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보수적 교회, '반인권'이 당연한 듯 통용돼"

NCCK 인권센터, 한국교회 인권운동 50주년 1차 인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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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NCCK 인권센터가 한국교회 인권운동 50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1차 인권 포럼이 7일 오후 3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NCCK 인권센터가 한국교회 인권운동 50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1차 인권 포럼이 7일 오후 3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NCCK 인권센터 이사), 김민아 집행위원장(기독교사회연대회의)이 각각 '그리스도교 신학과 인권운동' '기독교사회선교와 인권운동'을 주제로 발제했다.

첫 번째 발제자 최형묵 목사는 "한국교회 인권 운동 50년을 이야기할 만큼 한국교회의 인권운동의 전통은 결코 빈약하지 않다"며 인권 운동의 기원을 1960년대말 민중의 생존권과 정치적 권리가 제약받고 있던 시절 이를 위한 교회의 헌신의 역사를 들었다.

그는 이어 "더 멀리는 3.1 운동과 근대적 계몽운동 등의 역사를 환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인권 또는 인권운동이라는 인식을 언제부터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는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오늘날 인권동이라 부르는 범주 내에 있는 여러 활동에 참여한 전통의 역사가 결코 일천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인권에 대한 한국교회의 신학적 인식의 지표로는 1973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1974년 「한국 그리스도인의 신학적 성명」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때그때마다 긴박한 상황 가운데서 선포된 선언서들은 한국교회의 인권 인식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유산들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그 인권운동의 결과로 한국의 고유한 신학으로서 민중신학을 형성한 만큼 인권에 대한 신학적 성찰의 바탕이 허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한국교회 인권운동에 대한 신학적 성찰에 관한 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인권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역사적 유산과 신학적 바탕이 빈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권에 대한 신학적 담론의 형성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라며 "그러기에 교회 안에서 인권 인식은 여전히 커다란 과제로 남아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보수적 교회의 반인권적 행보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보수적인 교회 안에서는 여전히 '반인권'이 당연한 듯 통용되고 있다"며 "인권은 복음과 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상당히 유포되어 있다. 근래 성소수자의 권리를 둘러싼 논쟁에서 이러한 현실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는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는 능력을 회복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과제 앞에 처해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발제한 김민아 집행위원장은 기독교 인권운동의 과제를 논하며 "2023년 현재, 국가보안법을 비롯해 한국의 진보적 사회운동을 가로막는 장벽들이 여전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리고 여전히 일반 사회운동에 비해 기독교 사회운동이 상대적 자율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구조적·형식적으로나마 다양한 목소리가 사회에서 발언되고 수용될 수 있는 정치적·문화적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면 기독교 인권운동의 자리는 무엇이고 그것의 기반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며 "종교를 비정치적 영역으로 간주하고 그에 기초해 서구의 보편적 인권 사상에 호소하는 운동은 여전히 효과적인가?"라고 반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는 송기훈 영등포산업선교회 사무국장, 존스 갈랑 오산이주민센터 노동상담소장, 이은재 기독교반성폭력센터 활동가, 이동환 한국교회를 위한 퀴어한 질문 큐앤에이 사무국장, 유진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이종건 옥바라지선교센터 활동가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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