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미래포럼, 지속 가능한 기장교회를 향하여

미자립 목회자 돕기와 목회자 노후 문제도 논의해

kijang
(Photo : ⓒ기장미래포럼)
▲기장미래포럼(이하 포럼)이 지난 5일 계룡스파텔 무궁화홀에서 '지속 가능한 기장교회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기장미래포럼(이하 포럼)이 지난 5일 계룡스파텔 무궁화홀에서 '지속 가능한 기장교회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의 세미나는 현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이 처한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전국 각지에서 약 80여명의 목회자와 장로가 참여했다.

이날 오전 11시 한문덕 목사(기장미래포럼 공동대표, 생명사랑교회)의 인도로 시작한 개회예배는 황진 장로(남신도회 전국연합회장)의 기도에 이어, 최병학 목사(기장미래포럼 공동대표, 남부산용호교회)의 설교의 순서로 이어졌다. 최병학 목사는 '사라지는 매개자'(신 3:23-29; 마 21:12-17)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지속 가능한 목회와 교회를 위해서 앞선 세대는 지혜와 경험을 남겨주고 다음 세대는 이를 기장의 유산으로 삼아 시대의 변화 요청에 맞는 감각적이고 창조적인 변혁의 주체로 나설 것'을 역설했다.

본 행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씩 1부와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지속 가능한 목회를 위한 개혁과제'와 2부에서는 '지속 가능한 교회를 위한 개혁과제'의 주제를 가지고 열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1부 '지속 가능한 목회를 위한 개혁과제'의 토론에서는 '미자립 교회의 목회자 기본소득과 생활보장', '목회자 역량 강화를 위한 계속 교육', '목회자 이중직'의 사안을 다뤘다. 자립하기 어려운 교회들의 목회자를 돕기 위한 생활보장제 헌금의 유용성과 효과, 목회자의 노후를 대비하는 연금 제도의 안정성에 대해 논의했다.

그룹 토의에서 전북지역 한 토론자는 "목회자의 생활보장제 헌금과 연금제도는 기장 공동체성을 담보하는 기초적인 제도이며, 개별교회와 목회자의 책임으로 떠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회원권을 제한하는 방식의 강제보다는 연대 책임을 강화할 방법"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실제로 노회에서 개교회의 상회비를 조금씩 인상하는 방식을 통해 미자립 교회의 목회자 연금을 돕는 사례도 언급됐다.

'목회자 역량 강화를 위한 계속 교육'의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서울노회 소속 한 참가자는 "그 동안 목회자 교육이 현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채 과거 관행을 답습"해 왔음을 지적하면서 지속 가능한 목회를 위해서 목회자 교육은 개인에게 맡길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목회 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주제와 방식으로 교단과 노회 차원에서 다뤄야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목회자의 이중직은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이며 제도 개선을 강구해야할 때"임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젊은 목회자 사이에서 나왔다.

2부 '지속 가능한 교회를 위한 개혁과제' 토론에서는 소주제로 '목회자 수급과 교회교육', '마을목회와 농어촌교회', '선교전략과 정책'의 사안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목회자가 부족한 현실과 현장의 교회교육의 질적 퇴보가 악순환 되는 목회 경험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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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장미래포럼)
▲기장미래포럼(이하 포럼)이 지난 5일 계룡스파텔 무궁화홀에서 '지속 가능한 기장교회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한편, 한 토론자는 기장 신학과 선교에 매료되어 신학교에 입학했다가 실망하여 사회운동으로 진로를 바꾼 여러 사례를 들며 신학생이 감소하는 현실은 기장 신학과 선교 노선이 보수화 되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하였다. 목회자 수급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보다 선명한 기장 교단만의 목회와 선교 노선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토론자들의 공감대를 얻기도 했다.

'마을목회와 농어촌교회'를 비롯한 '기장 선교 전략과 정책'의 토론 마당은 참가자들의 다양한 목회 경험을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각자의 경험을 나누는 가운데 한 참가자는 교인등록을 목표로 하는 타 교단의 마을목회 실패 사례를 들며 '우리 교단은 지역 주민을 선교의 행동 주체로 세우는 마을목회'의 중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도시교회와 농어촌 교회간의 연대와 교류, 공동 선교에 대한 사례들도 나누었는데, 기존의 농산물 판매에서 한 걸음 나아가 햇빛발전소 설치 등 생태 선교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총회 행정과 선교 전략 차원에서 우리 교단이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는 지점도 통렬하게 지적되었다. 디지털 위원회가 있지만 현실적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목회자들과 교회에 대한 정확한 자료의 분석 속에서 행정 체계가 작동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그룹 토론은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끝났다. 여러 주제를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토론을 해야 했던 탓에 미처 다 토론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쳐야 하는 아쉬움도 많았다. 그러나 저녁식사 후 다시 모여 참가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다수의 참가자들은 평등한 원탁 위에서 다양한 목회와 선교의 미래를 서로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된 것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한 자칫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총대 중심의 틀을 넘어, 30대부터 60대까지, 목사에서 장로까지, 서울에서 제주까지, 참가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배제되지 않고 경청될 수 있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고, 이러한 민주적인 방식의 원탁 토론이 자주 마련되기를 바라는 의견도 다수를 이뤘다.

포럼공동대표인 한문덕 목사는 이 날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전 시간 녹음된 열 개 그룹토의를 요약 정리하여 참가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5월 하순 경에 2차 포럼을 개최하여 1차 포럼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현장 목회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장 정책을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참가자들에게 공지하였다. 포럼의 모든 순서는 최연소 참가자인 정대위 목사(청주 광림교회)의 축도로 마무리 됐다.

이지수 기자 veritasnews2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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