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목회자와 자비량 선교 활동을 지지하는 신약 연구논문이 발표돼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윤창민 목사(상도교회)는 신약연구 제23편 2호에 발표한 논문 '바울의 텐트메이커 사역의 암시적인 이유가 주는 목회적 교훈'에서 자비량 선교가 갖는 목회신학적 의미를 소개했다.
윤 목사에 따르면 바울은 장기적으로 머물 도시에서는 항상 직장을 구했다. 바울은 자신이 가르치는 자들에게 생계를 도움 받을 권리가 있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돈을 벌기 위해 작업장을 찾았던 것이다. 천막 제조(tent making) 기술을 익힌 바울은 작업장에서 이른바 텐트 메이커로서 자신이 개척한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고 생활했다.
바울은 그러나 본인 자신은 사례비를 받지 않았으면서 다른 복음 전도자들에 대해서는 교회에 사례비를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는 게 윤 목사의 설명이다. 사례비는 사역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지만 이와 모순되게 정작 자신은 그 권리를 포기한 바울의 모습에 대해 윤 목사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윤 목사는 첫째 이유로 "복음을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울이 재정적인 독립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이 전하는 메시지가 경제적 지원을 하는 자들에 의해 수위가 조절되는 것을 막고자 사례비를 받지 않는 원칙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둘째 이유로 "복음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복음을 위해 강도 높은 노동을 지속적으로 감당해내는 것 자체가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이라 바울은 생각했던 것"이라며 "거침없는 복음 전파, 고된 노동을 감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잠재적 개종자들과 성도들은 바울에게 영적 카리스마를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 목사는 "복음을 전하기에 작업장을 최적의 장소였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바울은 하루 종일을 작업장에서 보내야 했기에 오랜 시간 동알 일대일 혹은 일대 소수와 작업장에서 대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목사는 "이 세 가지 암시적인 이유는 "목회자 바울의 카리스마와 영적 부모로서의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 줄 수 있었으며 이는 오늘날 목회자들이 자신의 교회 현장에서 성도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목회적인 교훈을 제공해 준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처럼 바울에게 있어서 텐트 메이커로서의 삶은 단순한 생계유지 방법을 넘어 교회 개척 목회자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단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여전히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추세다. 몇몇 교단만 생계형 이중직만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울의 텐트 메이커 사역을 단순히 생계형 노동이 아닌 광의의 선교 활동으로 보는 이번 연구논문은 이중직 목회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중직 목회자가 작업 현장을 바라보는 시선 모두에 중요한 시각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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