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티스코드 : 차원 전환과 유-무-용-영 힘의 구조』(신의 정원, 744쪽)
복음과 영성을 접목해 독창적인 연구활동을 전개해 온 영성신학자 김리아 박사(나다공동체 대표, 폰티스 후마니타스 연구원 원장)의 오랜 탐구가 응축된 신간 『폰티스코드 : 차원 전환과 유-무-용-영 힘의 구조』(신의 정원, 744쪽)가 출간됐다.
저자는 수십 년 동안 학문과 삶의 현장을 넘나들며 인간과 세계의 심층을 움직이는 실상이 신과 인간, 세계의 관계구조 속에서, 그리고 믿음의 몸을 통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가르쳐왔다. 이 책은 그러한 치열한 탐구의 결실로서, 굳어버린 관습과 경직된 교리, 화석화되어 생생함을 잃어버린 종교적 유산을 넘어, 복음에서 말하는 근원에 잇대어 살아가는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장대하고도 실제적인 노정(路程)을 통해 열어 밝힌다.
책에 따르면 복음이 말하는 삶의 전환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존재의 의미가 다시 짜이고, 시간과 관계, 고통과 희망의 구조가 새롭게 전환하는 깊은 존재 변혁 사건이다. 저자는 이러한 특징을 서술하기 위해 한국적 사유의 심장부에서 길어 올린 '마당(場)'의 은유를 토대로, 존재를 움직이는 네 힘-유(有)·무(無)·용(用)·영(0)-의 역학을 정밀하게 해부하며, 그 힘들이 접속하고 전환되는 장-그가 '마당(場)'이라 부른 차원의 무대-에 독자들을 초대하고, 바로 그곳으로부터 근원의 부름에 응답하는 삶을 살도록 우리를 도전한다.
1부 서설과 고백에서는 근원으로부터의 부름과 그에 응답하는 영혼의 떨림을 드러내며, 존재를 일깨우는 첫 길목의 문을 연다. 2부 유(有)의 장에서는 마당을 감지하지 못한 채 스스로 갇혀 있는 존재의 불안과 고착을 비추고, 3부 무(無)의 장은 유일하신 하나님과 삼위일체 하나님 사이에 놓인 무의 차원을 새롭게 드러내며, 무의 잠재성 안에서 이뤄지는 일치의 상응각도야말로 창조와 구속의 역사가 솟구쳐 오르는 '차원의 접속면'임을 밝혀낸다. 4부 용(用)의 장에서는 이 무의 틈을 타고 흘러드는 힘이 창발적으로 자기조직화되어 관계와 공동체를 살아 있게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5부 영(0)의 장은 네 힘의 순환이 근원적 인간과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 수렴되며, 빛과 어둠을 가르며 도래하는 새로운 창조의 미래를 밝힌다.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차원 전환을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그것이 단지 먼곳의 신비가 아니라 근원적 현재(Fontis)의 사건이며, "지금, 여기의 틈"에서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또 우리의 삶과 공동체는 여전히 그 샘과 연결되어, 사랑과 일치의 질서 안에서 다시 배열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생생함이 사라진 자리에서 새로운 숨결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도그마가 아닌 살아 있는 진리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남은 자 ̄복음을 들고 산을 넘는 자들, 진리로 깨어나기를 원하는 이들, 새로운 삶의 문화를 세우는 그리스도의 군사들 ̄에게 《폰티스코드》는 길을 밝혀주는 가장 신뢰할 만한 지적·영적 지도가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히 차원(현상)과 차원(본질) 사이의 틈에 대해 밝히면서 모든 것의 기원이자 분기점으로서의 무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더해 독자들의 이해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차원 전환의 틈은 곧 여백이고 무이며 이것은 마치 어둠이고 흙과 같지만 이러한 무야말로 "신적 차원과 인간 차원이 맞닿는 자리이며 영의 숨결이 감지되는 접점"이라고 했으며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은 자기 초월과 부정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저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성해석을 주제로 박사학위(Ph. D.)를 받았으며, 서울신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가르쳤다. 그녀의 관심은 영성을 일상의 삶에서 누리고 실현하도록 가르치고 돕는 일, 영성적 교육과 문화를 결합하여 복음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현재 나다공동체의 대표로, 복음과 영성을 다양한 장르의 저술로 표현하며 새로운 시대의 대안적 교육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영성, 삶으로 풀어내기』(우수학위논문상), 『비극을 견디고 주체로 농담하기』(한국연구재단 저술지원), 『내일의 종교를 모색하다』(한국연구재단 저술지원), 『자유의 영성』(문화진흥원 이북지원),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사순절 묵상집), 『영원의 사랑이 시작되다』, 『욥, 모든 질문이 사라지던 날』, 『우리의 크레도』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사랑의 신학』(제디스 맥그리거), 『뇌와 종교교육』(제리 라슨)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통합적 영성의 현상과 과정에 대한 연구」, 「무의 몸-되기를 통한 신학과 과학의 연대: 신비의 근원과 탈 영토화된 몸 안에서 만나다」, 「침묵하는 자에서 코레의 복원가로」 등 다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