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OTT 플랫폼 시대 흐름에 뒤쳐진 한국교회

주재원 교수, "교회 콘텐츠 더 세분화 되고 다양화 돼야"

OTT
(Photo : ⓒ<쫗은나무> 캡처)
▲주재원 교수(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가 지난 29일 'OTT 플랫폼 시대와 교회'라는 제목의 글을 <좋은 나무>에 기고했다.

주재원 교수(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가 지난 29일 'OTT 플랫폼 시대와 교회'라는 제목의 글을 <좋은 나무>에 기고했다. 주 교수는 이 글에서 플랫폼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고 있는 교회의 현실을 우려하며 "OTT 시대 교회의 콘텐츠는 이보다 더 세분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일상화 되면서 사회 ·문화 영역이 급속도로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교회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원인으로 세속 문화에 대한 교회의 성속 이원론적 접근을 들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기독교계가 고수해 온 반미디어(anti-media) 입장에서는 TV, 영화, 대중 음악, 게임, 인터넷 등의 미디어가 그 자체로 악(惡)으로 여겨지곤 했다"며 "그러다 보니 교회의 외형과 교인의 수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딱히 기독교 문화 콘텐츠라고 할 만한 것들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주 교수는 OTT 미디어의 등장에 대해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된 언택트 문화는 사적 영역을 강화함으로써 개인의 욕구를 보다 세분화하고 구체화한다"며 "방송의 시대에서 협송의 시대로의 전환에서 진일보하여, 이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용자가 원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맞춤형 콘텐츠 시장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성 세대와 달리 MZ 세대로 불리는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상품과 영상 콘텐츠를 골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관여로부터 자유롭고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들이 기존의 방송 대신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뒤늦게 시작된 기독교 콘텐츠 실태에 대해 "보편성이라는 개념은 점차 희박해지고, 취향은 더욱 세분화되며, 언택트 문화로 인해 개인 간의 관계도 점차 느슨해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교회들이 그리고 있는 자화상은 한 마디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라고 평가한 주 교수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어떤 수준에 도달하기엔 갈 길이 멀다"고 주장했다.

OTT 플랫폼에 익숙한 세대를 위해 교회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주 교수는 "방송의 시대에는 카리스마 있는 목회자의 설교만으로도 교회를 움직일 수 있었다. 이후 협송의 시대가 되면서 성도들의 세분화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자훈련이나 양육 과정이 도입됐다"며 "이제 OTT 시대 교회의 콘텐츠는 이보다 더 세분화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교회는 다양성을 존중할 뿐 아니라 그것을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거부한다면 10년 후의 교회에서는 다음 세대를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지수 theworld@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