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나핵집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이하 기사연)이 개신교인의 극우성향을 분석한 '2025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요약본에 의하면 이번 연구는 한국 사회의 계엄-탄핵 정국과 함께 극우 개신교 세력의 결집현상이 사회적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기획됐다. 기존 사회 인식에서는 개신교가 극우의 온상으로 여겨져 왔으나, 그 실태가 실증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던 점을 파고들었다.
구체적으로 기사연은 개신교 내 극우성향의 규모와 그 사회·정치적 배경을 진단하고, 기독교적 환경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극우를 단순한 정치적 보수의 끝이 아닌, "권위주의적 리더십 지지, 급진적 수단 정당화, 반엘리트주의, 반공주의" 등으로 구성된 다층적 속성으로 규정하고 개신교인의 인식을 설문조사를 통해 진단했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개신교인 2,365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4일부터 22일까지 컴퓨터를 이용한 웹 조사(CAWI)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분야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먼저 전체 개신교인의 극우성향을 조사한 결과 개신교인 중 21.8%가 극우성향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개신교인과 유사한 수준(21%)이다. 연령 별로는 20~30대 남성과 70대에서 극우성향이 높았고, 40~50대에서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기사연은 "특이하게 '극' 속성인 권위주의적 리더십 지지, 급진적 수단의 정당화, 반엘리트주의가 진보·중도·보수를 불문하고 높은 지지를 얻은 점은 한국 사회 특유의 정치문화적 토양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 분야에서는 탄핵 국면에서 개신교인이 반대 집회보다 찬성 집회에 더 많이 참여한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교회의 대표성이 고령 남성 목사 및 장로에게 집중되면서 개신교 전체가 극우화된 것처럼 보이는 '극우화 착시' 현상이라고 나타났다고 기사연은 분석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이하 기사연)이 개신교인의 극우성향을 분석한 '2025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개신교인의 감정/평가는 지난 정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으나 반면 개신교 극우성향의 부정적 평가는 두드러졌다는 점도 확인했다. 북한 주적으로 인식하고 중국의 선거 개입설에 극우 과반이 동조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경제 분야에서는 극우 개신교인들이 신자유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형식적 틀을 지키면서도 통제와 감시의 권위주의적 권력을 지지하는 '후기 자본주의 파시즘' 성향을 보였다고 기사연은 전했다. 기사연은 "이는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고 강력한 지도자를 선호하는 '경제적 극우'의 특징으로 진단되는데, 60대 이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사회 분야에서 극우성향은 종교 중요도 및 연령과 연관되며, 교회 내 권위주의적 질서 옹호, 폐쇄적 신앙 태도를 보였다. 기사연은 "극우 집단은 성소수자·외국인·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성이 낮고, 동성애·페미니즘·좌파 이념·이슬람에 대해 높은 수준의 배타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극우성향이 종교적 특수성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사회의 권위주의적 발전 경험, 압축적 근대화, 공동체주의적 문화와 맞물려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종교 분야에서는 개신교인 다수, 전광훈, 손현보 등 극우 개신교 집단의 탄핵 반대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정치적 선택 시 종교적 요인보다 후보의 능력(42.6%), 정치적 이념(32.1%)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연은 "개신교인은 차별금지법의 경우 다른 현안과 달리 신앙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하지만 극우성향 및 보수층 약 30%가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기사연은 "이번 연구는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의 극우주의 관련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며 "극우성향에 관한 인식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가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개신교인의 사회 인식은 종교적 동인과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의 다층적 영향에서 형성되었다. 연구 결과는 일부 과잉 대표된 극우 개신교의 모습은 한국 교회의 내부 개혁 과제이며 동시에 정치적, 정서적 양극화와 갈등 속에서 화해자로서 교회의 역할이 요청되어야 함을 시사했다"며 발표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