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거룩한 영을 만나는 자리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설교문

학개서 1장 1-10절, 고린도전서 3장 16-17절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8회 총회를 다녀와서]

지난 19일 화요일부터 21일 목요일까지 우리 교단의 108회 총회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매년 9월이 되면 각 교단은 총회를 열고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한 해의 목회와 선교를 계획하고 논의합니다. 각 교단의 총회는 한국개신교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또 개교회의 목회에 큰 방향을 제시하기에, 교계 언론사들이 주목할 뿐만 아니라, 교단에 속한 개교회들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올해 우리 교단은 새역사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바쁜 나날을 보냈고, 이제 총회 이후 다시 새로운 70년을 기대하며 첫발을 디디게 됩니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생명·평화·선교 공동체"(사 11:1-9, 롬 12:1-2, 요 4:23-24, 시 85:7-13)입니다. 교회는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요, 흩어져 선교하는 곳인데, 이번 주제는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합니다. 새 역사를 열어가면서 교회가 어때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짚어낸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있는 그대로 "영과 진리로 예배하고, 생명과 평화로 선교"하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은 언제나 인간의 헤아림과 논리를 넘어섭니다. 요한복음서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영은 자유롭게 부는 바람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우리는 예기치 않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역을 기대하면서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꿈꿀 수 있고, 답답한 현실의 벽 속에서도 새로운 상상력을 지닐 수 있습니다. 때로 자유롭게 부는 바람과 같은 영으로 인해 무질서도가 급증하여 혼돈에 휩싸일 때가 있는데, 그때 우리는 진리이신 예수의 가르침으로 중심을 잡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과 "(예수님의) 진리"로 예배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기후재앙은 모든 생명체의 안전과 목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홍수, 모로코 지진, 캐나다 산불, 중국의 태풍, 미국의 허리케인 등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기후 재난 한 가운데서 목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기후 재난 시대에 "생명"은 모든 피조물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온갖 분열과 갈등으로 너무나도 어수선합니다. 서로 편을 가르고 상대를 비난하는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묻지마 폭행"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남북한 갈등은 고조되고,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세계는 새로운 냉전 시대가 도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평화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됩니다.

이럴 때 교회는 상처 입은 세상, 외롭고 지친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야 하고, 거친 풍랑 속에서도 편안한 잠을 주무셨던 주님처럼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믿음으로 무게 중심을 잡고, 침묵으로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경청하면서 고요하고 차분하게 정돈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설교는 총회 참석 보고를 드리면서 오늘날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목회와 선교의 자리는 어디여야 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총회 참석의 유익과 희망]

저는 지난 103회 총회부터 시작해서 이번에 다섯 번째로 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총회에 참석하면 얻는 유익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회의 석상에서 논의되는 보고와 안건처리를 통해 우리 교단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총회 주제해설집과 같은 신학적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이른 아침에 진행되는 강좌들을 통해 목회에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날 오전에는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가 오셔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4"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책으로도 출간된 이 주제는 코로나 19 이후 한국교회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변화되는 상황에서 목회는 어때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현재 속도로 가면 한국개신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로 감소하고, 현장 예배 및 온라인 예배와 각종 목회 사역도 점점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정체성을 지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교인은 개신교인 전체의 절반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기존 교회를 더욱더 약하게 할 것입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의 신앙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약화 되어서, 현재 명목상 그리스도인이 10명 중 4명입니다. 교회를 다니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교회 내에 39.5%나 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급속하게 고령화되어서 젊은이들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헌신하는 교인은 줄고, 손님처럼 대접받고자 하는 교인들이 늘어나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교회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녀야 합니다. 사람 많고 충성심 높던 예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노인 목회 프로그램, 가나안 신도의 증가에 따른 온라인 목회 지속, 소그룹 활성화를 통한 교인들의 외로움 치유, 교육 중심의 목회를 통한 신앙 강화와 명목상 교인 줄이기, 부모 교육을 통한 신앙의 전수,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과 세대별 리더십의 확충" 등입니다. 이런 특강을 들으면서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목회와 견주어 보고, 잘하고 있는 지점과 부족하고 아쉬운 지점들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또 주목해 볼 만한 것들로는 한신대학교 발전을 위한 거제도 땅의 개발에 대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 한신대 신대원 기숙사 리모델링이 완공되어 목사 후보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 점, 서대문 총회교육원 자리에 서게 될 장기 전세 주택의 설계도가 나와서 진행되고 있는 점, 화해와 평화 교회 건축을 위한 200분의 1 헌금안이 통과되어 새역사 70주년 기념으로 통일을 기대하며 교회를 세우는 데 힘을 보태게 된 것, 우리 교단의 장기적인 신학과 목회 방향을 제시하는 제7문서가 나왔다는 것, 교회와 사회 위원회와 평화통일 위원회를 중심으로 현 정권의 퇴행을 규탄하고 퇴진 운동을 천명한 점입니다.

이 중에서 7문서의 등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987년 72회 총회에서 선택한 5문서 이후 36년 만에 나온 것이고, 앞으로 교단에 속한 모든 교회의 목회 정책과 방향에 있어서 하나의 기준을 될 수 있는 문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서는 다양한 의제를 중심으로 교회가 어때야 하고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잘 설명합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우선 교회는 죄악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세상의 복된 소식, 구원의 소식을 전해야 하는 공동체이며, 분열과 갈등이 있는 곳에 나아가 화해의 사역을 해야 하는 공동체이며,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과 연대하는 공동체여야 함을 말합니다. 이 문서는 교회가 차별 없는 사랑의 공동체로서 여성과 이주민, 장애인, 세대와 연령, 사회적 소수자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면서 지극히 작은 한 사람에게 관심을 두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기후 위기와 생태적 전환, 과학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혁명, 불평등의 극복과 경제정의 실현, 한반도 평화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회 방향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이유로 고통을 당하는 모든 이웃과 창조 세계에 대하여 예수님의 마음을 품을 것을 우리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도 이 문서를 꼼꼼히 살핀다면 앞으로의 목회의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추후에 목회운영위원회가 이 7문서와 <한국교회 트렌드 2024>를 참고하여 우리의 목회 비전을 만들어가도 좋을 것입니다.

[총회 때마다 아쉬운 점들]

이 밖에도 총회에서 얻는 유익들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나 아쉽고 답답한 것들도 있습니다. 첫째는 어떤 사안을 두고 토론과 논쟁을 하면서 드러나는 총대들의 신앙 수준이 매우 낮아 보일 때입니다. 지난해 총회와 올해 보고한 통계 자료를 비교해 보면, 우리 교단의 교인이 6,578명이 줄었습니다. 현재 20만 조금 넘어가는데, 이것은 70년대 수준입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 교단은 점점 왜소화되고 있습니다. 교인이 교회에서 떠나가는 현상은 지금 개신교 전체의 일이기도 합니다만, 우리 교단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개신교의 퇴화 현상은 개신교인들이 지닌 상식과 문화의 감각, 삶의 모양이 사회보다 뒤처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한편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해석과 삶의 적용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은 교회에서 뛰쳐나가고, 더 깊은 신앙의 진리를 알고자 하는 이들이 교회로부터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총회에서도 발언하는 총대들 중 몇몇은 어김없이 성서 문자주의에 갇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서가 쓰인 시대와 문화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성서의 말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여 하나님 말씀이 빵이 아니라 남을 비난하고 정죄하는 돌이 되게 만드는 그런 해석과 낡은 관습을 그대로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성 인지 감수성도 떨어지고, 젠더 이론에 대해서도 매우 무지합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금 신학의 현대적 해석과 신앙 교육 및 신학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마음에 되새겨 보게 됩니다. 제가 9월부터 연세대학교 1학년 학생들이 교양 필수로 들어야 하는 "기독교와 현대사회"라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50명의 학생이 있는데, 그 중 30명은 그리스도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학생들입니다. 수업을 마치자 한 학생이 제게 와서 질문을 했는데,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교수님! 성경이 뭔가요?" 제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자, 이어서 또 물었습니다. "그러면 복음서란 또 뭔가요?" 이렇게 현재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교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종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교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종교를 갖지 않는 무종교인들이 다수가 되어갑니다. 이제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교는 점점 소수의 종교가 되어갈 것입니다. 이런 사회가 될수록 그리스도교 신앙의 내용과 그리스도교의 진리에 대해서 바르게 알고 실천하면서 전해 주는 사람이 더욱 필요해 집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세상보다 앞서가는 교회는 살아남을 것이지만, 세상보다 뒤처지는 교회는 결국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총회에 올 때마다 확인하게 되는 것은 신학의 내용에 대해서 무지하고, 세상의 변화에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총대들과 교회들의 모습입니다.

이번 총회에서 저도 발언을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총회는 각 위원회가 계획한 사업들을 하도록 허락하고 그에 따른 재정을 배분합니다. 각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올린 예산을 합치면 2억 7천만원이 넘는 돈인데, 실제로 총회가 가용할 수 있는 돈은 2천 700만원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부가 이 적은 돈을 가지고 각 위원회에 배분하려다 보니 요청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돈을 주게 되고, 각 위원회는 이 예산으로 무슨 사업을 하느냐고 불평불만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전체적인 어려움 외에 재정부가 배분한 예산을 보면 재정부가 생각하는 사업의 우선 순위가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양성평등위원회나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같은 위원회는 매우 적은 예산이 책정되는 일이 매년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들이 우리 교단의 성 정의가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단면적으로 드러내게 됩니다.

어떤 사안을 두고 생각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다른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를 과거로 낡은 습관으로 퇴행시키는 것이라면, 그리스도교 정신에 위배 되는 것이라면 이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참되고 착하고 아름답고 거룩한 곳이어야 합니다. 보고 배울 것이 있어서 민주 시민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앞서 나가는 곳이 될 때만이 다시 부흥의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룩한 성전을 지으라]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 성서의 본문은 학개서입니다. 예언자 학개는 주님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선포합니다.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베어다가 성전을 지어라. 그러면 내가 그 성전을 기껍게 여기고, 거기에서 내 영광을 드러내겠다. 나 주가 말한다. 너희가 많이 거두기를 바랐으나 얼마 거두지 못했고, 너희가 집으로 거두어 들였으나 내가 그것을 흩어 버렸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나의 집은 이렇게 무너져 있는데, 너희는 저마다 제집 일에만 바쁘기 때문이다."(1:8-9)

예언자 학개는 주님의 집이 무너져 있는데도 거들떠보지 않고 자기 집만 챙기는 백성들에게 경고하면서 그동안 삶이 곤궁했던 이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재산이 모이지 않고 소출이 적었던 이유가 바로 주님의 집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적용해서 교회를 짓는 데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전을 지으라"는 명령은 사적 욕망의 추구를 멀리하고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가르침이 온 땅에 퍼지도록 하라는 명령입니다. 편견이 가득한 개인의 생각이나 판단이 아니라,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보편적 안목에 의지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알고 계시듯, 바울 사도는 바로 우리들 자신이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이라고 말합니다. 고대 사회 공간의 종교에서는 건물로서의 성전이 중요하고, 하나님의 뜻을 더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었고, 신앙의 백성을 이어주는 곳이었다면, 오늘날 영과 진리로 어느 때이든지 예배할 수 있는 시대 우리가 바로 거룩한 하나님의 집이 됩니다. 따라서 학개 예언자의 말에 순종하여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참된 신앙인이 되고, 온전한 하나님의 집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바로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분의 말씀은 귀로 들을 수 없고, 그분의 몸을 두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하나님의 거룩한 집인 우리를 보고, 우리의 말과 행실을 보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설교 제목을 "거룩한 영을 만나는 자리"라고 달았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어디에서 성령 체험, 거룩한 영으로 충만한 체험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느 자리에서 거룩한 영을 만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반대로 우리는 어디에서 거룩한 영을 체험해야 할까요? 자기 집을 수리하고, 자기 관심사와 욕심이 가득한 곳에서 거룩한 영을 만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거룩한 영을 우리들의 욕심을 채우는데 사용한다는 것은 그 말 자체로 모순입니다. 사적 욕심과 욕망이 가득한 것을 두고 거룩하다고 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깊은 기도 속에서 거룩한 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 세계 안에서 놀라운 신비체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들에 핀 꽃 한송이에서 솔로몬의 부귀영화보다 더 깊은 아름다움을 보신 예수님처럼 사실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사실 우리는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갈등과 분열, 증오와 다툼이 가득한 곳에서 화해가 일어나고, 용서가 베풀어지며, 진정한 회심과 삶의 변화가 나타날 때 우리는 거기에서 거룩한 영을 만나게 됩니다. 말씀을 연구하고 깊이 묵상하다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마치 눈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 우리는 거룩한 영께서 우리를 비추셨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와 이웃을 위하여 내 것을 내어 주었을 때,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의 마음이 일어날 때, 너무 지쳐서 쓰러질 때에도, 앞이 캄캄하여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을 것 같을 때도 우리는 거룩한 영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세상은 넓고 주님께서는 언제는 일꾼을 찾으십니다. 우리 자신의 일상에서, 교회에서, 한국 개신교계에서, 이 땅에서 거룩한 영의 부르심을 받고, 그분의 이끄심에 따라 우리가 맡아야 할 많은 사역이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기도하시면서, 주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잘 듣고 받으시길 빕니다. 주님은 말씀에 순종하여 사명을 잘 감당하려는 이들을 찾으시고, 또 만나러 가십니다. 저와 여러분이 오늘 이 시대에 주님의 일꾼으로 서고자 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거룩한 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내가 내일에만 몰두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집을 세워가고 주님의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주님께서는 여러분들을 만나실 뿐만 아니라 많은 것으로 보답해 주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주님과 함께 주님 앞에서 주님의 일을 해 나가는 여러분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가시는 곳마다, 머무시는 곳마다, 하시는 일마다 그 모두가 거룩한 영을 만나는 자리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주님은 온 세상의 창조주이십니다. 주님은 모든 생명의 주관자이시며 역사를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인류는 모두 제집만을 가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보지 않고, 고개를 들어서 이웃을 살피지 않고, 고개를 들어서 형제자매를 돌보지 않습니다. 온전히 자기에게만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자기를 위해 줄곧 애를 쓰지만 바로 그 때문에 오히려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고, 그래서 주님께서 허락하신 풍성한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를 이 어리석음으로부터 구원해 주소서. 주님의 백성인 우리가 먼저 올바른 정체성을 회복하게 하소서. 모여 예배하고 흩어져 선교할 때, 주님의 형상을 온전히 드러나게 하소서. 우리의 예배와 선교가 주님께 영광이 되길 원합니다. 우리의 예배와 선교를 통해 주님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우리가 예배하며 주님을 송축하고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지난 11년의 세월을 지켜 주시고,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한없는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삶의 곤경을 헤쳐 나가도록 하시고, 시련 속에서 인내를 배우게 하셨습니다. 믿음의 형제자매들의 소중함을 알게 하시고, 신앙공동체 안에서 서로 의지하게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얻는 깨달음들과 일상의 삶을 살아내면서 누리는 주님의 선물이 참으로 고귀합니다. 거룩한 영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이뤄낸 선한 사역들에 감격하고 감사하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 시간 주님께 예물과 함께 우리 자신을 드립니다. 받아 주소서. 오늘 예배를 통해 얻은 하늘나라의 기쁨과 소망을 잘 간직하겠습니다. 바쁜 세상에서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평안을 누리며, 주님께서 감당하라 명하신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여러분의 눈은 하늘을 향하십시오. 여러분의 귀는 말씀을 향해 기울이십시오. 여러분의 손은 이웃과 형제자매들을 도우십시오. 여러분의 가슴은 모든 존재들을 향해 활짝 여십시오. 그렇게만 한다면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든 거룩한 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 축도

이제는

여러분들의 이름을 불러 주시고,

나무가 자라고 계절이 변하는 동안 여러분을 붙잡아주시는

위대하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따듯한 기운으로 여러분들을 치유하고

언제나 여러분들을 응시하며

참된 평화 주시기를 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새롭게 피어나는 작은 꽃들의 싱그러움으로

여러분들의 영혼을 새롭게 하시며,

강한 능력으로 여러분의 그늘진 삶에 햇살이 피어나게 하시는

성령님의 감동 감화가

어수선한 세상, 헛된 유혹과 시련에 휘둘리지 않고,

올곧게 주님의 길을 걸어가려는 생명사랑교우들과

전국의 모든 성도들과 구원을 갈망하는 모든 피조물들에게

지금부터 영원까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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