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강 삼촌 목사 공개서한 논란에 사모까지 가세

민에스더 사모, 돌 던지는 이들 향해 한충원 목사 선행 증언하며 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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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한충원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스스로 작가 한강의 삼촌이라고 밝힌 한충원 목사

스스로 작가 한강의 삼촌이라고 밝힌 한충원 목사의 글이 논란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 목사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을 향해 한 목사를 비호하려 쓴 민에스더 사모의 글이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충원 목사는 전형적인 기독교 우파 목사의 시각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들에 나타난 그의 역사의식을 문제 삼고 "형님 집안이 구원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나님께 나아오라" 등의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발표한 바 있다.

"노벨상 수상으로 형님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공개서한을 발표하게 됐다는 한충원 목사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외설성, 청소년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형부·처제의 관계 및 장면 묘사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하다"며 "D.H. 로런스의 소설 '채털리 부인의 사랑'도 그런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묘사는 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절제력과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에게 읽혀서는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기가 두려운 작품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의 다른 소설 '소년이 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등에 대해서는 "제주 4·3사건과 6·25 한국전쟁은 이념 대립의 비극적 산물이고, 5·18은 독재정권 재탄생에 반대하다가 확대된 비극적 사건"이라며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건을 한쪽의 관점만으로 평하는 듯한 시각을 작품에서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문학 작가도 이념이나 지역 갈등을 부추겨 정치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인의 세몰이에 영합하는 듯한 작품을 쓰지 말고 공평한 자세로 써야 한다"며 "과거의 상처를 헤집지 말고 양쪽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도 한강 작가를 향해 "조카는 마치 대한민국이 정의롭지 못해 살 만한 나라가 아닌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작품을 몇 편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한 한 목사는 "내가 지금까지 조카에게 한 말들이 조카의 마음을 아프게 찌를 것을 생각하니 나도 이 편지를 쓰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빛을 찾고 싶다'는 조카가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위대한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충원 목사는 그러나 자신의 SNS에 게재한 이 글에서 "문학에는 구원이 없다"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한강 작가의 부친이자 자신의 형이기도 한 한승원 작가가 "알콜 중독자였다"는 등 가족들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태도를 보여 논란을 샀다.

아울러 한강 작가의 작품이 이념 편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자신 역시 5.18, 제주 4.3 사건 등을 특정 이념, 즉 전형적인 기독교 우파적 입장에서 서술하는 자가당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이 글에서 5.18, 제주 4.3 사건을 돌아보며 "군경들도 피해자다" "남로당으로 몰려 죽은 사람들이 많았지만...'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등의 전형적인 보수 우파적 시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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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책표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영문판 표지

한 목사의 이 같은 글이 논란을 사자 그의 아내 민에스더 사모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며 한 목사를 비호하고 나섰다. 민 사모는 지난 13일 게재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조카에게 공개편지를 쓴 내 남편 한충원 목사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라는 글에서 종교적 우월감에 기대어 한 목사를 비호했다.

민 사모는 "당신들은 길가는 거지 할아버지를 목욕탕으로 모셔다가 씻기고 또씻기고 독수리같은 손톱 발톱을 깍아 드린적이 있습니까?", "당신들은 갈곳없는 고아청년을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그청년의 운동화까지 빨아 준적이 있습니까?", "다 큰 두 아들을 데리고 장애인들을 씻겨주는 목욕 봉사를 해 보신적이 있나요?" 등 남편의 선행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예수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뺨을 때리고 발길질까지 하는 사람에게 화 한번 내지 않고 그에게 삼일동안 맞아본 적이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내 남편이 믿는 예수님을 지독히 미워한분은 한승원작가님이었지 우리는 그분도 그 조카 한강도 절대 미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남편의 편지를 읽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정치적인 목적으로도 절대 이용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여! 우리 부부를 악한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시길 기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글에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한강 삼촌 목사에 대한 세간 반응이 안타까웠는지 그 부인이 글을 올렸나 보다"며 "그런데 더욱 스스로 진흙탕 기독교에 빠져있음을 밝힌다"며 두 가지를 지적했다.

우 교수는 먼저 "우선 자신이 뭘 해왔다는 것에 대한 우월감이 가득하다. 좋은 일 했지. 맞아, 그런데 '너덜, 이런 것 했어?'로 글을 시작하다니.... 왼손이 한 것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과 넘 동떨어진 초라한 의식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번째, 한승원 작가가 미워한 것은 그렇게 말하는 당신 수준과 달리, 예수가 아니라 예수에 대한 집착과 닫힘이라는 '폐쇄성의 폭력'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라며 "우월감과 무지는 성경 아닌 그 무엇도 휴지조각으로 만든다. 남편에게 돌을 던진다고? 돌도 아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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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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