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부모의 신앙, 교회 이탈 청년 현상 억제력으로 작동해

목회데이터연구소, 22일 교회 이탈 청년 실태 조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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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목회데이터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 이탈 청년 실태 조사

교회를 이탈하는 청년 실태를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부모의 신앙이 교회 청년 이탈 현상을 막아내는 억제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의 정도를 교회 직분으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직분자 일수록 자녀의 교회 이탈 가능성은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정책연구소(합동)가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에 의뢰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교회를 이탈했거나 교회 이탈 의향이 있는 미혼 청년 온라인패널 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나온 결과다.

22일 해당 조사 결과를 발표한 목데연에 따르면 청년의 교회 이탈 현상에 있어서 '부모 신앙'이 방패막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의 종교가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두 집단 모두 '어머니'가 가장 높았으며, 전반적으로 '교회 이탈 의향 청년'이 '교회 이탈 청년'보다 가족 내 '기독교인' 비율이 크게 높은 특징을 보였다. 목데연은 "이는 가족의 기독교적 배경, 특히 부모의 신앙이 청년의 교회 이탈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한 이탈(의향) 청년을 대상으로 부모의 교회 직분을 물은 결과, '교회 이탈 의향 청년'은 교회 이탈 청년에 비해 어머니가 집사∙권사 등 직분을 맡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목데연은 "이는 부모의 교회 내 역할과 책임이 자녀의 교회 이탈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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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목회데이터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 이탈 청년 실태 조사

신앙생활 이유도 물었다. 이탈 청년은 '친교' 목적이 많았고 이탈 의향 청년은 '가족'이 이유였다. 교회 이탈 청년은 '성도들과의 친교'(3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가족의 권유' 25%, '마음의 평안' 24% 순이었다. 반면, 교회 이탈 의향 청년은 '가족의 권유'(43%)가 단연 1위로 나타나, 두 집단 간 신앙생활의 주요 동기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탈 의향 청년들에게 아직 교회를 이탈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가족(부모 등)과의 관계 때문'을 가장 높게 꼽았다. 이어 '여전히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32%, '교회를 떠나야 할 명확한 이유를 아직 못 느껴서' 21% 등의 순이었다. 가족 특히 부모 요인이 청년의 교회 이탈을 늦추는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회 이탈 청년'이 과거에 주로 드렸던 주일 예배는 '장년 예배'가 65%, '부서예배'(청년부, 싱글부서 등)는 35%에 그쳤다. 현재 교회 출석 중인 '이탈 의향 청년' 역시 3명 중 2명 가까이(63%)가 장년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배만 드리고 소속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이 상당함을 암시해 주는 지표로 보인다.

교회 이탈 의향 청년은 소그룹 정기 모임에도 참석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 참석' 비율은 교회 이탈 청년 29%, 교회 이탈 의향 청년 18%로 나타났다. 이는 교회 일반 청년의 소그룹 정기적 참석률 36%*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치는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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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목회데이터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 이탈 청년 실태 조사

소그룹에 대한 만족도도 낮았다. '교회 일반 청년'의 경우 만족도는 평균 3.8점(5점 척도), '만족한다' 비율은 64%에 달한 반면, '이탈 청년'(만족 27%)과 '이탈 의향 청년'(만족 16%)은 각각 2.9점, 2.6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교회 이탈 요인 분석도 진행했다. 개인 생활 측면에서의 교회 이탈 요인으로는 '주일에 단순 휴식이 필요해서'(이탈 청년 59%, 이탈 의향 청년 71%)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이탈 청년은 '취업준비/업무'( 55%), '바쁜 학업'(53%)을, 이탈 의향 청년은 '취업준비/업무'(63%), '취미 생활'(57%)을 주요 이탈 사유로 꼽았다. 또 다른 요인으로 '종교적 회의감' '지나친 헌신 요구' '어른들의 모습/ 비민주적 의사소통' '목회자의 언행 불일치' '끼리끼리 문화' 등이 꼽혔다.

교회를 떠나고자 한 마음을 가진 때부터 실제로 교회를 떠나기까지 걸린 시점을 '이탈 방지 골든타임'으로 정의하고, 이 골든타임을 확인한 결과, 평균 2.1년으로 조사됐다. 교회를 떠난(떠날 의향이 있는) 청년들의 향후 종교생활 계획을 살펴보자. 먼저 '이탈 청년'은 무종교인 전환(44%) → 가나안 성도 유지(36%) → 타종교 전환(16%)의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교회 이탈 의향 청년'의 경우, 교회 이탈 후 가나안 성도(61%) → 무종교인 전환(24%) → 수평이동(13%) 순으로 나타나, '가나안 성도 전환'을 생각하는 비율이 5명 중 3명꼴(61%)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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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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