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올해 사순절, 퇴행하는 대선으로 특별한 때 될 것"

21일 NCCK 사순절 메시지 발표

NCCK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이홍정 NCCK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장만희 사령관, 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가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활절 맞이를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사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이날 사순절 메시지에서 올해 사순절은 퇴행하는 대선으로 이해 "매우 특별한 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CCK는 먼저 "지금은 '괴로운 결단'의 때다. 기독교 전통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생애, 수난과 죽음, 부활과 재림은 지구생명공동체의 구원과 해방을 위한 하나님의 역사개입의 과정을 보여주는 특별한 때, '카이로스'다. 카이로스로 점철된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적 존재 자체가 구원과 해방의 복음이 됐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구현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님의 때를 성찰하며, 회개와 갱신을 통해 값비싼 친교와 공동의 증언의 자리로 나아가는 영적 순례와 신앙적 결단의 때"라며 "이 사순절 기간에 우리는 죽음의 잔을 앞에 두고 고뇌에 찬 결단의 때를 통과하고 있는 역사적 예수의 존재를 만나게 된다.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다', '내가 이를 위하여 이 때에 왔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구원과 해방의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하는 한 알의 밀과 같은 자신의 운명 앞에 괴로움을 토로했던 역사적 예수의 현존은, 지금 여기 '괴로운 결단'의 자리에 서 있는 우리를 수난 받는 사랑으로 보듬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생명공동체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역사 속에서 위기는 반복되어 왔지만, 지금 당면한 코로나19 위기와 기후위기, 정의의 상실과 인간성 파괴의 위기, 주권재민의 민주 역사를 퇴행시키는 권력의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생명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하나님의 특별한 구원과 해방의 손길이 필요한 때"라며 "'이 때'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이 위기 속에 있게 하셨다. 우리가 하나님의 구원과 해방을 구현하는 손과 발이 되어야 하는 위기의 현실은 우리에게 심히 '괴로운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NCCK는 또 "지금의 위기는 '내 것'을 차지하고자 하는 탐욕의 '금 긋기'에서 시작됐다. 이 위기의 극복은 이웃과 자연을 위해 나의 경계를 열어주는 '괴로운 결단'에서 시작돼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오늘의 살림과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을 염려한다면, 생명의 모판인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부요하고자 한다면, 하나님께서 만인에게 베푸시는 일용할 양식의 은총을 위해 자신의 녹슨 곳간을 비우고 나눠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정의롭고자 한다면, 공적 영역을 사유화하고 편법으로 공적 자산을 탈취한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면서 회복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진정으로 존경받고자 한다면,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보고 비판하기 보다는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먼저 보고 회개해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한다면,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먼저 남을 대접해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크고자 한다면 남을 섬겨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한다면 꼴찌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받고자 한다면, 자신을 미워하는 자들을 환대하고, 자신을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하며, 자신을 모욕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끝내 원수까지 사랑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이 '괴로운 결단'을 위해 자신을 비우고 행동해야 할 '이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사순절은 극한 대립 속에서 퇴행하고 있는 대통령선거로 인해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때가 될 것이다. 총체적 생명위기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 위에 서서 선택하고 결단해야 하는 하나님의 때가 될 것"이라며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시대의 십자가를 놓으신 동시에 우리의 바른 선택과 결단을 위하여 십자가의 죽음 앞에서 '괴로운 결단'을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셨다. 십자가의 죽음 앞에서 심히 괴로웠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이 때'를 결단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신앙적 결단과 선택 속에서 구체적으로 경험되는 사순절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