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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배]김창환의 글 "Christianity in a Multicultral World : Global Encounters and Regional Expressions" 에 대한 논찬

김창환의 글 "Christianity in a Multicultral World : Global Encounters and Regional Expressions" 에 대한 논찬(2009.10.16-17 한국기독교학회 제 38차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


  -김 선 배 (침례신학대학교, 신약학)-
  

  Ⅰ. 들어가면서

  김창환 박사의 논문(이하 ‘논자’로 표기)은 다문화 시대의 기독교가 지향할 방향을 원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독교가 순결성을 유지하면서 어떤 모습을 가지고 사회 속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제시하기 위해 논자는 그동안 기독교의 전통을 지켜온 북반구 교회들과 기독교 사회의 양적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남반구 교회의 현상을 파악하고 이 둘의 조화와 상호 영향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고 있다. 논자는, 비록 큰 틀 속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의 교회들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러나 한 국가의 교회도 북반구와 남반구 교회의 모습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고 제시한다(예컨대 한국의 교회). 또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교인의 숫자적인 증가나 감소를 통한 중심(centre of gravity)의 이동이나 혹은 교회 간의 대립이나 분리가 아닌 조화를 통한 상호 작용을 찾아내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것은 어느 한 편에 치우친 기독교가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갖춘 조화되는 교회의 모습과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특히 다문화 사회 속에서 영향을 행사하는 상황화(contextualisation)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할 수 있다. 유익한 논증과 이론으로 무장한 이 논문을 통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논자의 주장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1. Global encounters : confrontational or irrelevant?

  논자는 Jenkins의 주장에 대해, 남반구 교회의 증가와 관련하여 적용시킨 “Christendom”이란 용어 사용의 문제와 이를 통한 개념 설명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숫자적인 증가로 인한 중심 이동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Jenkins의 입장과는 다른 Davie의 견해에 주목한다. 논자는 유럽의 독특한 현대화(modernisation)와 세속화(secularisation)의 밀접한 관련성을 주장하는 Davie의 견해에 일부 동조하면서도 그러나 유럽만의 독특성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한다. 논자는 각 대륙의 교회들이 독특성을 가지면서도 각기 독립적이지 않다고 하면서, 특정한 상황에서 교회가 어떻게 기능하고 교회가 속한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찾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 World Christianity : its characteristics and regional expressions

  논자는 교회가 한 지역교회가 아니라 이슬람권을 제외한 전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세계적인 현상임을 전제로 논지를 전개한다. 교회는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공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 신앙 생활을 영위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기독교는 지역의 신자들에게 그들의 방법에 따라 전파되고 발전되며, 선교를 받았다고 해도 그 리더십은 현지화 되어 정착된다는 것이다. 또한 논자는 교파나 혹은 종교적인 집단들의 영향력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데 이는 아래로부터(people movement) 시작되는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3. Indian case-inculturation, dialogue and the problem of conversion

  논자는, 계층과 종교의 다양성을 담고 있는 인도를 실례로 제시하고 있다. 힌두교와 기독교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힌두교의 문화 속에 있는 인도 사람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이루고 있는 힌두교가 구원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대화 및 문화화(inculturation)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또한 인도의 개종자들의 공동체 생활에 대해 그들만의 폐쇄적인 생활(exclusive 'Christian' culture)이 아니라 열린 문화('open' culture)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순결성을 지키면서 다양성 속에서 사회와 이웃에 기여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4. The European case : responding to the 'secular monopoly' in public sphere
 
  논자는, 사회적인 변화에 따른 그리스도인 숫자의 급격한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전통적인 종교성과 같은 가치가 인간 삶의 가치 변화나 현대화와 경제 상황 등에 의해 대치되었다는 일반적인 주장을 소개한다. 이에 대해 논자는 Davie의 설명을 통해 비록 출석하는 숫자(belonging)의 감소가 있었지만 실제로 신자(believing)의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이 아니며, 이 신앙은 지금도 사회 저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소개를 한다. 또한 논자는 Williams의 입장을 통해서 세속 정부의 독점적인 역할에 더해 보완적인 역할을 그리스도인들이 수행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상호 영향을 주는 복합 사회(interactive pluralism)에서 교회의 숫자가 아니라 그  기여도에 따라 교회의 위치와 영향력이 평가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5. Public theology: Church's engagement in the public sphere

  논자는 위의 사례들을 통해서 공공신학(혹은 공적 신학, public theology)의 필요성과 역할을 설명한다. 공적 영역이 독점될 때는 부패하거나 억압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이 이에 대해 대처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논자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과 관련하여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신학이 교회 영역에 머물러 있지 말고 다문화 사회에 기여하도록 공공신학을 통해 공적 대화를 시도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6. World Christianity in a multicultural world : beyond 'Christendom' and the
    'centre of gravity'
 
  논자는, 유럽에서 현대화된 사회의 합리성(reationality)이 교회를 지탱해주던 존중심(respectability)을 대치했을 뿐만 아니라 영성에 대한 무관심을 가져왔을 수 있지만, 그러나 이러한 현대화가 모든 나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한국의 경우와 같이). 남반구의 교회들이 성장하지만 이를 묶어서 Christendom 혹은 중심(centre of gravity)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을 정도의 소규모의 어려운 교회들도 있으며, 오히려 이러한 교회들이 남반구의 교회들의 모습을 적절하게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논자는 기독교는 표면적인 통계로 드러나는 그리스도인들의 숫자 증가나 감소라는 측면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이해, 즉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전제 속에서 지구촌 기독교 상황 속에서 미래의 기독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다. 지역 간의 교회나 혹은 동일 지역권의 교회들 간에 분리나 대결의 도식이 아닌 상호 영향 속에서 지속적인 상호 의존이 되는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며 이것이 교회의 새로운 정체(identity)와 사명(mission)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논자는 남반구와 북반구의 교회들은 상호 분리나 대결이 아니라 각각의 독특성을 상호 교환하고 나누면서 공동체의 지평을 넓힐 수 있고, 교회는 모자이크 속의 모자이크처럼 상호 보완과 의존 속에서 순결성을 지켜야 한다고 제시한다.


Ⅱ. 나가면서

  현대 교회는 세계화(Globalisation)를 지나 세방화 (Glocalisation: Globalisation + Localisation) 속에서 다 문화 (Multi culture)의 시대를 체험하고 있으며 이 다문화는 양 방향 정보시대의 틀 속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현재의 지구촌 정보 사회에서 하나의 culture는 결국 하나의 context라고 할 수 있으며, “multi culture”는 “multi context”와 어느 정도 동일시 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내가 속한 문화와 상대적인 “他” 문화가 아닌 상호 공존해야 하는 “多” 문화의 사회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multi” 라는 개념과 수단 그리고 그 적용들은 이 시대의 한 흐름으로서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규모의 성장을 지향하는 선교나 교회 현장의 흐름이 거세지고 있는 현실에서 논자는 교회의 독점적이거나 혹은 폐쇄적인 신앙과 신학적인 즐거움 대신에 이 지평을 확대하도록 제시한다. 논자는 교회의 양적 성장이나 숫자의 증가가 아니라 영향력이 중요성을 갖는다는 전제 아래 이 영향력의 확대를 위해 공공신학을 주장하며 교회 성장의 흐름 속에서 현대 교회의 지향성에 대한 적절성을 재고하게 만드는 자극을 주고 있다. 다양성은 조화에 대한 장애가 아니라 축복이라는 논자의 주장은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 그리고 그리스도인과 이 사회의 소통을 일깨우는 도전을 주고 있다.
  남반구와 북반구라는 지리적인 개념을 넘어서며 주변과 저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양방향 정보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identity)을 지키며 어떻게 사명(mission)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논의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교회의 순수성을 지키는 가운데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삶의 폭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지평이 지역과 계층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도록 성경말씀과 그리스도인 삶의 상황화가 요구된다. 교회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의 토대가 되며 이 양적 성장과 영향력의 확대가 비례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 대한 이해도 뒷받침 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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