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성공회 계열 학교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관련 노래가 기독교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해당 곡을 부르지 말 것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도싯(Dorset)에 위치한 한 유치·초등학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학부모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학교 공동체 구성원 중 일부가 '케데헌' 노래 속 '악귀(demon)' 관련 표현에 강한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공지에서 "특정 주제가 개인의 신념과 충돌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이 노래들을 부르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니메이션 '케데헌'은 걸그룹 '헌트릭스'가 보이밴드로 위장한 악귀 집단 '사자보이즈'와 대결한다는 설정으로, 작품 속 음악인 'Golden', 'Soda Pop', 'Your Idol' 등이 시청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한 무신론자 학부모는 BBC 인터뷰에서 "이 결정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K팝을 좋아하고, 자신감을 얻기 위한 무해한 활동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는 17일 학부모들에게 다시 공지를 보내,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해당 노래들이 팀워크·용기·친절과 같은 긍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의견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는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아이가 접할 콘텐츠를 선택할 권리를 존중하지만, 동시에 학교 공동체 내 다양한 신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부 기독교 신자에게 '악귀' 언급이 불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또래를 이해하고, 각자의 신념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