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사랑의 지혜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고린도전서 2장 1-10절

설교문

[바울의 세계 : 로마제국]

우리가 바울의 편지들을 읽을 때, 그것이 살아 있는 말씀이 되려면 바울이 편지를 쓰는 교회의 상황과 그 교회가 처한 사회가 어떠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편지가 2023년 한국의 생명사랑교회 교인들에게 읽히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세운 교회 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를 박해하던 바울이 예수의 사도로 이방인을 위한 선교사가 되어 3차에 걸친 전도 여행을 할 때, 그가 갔던 곳들은 모두 로마 제국의 도시들이었습니다.

고대의 모든 제국은 엄청나게 넓은 땅을 다스리기 위해 강력한 힘으로 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국의 모든 시민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여러 장치를 두고 각종 이념을 선전합니다. 로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로마에 순종하는 민족과 나라는 관용을 베풀었지만, 저항하는 민족과 나라는 철저하게 파괴하고 약탈했습니다. 로마 제국은 고대 유럽 제국 중 거의 유일하게 상비군(25-35개의 군단)을 둔 제국이었으며, 초기에는 육군으로 시작하였으나, 나중에는 전문화된 해군과 육상 포병까지 갖추게 됩니다.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로마 사람들을 가리켜서 "무장할 준비를 하고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유대전쟁사). 유명한 역사가 타키투스는 로마가 어떤 제국이었는지, 브리튼 사람의 말을 통해 전합니다.

"복종과 굴복을 강요하는 [로마의] 압제를 벗어나려고 해 봐야 소용없어. [그들은] 이 세계의 약탈자들이야! ... 적이 부유하면 그들은 탐욕스러워지고, 적이 가난하면 지배욕에 사로잡히지. 동쪽도, 서쪽도 그들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어 ... 그들은 빼앗고 죽이고 수탈해 놓고 그것을 '제국'이라고 하지. 황무지를 만들어놓고서 그것을 '평화'라고 부르는 거야"(Agricola 30)

고대와 중세 유럽 사회에는 오늘날과 같이 공적인 시험을 통해 국가의 관료를 뽑는 방식의 제도가 없었습니다. 로마 제국에서는 후견인-피후견인 관계(Patron-client relationship)로 가장 꼭대기에서부터 밑바닥까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로마 황제를 정점으로 해서 완벽한 피라미드식의 위계질서로 이루어진 사회가 바로 로마였습니다. A가 B를 키워주고, 또 B는 C를 키워주는 형식인데, 이들 관계에서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모든 분야에서 작동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권력도 있고 돈도 많은 사람이라고 해 봅시다. 그럼 제게 많은 사람이 몰릴 것입니다. 저는 몰린 사람들의 청탁을 들어주고, 나는 그들을 통해 내 권력과 영향력을 확보합니다. 로마 황제라면 그 밑에 신하들과 로마 관리들이 있고, 로마를 후견인으로 하는 각 지역의 귀족들과 행정장관이 있고, 또 그 지역의 대중들이 있습니다.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관계는 때로 주인과 종의 관계처럼 보호와 종속의 관계였고, 때로는 서로 부족한 것을 물물교환하며 상호 이익을 채우는 관계이기도 했습니다. 바울이 살던 시대는 어느 한 사람도 따로 독립된 존재이며 내가 주인이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로마 황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후견인이자, 누군가의 피후견인입니다.

로마 황제는 정복 전쟁으로 얻은 모든 식민지에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하들과 관리들을 배치합니다. 제국의 도시 각 지역의 부자 엘리트들은 높은 사회적 지위와 특혜를 얻기 위해서 로마원로원과 황제에게 충성을 바쳤고, 아래 백성들의 신임을 얻기 위해 그들의 재산을 투자했습니다. 더 높은 자리와 더 많은 권력을 얻는 후견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피후견인을 거느려야 했고, 또 모든 피후견인은 강력한 후견인에게 더 큰 충성을 바쳤습니다.

[고린도 사회와 문화]

후견인과 피후견인 제도는 도시와 도시 사이에서도 이뤄졌습니다. 고린도는 펠로폰네소스 반도 동북쪽에 자리 잡은 오랜 도시로,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했고, 기원전 8세기에는 25만의 인구가 북적이던 국제 해양 도시입니다. 그런데 기원전 146년 로마 군인들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고, 폐허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기원전 46년경 쥴리어스 시저에 의해 재건되고, 로마의 그리스 식민 행정 구역인 아카이아 주의 수도가 된 뒤, 제국의 가장 강력한 도시 중 하나로 성장합니다. 바울 사도가 활약하던 당시 고린도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고, 온갖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과 각양각색의 문화와 종교가 몰려들었습니다.

나와 다른 남들이 가득했기 때문에 고린도에 사는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한 양보나, 공공을 위한 희생은 고린도에서는 결코 미덕이 아니었습니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한 각종 방법이 고안되었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들을 설득하는 수사학이 발달했습니다. 고린도는 다른 도시보다 더 로마에 충성하는 도시였기에, 로마에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신전과 황제를 드높이는 축제와 경기들이 거의 매년 벌어졌는데, 이런 경기들을 통해 경쟁과 승자독식의 문화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강자에게 굴복하고, 강자에 기대어 권력을 탐하고, 수사학을 동원하여 온갖 이득을 얻어내어 한껏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고린도의 일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고린도에서 가난한 것은 무지와 어리석음의 결과이고, 약함은 적절한 후원자를 찾지도 못하고 지혜롭지 못해 힘 있는 무리에 들지 못한 탓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빈부격차가 심했고, 조금이라도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면 더 높은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거나, 그 사다리에 올라야 한다는 열망에 잔뜩 사로잡혀 있던 도시가 바로 고린도였습니다.

고린도의 모든 이들은 로마 황제가 주는 혜택을 얻기 위해서 황제 숭배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고린도 시의 귀족들은 로마 황제의 이름들과 식구들의 이름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사용했습니다. 고린도 시장에서 통용되는 동전들에는 로마 황제들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고, 시의 중심가에는 아우구스투스와 그의 아들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고린도 시의 광장들에는 로마의 신을 숭배하는 신전들과 로마 황제들을 칭송하는 기념비와 비석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로마 제국 전 지역이 그랬듯이 고린도에서도 로마 황제는 신으로 숭배되었습니다. 로마 황제는 세상에 전쟁 없는 평화와 놀라운 기적을 가져왔다고 선전되었습니다. 황제에게 "하나님의 아들"(son of God), "구세주"(savior), "생명의 은인"(Benefactor), 고린도 시의 "후원자"(patron) 같은 명칭들이 붙여졌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 것은 바울 사도가 제국 전체에 퍼져 있는 교회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로마 제국이 사용하던 단어들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입니다. 우선 세상의 구세주로 받들어지던 로마 황제가 새롭게 취임을 하거나 탄생했을 때 쓰는 단어인 "복음"(euaggelion), 로마 황제에게 바치던 충성을 나타내는 "믿음"(pistis), 로마제국이 세계를 정복하고 지배하는 것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단어로서의 "의로움"(dikaiosynē), 로마 제국의 정복전쟁의 승리로 선전했던 "평화"(eirēnē)와 같은 단어들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 제국의 황제 숭배를 위해 사용되던 단어들을 노골적으로 가져와서 로마 제국의 질서에 저항한 사람들에게 부과되는 형벌, 즉 십자가 처형으로 돌아가신 예수에게 붙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마지막 때에 이 세상 나라의 모든 통치와 권위와 권력을 폐하시고, 그 나라를 하나님께 넘겨 드릴 것이라 말합니다(고전 15:24).

진정한 의미의 복음은 로마 황제가 취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하나님 나라이며,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이들을 너그럽게 봐주셔서 사랑으로 품으시고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신 분이시기에 이제부터 모든 이들은 로마 황제가 아니라 예수님께 충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바울의 신앙고백]

이런 맥락을 알고 오늘 우리는 오늘의 본문을 읽어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로 가서 하나님의 비밀을 전할 때에, 훌륭한 말이나 지혜로 하지 않았습니다."(고전 2:1)

여기서 "훌륭한 말"이나 "지혜"란 바로 고린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써먹었던 사탕발림의 수사학, 경쟁에서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 고안된 방법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런 방식으로 말하거나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어서 또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 밖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습니다."(고전 2:2)

이 말은 로마 제국의 선전술과 그 시대의 풍조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로마 제국 사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거부하고 로마 제국에 의해 처형당한 사람, 그것도 로마 제국의 모든 질서와 체제에 저항하는 이들에게만 행해졌던 십자가에 달린 예수만을 생각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계속 바울 사도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는 약하였으며, 두려워하였으며, 무척 떨었습니다. 나의 말과 나의 설교는 지혜에서 나온 그럴 듯한 말로 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나타낸 증거로 한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숙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지혜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지혜는, 이 세상의 지혜나 멸망하여 버릴 자들인 이 세상 통치자들의 지혜가 아닙니다. 우리는 비밀로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시려고, 영세 전에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이 세상 통치자들 가운데는, 이 지혜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이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고전 2:3-8)

바울 사도는 하나님 앞에서 매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선포합니다. 그는 자신의 설교가 사람의 지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드러낸다고 말합니다. 고린도 교인들의 믿음 즉 충성이 로마 황제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한 경쟁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에 바탕을 둔 충성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 이 세상 통치자들은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며, 이 세상의 지혜나 멸망하여 버릴 자들인 이 세상 통치자들이 떠벌이는 지혜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 사도는 이 세상의 지혜라고 불리는 로마 제국의 통치술과 사회적 체제에 맞서 십자가에서 달리신 예수를 통해 알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대조하고 있습니다. 로마가 자신을 선전하기 위해 써먹었던 모든 용어를 다시 나사렛 예수에게 적용하면서 무엇이 참된 소식이고, 무엇이 진정한 평화이며, 무엇이 올바른 믿음인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고백]

자! 이제 그럼 우리의 시대로 와 봅시다. 오늘날 세상은 어떤 지혜를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습니까? 오늘날은 무엇이 신의 자리에 올라가 있나요? 무엇이 맘대로 법을 주무르고, 무엇이 법 위에 군림하면서 자기가 정의라고 말하고 있나요?

오늘날 사회에서도 권력의 상층부로 가면 갈수록 후견인과 피후견인 제도와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돈 있는 사람들끼리, 힘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또 서로 충성을 맹세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처럼 자본과 권력이 유착되어 법 위에서 법을 우습게 여깁니다. 힘 있고 돈 있는 이들은 법을 어겨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고,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면 도리어 압수수색을 당하는 형국입니다. 이들은 법 위에서 법을 주무르며 다수가 고통을 받든지 말든지, 나라꼴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합니다.

윗물이 맑지 않으니 아랫물도 탁하기는 마찬가지인데, 돈이 전부이고, 힘센 자가 승리하는 세상에서는 공정과 상식은 온데간데 없고, 치고 박고 싸우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든 성공의 사다리에 올라타려는 악다구니만이 가득합니다. 그 사다리에 올라타려고 온갖 지혜를 짜내고, 온갖 방법을 쓰면서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들을 어리석게 봅니다. 바보 취급을 합니다.

오늘날도 고린도 사회와 비슷한 모습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그런 세상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에 교회 내부도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고린도 교회 안에도 누구를 후견인으로 삼을까를 생각하면서 경쟁적인 파벌이 형성되었고(1:10-4:21), 어떤 남자는 자기 아버지의 아내 즉 계모와 동거를 했으며(5장), 교인들끼리 다투다가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세상 법정에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6:1-11), 몸을 파는 여인과 동침하면서도 어떤 거리낌도 없고 또 그것이 진짜 자유로운 인간의 삶인 것인양 선전하는 일(6:12-20)까지 벌어졌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어떻습니까? 세상 사람들보다 더 영악하고, 더 욕심 사납고, 더 양보할 줄 모르고, 자신들만의 카르텔 속에서 성을 쌓고 지내는 모습들이 정말 많이 보입니다. 비종교인들이 보는 개신교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다른 종교나 비종교인들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이고, 둘째는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입니다. 고린도 교회에 고린도 사회의 잘못된 문화가 들어와서 문제를 일으켰듯이, 오늘날 교회도 신앙인들이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말은 신앙인처럼 하는데 사는 것은 일반 사람과 똑같다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는 더 심해서, 가면 갈수록 이제 개신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 사랑]

그럼 오늘 우리가 세상에 드러내야 할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 무엇일까요? 바울 사도는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세상의 통치자들 가운데는 이 지혜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의 통치자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이지요. 자본과 권력이 신의 자리에 있고, 모든 이가 경쟁 속에서 그 자리로 오르는 사다리에 올라타려고 발버둥 칠 때, 거기에는 하나님의 지혜가 없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했고, 바울 사도는 가장 좋은 은사가 사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자기보다 먼저 형제자매와 이웃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모르는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 바로 사랑으로 섬기는 지혜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바울 사도를 닮아 오로지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 한 분만을 제대로 알고 따르겠다고 작정했다면 우리 또한 자신을 덜어내고 내어주는 섬김의 사람,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경쟁의 사다리에 먼저 오르려는 태도는 결국 치고박고 싸우다 서로 상처를 주고 다 함께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예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서로 둘러앉아 서로 도우며 서로 섬기는 것만이 모두가 사는 길이요, 그것도 더 잘살게 되는 길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살기 어려운 곳이 되어가나요? 살기 좋은 곳이 되어가나요? 점점 더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힘 있는 자가 더 세도를 부리고,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도 그렇습니다. 검찰 총장 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야 아무 문제가 없지만, 검찰 세력들만이 윗자리에 앉아 모든 분야를 좌지우지하려고 하기에 지금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이 사회가 엉망진창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절 셋째 주일입니다. 우리는 예배를 시작하면서 나눔의 촛불을 켰습니다. 지난주는 회개의 촛불이었습니다. 황은영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교만과 잘못된 판단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회개한 우리가 이제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사랑의 나눔입니다.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남을 정죄하지 말고, 먼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에서 가장 높은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사랑의 눈으로 상대를 보아야 합니다. 사랑의 눈으로 보면 예쁜 것만 보입니다. 다른 것에 능숙해도 사랑에 실패한다면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습니다. 바울 사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 분밖에는 그 어떤 것도 알지 않겠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그가 가진 모든 사람의 지혜, 수사적 달변과 높은 지식과 단련된 믿음의 열정을 가지고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냈고, 성령의 깊은 경륜을 밝히는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아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저와 여러분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자요, 그가 세상의 구원자라고 고백하고, 예수의 삶을 따르는 것이 기쁜 소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지혜는 사랑과 나눔, 섬김과 헌신에서 밝게 드러나야 합니다. 그밖에 어떤 것도 우리에게는 소용없습니다. 이 세상 통치자들은 전혀 알 수 없는 그 지혜를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시고, 그래서 이 세상은 알 수 없고 줄 수도 없는 주님의 평화를 맛보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세상을 보면 만족함이 없습니다. 답답합니다. 걱정도 됩니다. 거기에서 성공하려고 몸부림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시들어가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아기 예수께서는 사랑을 주시려 세상에 오셨고, 힘을 경계하라고 강보에 쌓여 구유에 누이셨건만, 세상은 아직도 지배하고 억누르고 미워하고 싸우는 소식들이 가득합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하늘의 지혜를 허락하셔서 어둡고 무지한 세상에서 밝은 빛으로 살게 하여 주소서. 헛된 것에 집착하지 말고 놓아두어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소서. 서로 나누고 서로 아끼는 사랑 속에서 참된 기쁨을 누리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주님을 찬양합니다. 어둠이 깊어가는 때에 촛불 하나 밝히고, 우리 곁으로 오신 주님을 깊이 생각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먼지투성이 마음, 욕망의 거미줄로 얽히고설킨 생각을 말끔히 풀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의 잡동사니로 가득했던 우리 가슴을 비우시고, 생명의 향기가 피어나게 하신 것 또한 감사드립니다. 주님! 주님을 기다리는 이 계절에 다시 한번 빛으로 오셔서 우리 양심에 하늘의 불을 붙여 주소서. 우리가 오늘 거룩한 주님 앞에 나올 때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정성을 드립니다. 받으시고 교회와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여 주소서. 우리의 삶과 마음을 드리오니, 이 땅에서 하늘 시민으로 살려는 우리에게 하늘의 참된 평화와 지혜를 내려 주소서. 우리가 잘못한 모든 것들을 고쳐 나가고, 주님으로부터 새로운 힘을 얻어, 우리에게 주어진 삶들을 거뜬히 살아가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사역인 생명, 평화, 정의를 이루게 하소서. 날마다 새로운 맘으로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삶이 되며,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 더욱 순결하고 더욱 경건한 삶으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하늘의 지혜를 사모하십시오. 이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말고, 사람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시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 축도

여러분 위로 아름다운 성령의 바람이 불기를,

여러분 곁에 약동하는 생명의 영이 계시기를,

여러분 안에 따스한 온기와 치유하는 숨결이 있기를,

여러분 둘레에 활기찬 웃음과 함께 맞잡은 손길들이 있기를 빕니다.

이제는 지난 세월을 지켜 주신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은총이 이 세상 통치자들은 모르는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살아가는 생명사랑 모든 믿음의 지체들 위에, 함께 예배하고 선교하는 전국의 모든 성도 위에 지금부터 영원까지 함께 하시길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