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민주화·통일 운동의 ‘꽃’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개신교,가톨릭,불교 등 종교계 애도 표시

민주화·통일 운동의 꽃.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혀 갖은 옥고를 치르면서도 민주화의 불씨를 지폈고, 한반도 냉랭 전선이 형성됐던 때에 ‘햇볕정책’으로 통일 운동의 봄 바람을 일으켰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그의 일생은 파란만장했다.

63년 6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그는 이후 7,8,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71년, 87년, 92년엔 대통령 선거에도 뛰어들었다. 대선에서 연거푸 낙선했던 그였지만 97년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에선 예상을 뒤엎고,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순전히 그의 뚝심 덕분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유신체제(72년) 등장 후 군부독재정권에 의해 반체제 인사로 몰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차례 감옥에 투옥, 수감됐으며 해외 망명 생활까지 했다. 그의 고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0년 5월 17일.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 조치 때엔 학생 소요사태를 일으킨 배후 조종세력으로 지목돼 구속 수감됐던 그해 7월 사형선고를 받았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사전 지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력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은 그는 82년 형 집행 정지로 미국으로 망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것은 비단 이때 뿐이 아니었다.

한국전쟁 당시엔 공산군에 붙잡혀 총살 직전에 목포교도소를 탈출했고, 1971년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민당후보 지원유세차량를 타고가다 교통사고를 가장한 테러를 당했다. 또 1973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중앙정보부원들에게 납치 당해 바다에 던져지기 직전 극적으로 구출됐다. 무려 세 차례의 죽을 고비를 더 넘겼던 것.

한편, 미국으로 망명했던 김 전 대통령은 85년에 귀국해 87년 6월 항쟁이 있기까지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내는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다 포기를 모르는 투지를 앞세워 97년엔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 재임기간 중 주목할 만했던 성과는 외환위기 극복 그리고 해방 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남북화해협력의 시대를 연 것이었다. 특히 대북정책으로 ‘햇볕정책’을 고수한 그는 향후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 받아 200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들은 종교계는 일제히 애도의 표시를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권오성 총무의 명의로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권오성 총무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독재 정권 치하에서 민주화를 이룩하고, 남북 대화와 정상 회담을 통해 민족 통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또한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IMF 관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국가 부도 직전의 경제 위기를 극복했고, 인권과 평화를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로 확립했다”고 전했다.

권오성 총무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역경 속에서 이루어 낸 이런 업적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기여를 했고, 우리 민족의 자랑이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현 정부와 정치권, 또 국민 모두가 이 업적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정진석 추기경 이름으로 가톨릭 신자 김대중 토마스 모어(세례명)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메시지를 냈다. 정진석 추기경은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대중 토마스 모어(세례명)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인권과 민주화,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해 한평생 헌신하셨다”며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핍박 속에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사형선고를 받아 옥살이를 하고 이후로도 수십 년간 역경 속에서도 오히려 상대방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감싸 안았다”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 대표기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일생을 정치인으로서 격동하는 대한민국의 현대사 속에 민주화와 남북 평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불교계에서도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애도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상징적 존재였다”며 "이런 국가의 원로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공허하며 안타깝다. 그러나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회자정리(會者定離)이므로 김대중 전 대통령 영가께서는 천당과 불찰(佛刹)에서 초연하게 지내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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