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구속 직후 소속 교단에서 발표한 성명을 둘러싸고 교단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손 목사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교단의 성명에 소속 교단의 신학교에서 가르친 한 교수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박영돈 전 고려신학대학원 교수(교의학)는 며칠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 목사 구속 사건을 두고 "고신 교단 전체를 모독하고 탄압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예장고신의 해당 성명에 대해 "교단에 속한 목사가 이런 물의를 일으킨 것에 연대책임을 느끼고 사과하며 공의로운 법 집행을 기원하는 내용이면 그나마 손 목사로 인해 형편없이 꾸겨진 교단의 위상과 체면을 조금이라도 살리는 성명서가 되었을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NS에 그 성명서에 대한 비난의 글로 도배된 것을 보았다. 고신 교단에 속한 많은 목사와 교인들도 이 사회에서 고신 교단이 손현보 류의 사람들만 모인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것을 분해하고 개탄하는 걸 보았다"고 박 전 교수는 전했다.
그러면서 박 전 교수는 "총회는 교단에 속한 모든 목사와 교인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 세력을 옹호하고 두둔하는 성명서를 총회장의 이름으로 낸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라며 손 목사가 강단에서 전한 극단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인용했다.
박 전 교수는 "손 목사가 강단에서 특정 정치인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등의 저주를 쏟아내는 악담을 설교라는 미명 아래 거침없이 할 때 지금처럼 신속하게 대처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그랬다면 이런 사달이 나는 걸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신앙의 순결과 순교 정신을 강조하는 고신 교단에서 목숨같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 신앙의 순결과 직결된 강단의 순결이 아닌가. 그런데 교단에 속한 목사가 그리스도 영광의 복음을 전해야 할 강단에서 말씀의 영인 성령을 거스르는 참담하고 사악한 말로 복음의 빛을 가리고 주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며 거룩한 강단을 처참하게 훼손하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일부는 옹호하고 두둔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박 전 교수는 이어 "이미 일어난 잘못보다 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이번 일을 우리 자신과 교회를 돌아보며 자숙하고 회개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손 목사 한 사람을 넘어서 우리 모두 주님의 몸 된 교회의 강단에서 그리스도의 영광과 아름다우심을 밝히 드러내는 복음의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을 하나님께 회개하며 세상을 향해서도 우리의 잘못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자비를 얻고 세상도 얻는 길이다. 회개가 고신 정신과 신앙의 핵심임을 기억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교회 강단에서 흘러나오는 생명과 평강의 복음으로 분열과 반목과 갈등으로 찢긴 이 사회를 치유해야 하는데 편향된 정치 이념의 우상에 사로잡혀 극한의 증오와 혐오와 혼란을 부추긴 죄를 통회해야 할 것"이라고 박 전 교수는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이번 총회에서 몇 노회가 올린 손 목사의 설교에 관한 안건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한국 사회와 교회 전체의 관심이 쏠려있다"며 "어쩌면 고신 교단의 미래가 달린 사안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코람데오, 고신 정신이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지 아니면 다 썩어 문드러진 허울만 남았는지가 드러날 것이다. 만약 이번 총회에서 우려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고신 교단의 앞날은 참으로 어둡고 우리는 급속히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