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종교다원시대에서 구원의 의미를 논하다

피터 C.판 신부 초청, 열린토론회 가져

                                                                                                    ⓒ 오유진 기자

종교다원주의 시대에 구원은 어떻게 변증해야 하는가. 천주교, 개신교, 불교 각 종교 관계자들이 종교다원시대 구원의 의미와 특정 종교의 유일성과 보편성 주장에 대한 문제를 두고 종교간 대화 모임을 가졌다.

가톨릭 우리신학연구소 부설 아시아신학연대센터는 15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미국 조지타운대의 신학부 석좌교수인 피터 C. 판 신부를 초청, ‘지금 여기, 구원은 어떻게’를 주제로 열린토론회를 가졌다. 길희성 교수(서강대)의 사회로 천주교의 정양모 신부, 개신교의 이현주 목사, 불교의 도법 스님 등이 토론에 참가, 일반 참석자들과 종교 보편성 관해 열린 토론 벌였다.

판 신부는 주제발표를 통해 “자기 종교 창시자가 보편적이며 유일한 구세주라는 믿음을 유지하면서도 종교간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예수가 유일하고 보편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제도로서의 기독교가 유일하고 보편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다른 것”이라며 “이 구분을 분명히하지 않을 경우, 인간이 만든 제도인 기독교를 우상화 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자신을 포괄주의자라고 밝힌 판 신부는 “배타주의자와 포괄주의자는 자신들의 구원자가 완전하고 절대적이며 표준적이고 다른 종교의 창시자보다 더 뛰어나다는 유일성과 보편성의 면에서 동일하다”면서 “하지만 포괄주의자는 배타주의자들과는 다르게 다른 종교들의 창시자들도 그를 믿는 신자들을 구원하는 구실을 할 수 있고, 따라서 또다른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양모 신부(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예수를 보는 관점은 제자들마다 달랐다.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요한복음서와 요한일서의 구절은 예수를 향한 존경과 사랑을 담은 요한계 교회의 시적 고백이다. 이것을 325년 니케아공의회에서 교회의 공식 교리로 채택한 것이다”며 “이를 고수할 경우 타 종교와의 대화가 어려워진다. 개인적으로는 예수를 하나님으로 보는 신조를 버린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판 신부는 정 신부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도 “종교간 대화 시, 교회의 전통인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고백은 솔직히 말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고백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다”면서 “나는 예수를 하나님을 드러내는 사인, 가리키는 손가락, 도구라고 말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판 신부는 “같은 인간으로서 공동체 일원으로서 삶의 대화를 나누고 정의.평화.화해의 공동 선을 위해 함께 일하고 기도하며 타 종교를 이해하는데 종교간 대화의 목적이 있다”고 했다.

도법 스님은 “대화하지 못하는 종교는 이미 종교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질병마다 적재적소에 약을 처방하듯, 종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현주 목사는 “예수는 스스로를 사람의 아들이라 칭했다. 나는 개신교 목사지만 기독교인이라는 점에서 천주교인도 되고, 종교인이라는 점에서 불자이기도 하다. 각자의 길이 다를 뿐, 결국 하나의 종점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피터 C. 판 신부는 베트남계 미국인 사제로,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가톨릭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미국의 조지타운 대학교 신학부 석좌교수로서 신학을 가르치는 미국 내 아시아 신학을 대표하는 신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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