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구원 담론, 인간의 이성과 감정에 대한 회복도 포괄해야"

2025 가을학기 한국신학아카데미 '구약성서의 구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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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한국신학아카데미 제공)
▲2025 가을학기 한국신학아카데미가 17일 오후 1시 안암동 소재 동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선종 목사(전 호남신대 교수, 구약학)가 '구약성서의 구원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2025 가을학기 한국신학아카데미가 17일 오후 1시 안암동 소재 동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선종 목사(전 호남신대 교수, 구약학)가 '구약성서의 구원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배정훈 교수(장신대, 구약학)가 논찬을, 김균진 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김 목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구원에 대한 논의는 단지 주지주의적인 방식만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과 감성에 대한 회복과 구원의 차원도 포함해야 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목회가 신학적 목회가 되어야 한다면 교회 공동체는 사람의 영과 육, 이성과 감성과 의지, 개인과 사회, 온 피조세계의 구원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는 사회적 봉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원과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죄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차원을 포괄하는 주장을 전개했다. 김 목사는 "구원 사역은 단지 사람의 죄에서의 구원만을 말하지 않는다"며 "구원은 죄와 더불어 죽음을 포함하는 사람이 당하는 고난에서의 해방이다. 죄와 고난이 긴밀하게 연결된 이유는 개인과 공동체가 고난을 당하는 이유가 기본적으로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죄의 문제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죄는 형제 사이의 관계가 깨지는 불평등을 야기한다. 죄는 단지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개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관계 개념이다"라며 "이러한 점에서 죄는 고난의 문제를 포함하는 윤리적인 동시에 실존적인 차원을 지니고 있다. 영적이고 육체적인 죄,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죄, 의도적이며 비의도적인 죄가 그러하다"고 김 목사는 덧붙였다.

구원의 주체와 구원의 방법을 논하는 대목에서는 구약의 욥기가 내포하는 도전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김 목사는 "구약의 대표적인 교육과 교리의 책인 신명기가 제시하는 전형적인 인과응보사상, 순종에는 복이 따르고 불순종에는 저주가 따른다는 두 가지 길의 신학에 욥기가 도전하는 것이 혁명적인 것은 신명기의 교리적 가르침이 구약 시대에 보편화된 사고였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욥기는 이러한 기계론적인 세계관에서는 하나님의 자유가 매몰될 수 있는 위협을 본격적으로 경고한다"며 "욥의 세 친구 문제는 욥이 당한 고난으로부터 욥이 지은 죄를 추적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근본주의적인 인과응보의 사고에 빠져있었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관상의 언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인격적 하나님은 죄와 벌이라는 응보에서조차 백성을 위해서라면 주권적인 자유를 행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김 목사는 구약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구원 행위가 "원인과 결과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과율, 기계적인 세계관을 거부하는 하나님의 자유를 선포한다"며 "사람의 선행과 공로에 따라 하나님이 기계적으로 반응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은 사람이 죄를 지었음에도 백성과 맺으신 언약의 사랑과 무조건적인 은총 때문에 구원하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사람의 선행과 공로, 믿음과 회개와 기도조차 구원의 조건이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구원하신 하나님의 복음을 누린 사람들이 하나님의 구원 행위에 기쁨과 감사함으로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현실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점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구원을 경험하며 구원을 살아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피조물이 겪는 죄와 고통에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고 해방 사역을 완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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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한국신학아카데미 제공)
▲논찬을 맡은 배정훈 교수(장신대, 구약학).

이에 논찬을 맡은 배정훈 교수는 "본 논문의 구약 구원론 이해와 바울 신학 새 관점 학파의 언약적 율법주의 해석 사이 비교 분석이 있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특히 율법 준수를 구원의 조건이 아닌 언약적 반응으로 보는 관점에서, 양자 간 대화 가능성을 탐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행위를 구원 조건이 아닌 감사의 응답으로 이해하는 관점은 교회 내 율법주의적 경향을 건강하게 교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배 교수는 "본 논문은 구약 구원론 연구에 중요한 학문적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언어학적 정밀함과 신학적 통찰, 균형 잡힌 해석학적 접근은 탁월한 장점들"이라며 "앞으로 이 연구가 신구약 구원론의 통합적 이해와 현대적 적용 방안 모색으로 더욱 발전되고, 교회 현장의 건강한 구원론 정립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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