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90주년을 맞은 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지난 27일 오후 군산복음교회에서 '복음교회, 세상의 빛이어라'를 주제로 제66회 정기총회와 90주년 기념예배를 열었다. 현장은 자생교단으로서의 자긍심과 새로운 100년을 향한 비전으로 가득했다.
윤창섭 총회장은 기념설교에서 "하나님의 창조 역사는 어둠 속에서 빛으로 시작됐다"며 "믿음의 선각자들이 시대의 암흑 속에서도 생명신앙을 붙잡았던 것처럼, 오늘의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세상에 비추는 사명을 감당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회가 세상을 염려하며 품어야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며 "복음교단은 작고 약할지라도 하나님의 능력의 손길에 붙들려 쓰임받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총회장은 또한 90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하나님의 때가 되면 작은 자가 천을 이루고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어온 생명신앙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계승해 교단의 미래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3명의 신임 목사 안수식도 함께 진행됐다. 복음신학교 이양호 총장은 "안수받은 목회자들이 확신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교자로 서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기념예배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 예장통합 정훈 총회장, 기장 이종화 총회장, CBS 나이영 사장 등이 참석해 90년의 복음교회 역사에 축하를 전했다. 김종생 총무는 "90년 동안 시대를 분별하는 영성으로 걸어온 복음교회는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한 모델이자 미래의 건강한 교회의 모습"이라며 "느리지만 바르게 걷는 교단으로서 다음 100년을 위한 비전과 사명을 새롭게 세워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10년 만에 '총회 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선언문에는 복음교회의 시대정신과 신앙 실천의 방향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총회 현장에는 90년의 교단 역사를 돌아보는 유물 전시회도 마련됐다. 교단 신학의 중심인물인 최태용, 지동식, 조용술 목사의 자료를 비롯해 초기 복음교회의 사료들이 전시됐다. 특히 교단 창립자 최태용 목사의 저서 '영과 신학', '천래지성'의 초기 원본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임의진 총무는 "최태용 목사는 서구 신학을 단순히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조선인의 신학으로 내재화하려 했다"며 "그의 사상과 비판적 성찰이 오늘의 복음교회 정신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는 전통 사물놀이부터 현대 밴드, 랩, 클래식 공연까지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져 교인들의 참여와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1935년 일제강점기, 외세 의존과 교권주의에 맞서 한국인 스스로 세운 토착교단이다. "복음적이요 생명적이어라, 신학은 학문적이어라, 교회는 조선인의 교회이어라"라는 창립 표어는 지금까지도 교단의 신앙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교단은 창립 이래 민주화, 인권, 노동, 환경 등 한국사회의 주요 현안에 신앙적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해왔다.
윤창섭 총회장은 "지금은 교단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시점"이라며 "생명신앙과 학문적 신학, 한국인의 교회라는 복음교회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오늘의 한국교회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향으로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