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김학철 교수, '능동적 무신론자' 자처한 고고학자 토론 영상 화제

신의 존재 믿지 않는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 소장과 함께 패널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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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연세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능동적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한 고고학자와 토론한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세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능동적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한 고고학자와 토론한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튜브 채널 '똑똑: 지식 배달'이 공개한 영상 '고고학자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유'에서는 김학철 교수와 곽민수 소장(한국이집트학연구소)이 신의 존재 유무를 놓고 토론하는 장면이 나왔다.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 곽민수 소장은 "저는 무신론자"라며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사유하는 게 훨씬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곽 소장은 그러면서도 "불현듯이 떠오르는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생각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걸 제가 인위적으로 부정하려고 하지만 그냥 본능적인 부분인 것 같다"고 모호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에 김학철 교수가 "무신론자이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라고 짚어내자 "맞다. 제가 그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저는 어떤 식으로 표현하냐면 능동적, 적극적 무신론자라고 표현한다. 이것을 탈종교적 투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답했다.

곽 소장은 이어 "종교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할 때 초월자에 대한 전제. 그 다음에 설명 욕구를 말씀 드렸다. 오늘날 종교라고 부르는 사회의 습관들이 있다. 과거에 이집트인들한테 종교가 뭐냐라고 물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못할 거다. 종교라는 개념이 그 당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종교라고 부르는 그 세계관이 세계의 법칙을 설명하는 합리적이고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전하며 고대 사회에서는 종교와 삶이 분리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곽 소장은 그러나 오늘날에는 종교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종교를 삶에서 분리하게 된 계기가 근대 이후 과학 혁명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종교를 카데고리화 하여 구분하는 습관이 생긴 것을 "인류문명사적으로 특수한 현상"이라고 본 곽 소장은 이어 "과거에 있었던 다른 설명 체계 세계관들을 종교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이 시점에서는 초월자에 대한 전제와 설명 욕구가 종교의 근원인데 후자를 과학이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고 있기 때문에 나 같은 능동적, 투쟁하는 무신론자가 생겨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학철 교수는 신의 존재를 믿는 입장에서 토론에 참여했다. 김 교수는 먼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을 썼던 버트란드 러셀을 언급하며 "그분한테 누가 이렇게 질문을 했다. '선생님 만약 돌아가셔서 하나님 만나게 되면 어떻게 말할 겁니까?' 그랬더니 그 분이 '하나님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얘기하겠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과학자로서 수학자롯 합리주의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이다. 제가 늘 드는 비유인데 인간이 설악산 같은데 올라가면 아무리 과학적인 사람이라도 여기 고도 몇 미터니까 산소 농도는 어느 정도로 떨어졌겠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인생을 묻는다. 자기 인생을. 자기가 살아온 삶을 묻고 그게 인간이다. 그게 종교적 물음이고 방법론적 자연주의 아래에서 밝혀진 것만으로 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랑을 호르몬의 대사작용으로만 환원해서 사랑을 할 수 있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종교적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인간은 삶의 가치와 목적과 의미를 묻고 사랑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하면서 종교적이 된다. 왜냐하면 비일상 세계와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파울 틸리히의 '궁극적 존재'(Ultimate Reality)를 인용해 신에 대한 철학적 정의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파울 틸리히는 신을 어떻게 정의하냐면 Ultimate Reality. 궁긍적 존재로 번역하는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존재하게 하는, 이게 지금 없지 않고 있지 않은가? 대단히 놀라운 거다 사실은. 뭐가 없지 않고 있다고 하는 거 이건 도대체 왜 있는 것이고 어떻게 있는 것이고 무슨 원인으로 있는 것인가? 왜 이것들은 없지 않고 있는가? 그리고 이것들은 왜 이렇게 이런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라고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이 있다. 바로 그런 근원적 질문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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