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이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되자 진보 기독교계는 일제히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며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관련 법안의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2일 날치기 통과된 미디어법에 “우리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이번에 국회 안에서 정당 간의 충분한 협의없이 직권상정과 날치기로 통과된 이 미디어법을 즉각 폐기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NCCK는 신문법, 방송법, IPTV 법 등 미디어 관련 3법이 미디어 시장에 초래할 부작용을 지적했다. NCCK는 “법안의 내용을 보면 대형 신문과 재벌 기업의 방송 참여를 통해 현 정권에 우호적인 여론을 창출하고, 정권 안보와 계속 집권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NCCK는 또 “국민들은 이러한 의도를 가진 법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최근 여론 조사 때마다 이 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고도 했다.

미디어법의 직권상정 및 통과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주장도 있었다. 문대골 목사(예수살기 상임대표)는 “이번 미디어법 국회 날치기 통과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이 전혀 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진보 세력이 더욱 결집할 것”이라고 했다.

박승렬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총무)도 정부 여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에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얘기”라며 “그동안 참아왔던 국민들의 저항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얼마 전 미디어관련법개정과 관련, 국회의사당에 결집해 비상시국기도회를 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 사회위원회(위원장 김종맹 목사)도 우려를 표하며 통과된 미디어법을 놓고, “악법 철회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통과된 미디어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지상파- 대기업과 신문의 지분 소유 10%, 경영권은 2012년까지 유예 ▲ 종합편성채널- 대기업과 신문 지분 30% ▲ 보도전문채널- 대기업과 신문 지분 30% ▲ 여론독과점 보완조치- 구독율 20% 이상 신문사 방송진입 금지, 방송 중 시장점유율 30% 초과 금지 등이다.

이 미디어 법에 따르면 약간의 보완장치가 마련됐다고 하지만 진보 기독교계가 문제 삼고 있는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진출 제한이 완화돼 여론독과점의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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