘어 학생들에게 실천적 비전을 제시하는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설교를 전한 박상증 목사(KSCF 전 이사장)는 “요즘 청년들은 예수는 믿지만 교회에 속하는 것을 꺼려한다”며 “과거 기독학생운동은 성경공부가 기초가 돼 부흥할 수 있었다. 21세기 기독학생운동은 전통을 되살려 사회운동과 더불어 성경공부를 활성화해 학생들의 신앙을 돌보는 일에도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예배에 이어 KSCF 60년 공로·감사패 증정 및 DVD 시연회가 열렸다. 특히 KSCF가 제작한 DVD 상영회 시간에서 몇몇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독재정권 시절 투쟁 당시 찍혔던 자신들의 사진이 상영회 중간중간에 소개된 것.
DVD 상영회를 마치고, 백남운 목사(KSCF 현 이사장)는 “학생운동의 선배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지금의 KSCF가 있게 됐다”며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작지만 공로 및 감사패를 증정하는 순서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로패는 박종렬 목사, 이광일 목사가 수여했으며 감사패는 박상증 목사, 이만열 교수, 유경재 목사, 정상복 목사 등 10여명이 수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