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박상규 총회장, "기장성 살리기 위해 처음사랑 회복해야" [기장 1신]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10회 총회 개회예배 설교서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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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장 총회)
▲기장 제108회 총회장 박상규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10회 총회가 23일 홍천 노소벨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가운데 첫째날 개회예배가 드려졌다.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소서'라는 총회 주제로 설교를 전한 박상규 총회장(109회)은 "교단의 기장성과 신학 전통의 회복"을 처음사랑과 처음행위에서 찾았다.

박 총회장의 설교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그는 "우리의 전통 속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은 여전히 살아있는가? 우리는 정의는 외쳤지만 그 과정에서 혹시 우리 안에 정의롭지 못함에 관대하고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미워하고 배제하는 마음은 커지지 않았는가? 우리는 교회의 제도와 사역을 잘 운영해 왔지만 진정 성령의 뿌리. 우리 심령 속에서 살아있는가라는 것을 성찰하게 한다"고 운을 뗐다.

박 총회장은 이어 "주님은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고 말씀하셨다. 첫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첫 만남의 은혜. 십자가 앞에 눈물로 드렸던 회개. 성령의 불에 사로잡혀 살았던 그 순수한 헌신일 것이다"라며 "나아가 우리 교단의 처음 사랑은 무엇이었는가? 1953년 새출발한 우리 교단은 율법주의와 문자주의를 넘어서 복음의 자유를 사랑했다.. 교권주의와 억압을 거부하고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고 사랑했다"고 밝혔다.

또 "살아계신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그 분의 말씀만을 따르는 사랑이었다. 결국 우리는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오직 예수님만을 사랑했다. 사랑은 성령의 가장 귀한 은사다. 우리는 그때 성령이 충만했었다"며 "우리의 처음행위는 무엇이었는가? 문자주의적 성서 해석을 넘어 성령의 증거에 귀를 기울였다. 율법주의와 교권주의의 굴레를 거부하고 복음의 자유정신을 따랐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며 예언자적 사명을 목숨을 걸고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처음 행위로 세계교회와의 연대도 꼽았다. 박 총회장은 "세계교회와 연대하면서 일치를 위한 삶을 선봉에 서서 살아냈다. 결국 우리의 처음 행위는 오직 예수님을 따라 살려고 애쓴 몸부림이었다. 오직 성령의 능력에 이끌려 십자가를 자랑하며 살았다"고 전했다.

총회장 재임 기간 고신 측 총회장과 전격적으로 회동했던 이야기도 짧게 언급했다. 박 총회장은 "우리는 109회 총회 기간 동안 고신 측 총회장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고신 측은 우리 민족의 근대화 과정에서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등 예수를 잘 믿어보려고 노력한 교단이라면 우리 기장은 현대화 과정에서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예수님을 따라 잘 살아보려고 노력해 왔다"고 했다.

고신 측과의 연대에서 실현한 처음사랑, 처음행위에 대해 "여전히 한국교회의 믿음의 유산으로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기장은 이렇게 성령의 능력이 충만한 처음 사랑과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처음 행위도 살아계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셨음을 증거해 왔다. 기장은 한국 역사와 사회 속에서 교회가 부활하신 주님의 몸이고 주님의 삶의 공동체임을 증거해 왔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엄혹한 시기 사태 수습을 위해 선봉에 나선 일도 함께 밝혔다. 박 총회장은 "기장에 속한 신앙인들은 우리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 진실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기장 교회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작년 12월 세상의 빛으로 살아온 우리 기장은 나라를 어둠으로 내몬 비상계엄 사태를 맞아서 즉시로 지체 없이 진리와 정의의 빛을 밝혀 들고 국회 앞에 모여 비상시국기도회를 드렸다"고 했다.

이어 "응원봉이 물결치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서 빛의 혁명의 선봉에서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음을 만천하에 증언했다. 우리는 그때 하나님을 향한 처음사랑과 처음행위를 회복했고 세상은 우리를 향해 기장은 역시 살아있다 했다"며 "우리는 그렇게 너희 하나님이 어디있느냐는 세상에서 세상의 빛이신 하나님께서 여기 우리 기장 교회 안에 살아있다고 당당히 증언했다"고 박 총회장은 전했다.

박 총회장은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무기력해지고 세상은 교회의 존재 이유를 묻고 성도들의 마음은 지치기도 한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은 여전히 살아계시고 교회를 통해 말씀하시고 세상을 다스리신다"며 "우리가 처음 사랑을 잊지않고 회복할 때 교회는 다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설 수 있다. 교회는 요동할지언정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루터의 말처럼 교회의 머리는 살아계신 주님이시고 교회가 살아가는 힘은 살아계신 성령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삶을 살아내야 한다. 삶을 살아진다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그냥 산다고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 <폭싹 속악수다>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람답게 살아야 살아지는 것이다. 예수님은 참 사람이셨다"며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이 누구인지 알았다. 오늘날 우리 기장인들이 참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그래서 작은 예수로의 삶은 어떤 현실의 어려움과 삶의 고단함에도 극복하고 아주 멋지게 잘 살아질 것이다. 우리 이제 다시 처음 사랑을 기억하고 처음 행위로 돌이켜서 주님의 몸된 교회를 신바람 나게 세워 가십시다. 세상을 희망차게 바꾸며 살아가십시다. 삶을 살아질 것이다"라며 설교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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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장 총회)
▲NCCK 김종생 총무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개회예배 현장을 찾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인사말에서 "지난해 교회에 다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노래하자 주제가 생생했다. 그리고 비상계엄을 잘 갈무리를 할 수 있었다"며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소서. 올해 총회 주제를 접하며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엇다. 이 주제는 오늘날 교회와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도전 앞에서 우리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것이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처음 사랑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총무는 "우리는 지금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연이은 폭염과 폭우. 특히 총회 직전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심각한 가뭄과 저 남부 지역의 홍수는 창조 세계의 절박한 신음을 우리로 하여금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며 "더불어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 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분쟁과 폭력은 인류가 평화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김 총무는 이어 "지금이야말로 교회의 예언자적 목소리가 절실한 때이다. 우리 교회는 창조 세계를 보전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정의를 위해 용기있게 나아가야 할 사명을 안고 있다"며 "지난해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그동안 정의와 평화를 향한 신앙의 순례 여정을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크고 작은 위기와 도전이 있었지만 다양한 에큐메니칼 공동체와의 연대를 통해 은혜롭게 그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함께 기장 교회가, 기장 교단이 있었다. 기장 교단은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시대의 고통에 응답해 왔고 정의와 평화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며 "또한 세계 교회와 더불어 깨어 기도하며 함께 행동해 왔다. 저는 이러한 전통을 굳건히 기장 교회, 기장 교단의 용기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희망이요 예언자로 우뚝 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김 총무는 덧붙였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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