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은둔형 종교마을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그곳에서 무슨 일이?

2일 기준 374명 무더기 확진 판정, ‘비성경적’ 집회 꾸준히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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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충남 천안시 광덕면 지장3리 회개마을에서 코로나19 집단확진자가 200명 넘게 나왔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글로벌회개영성교회는 이전부터 이단성을 지적 받은 곳으로 파악했다.

충남 천안의 한 종교시설 기반 마을 공동체에서 코로나19 집단확진자가 200명 넘게 나왔다. 그런데 이 종교시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문제점이 지적된 곳으로 파악했다.

집단확진 진원지는 충남 천안시 광덕면 지장3리 회개마을. 이 마을은 천안에서도 외진 곳으로 , 주민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생활을 해왔다.

회개마을에선 지난달 21일 첫 확진자가 나왔고, 이에 천안시는 이동선별검사소를 설치해 마을 거주 주민 427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11월 23일 하루에만 208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던 주민들 중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천안시 동남구 보건소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 기준 회개마을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374명에 이른다.

천안시는 집단생활을 코로나19 무더기 집단확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달 23일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마을 내 종교시설을 기반으로 기도시설을 통한 예배, 경로시설 이용, 김장 등 공동생활을 통하여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낮은 백신접종률도 집단 확진을 부추겼다. 확진자 중 상당수가 백신 미접종자라는 게 천안시의 설명이다.

집단확진 진원지인 회개마을은 글로벌회개영성교회 신도들의 집단 거주지다. 그런데 이 교회와 담임목사는 이전부터 ‘눈 찌르는 안수'로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는 지난달 26일 오전 이곳을 찾았다. 교회는 마을 중심에 자리해 있고, 신도들은 교회 인근에 있는 주택 10개 동에 살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탓에 분위기는 한산했다.

이 교회는 1992년 박아무개 목사가 개척했다. 한 개신교계 매체는 2011년 1월 이 교회를 "초대교회의 모습을 재현하며 한국교회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목사의 어록을 살펴보면 그가 문자주의적 신앙에 집착한 점도 엿보인다. 이 교회 홈페이지에 박 목사는 "성경은 자기 속에 있는 영이 본체에게 영감을 받아 해석하지만 잘 못 풀면 죽는다. 그대로 믿어야 한다", "성경은 해석하는 게 아니라 믿는 것이다. 하라는 것 하고, 하지 말라는 것 안하고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죄가 제일 겁내는 게 회개" 등의 어록을 남겼다.

비성경적 집회에도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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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충남 천안시 광덕면 지장3리 회개마을에서 코로나19 집단확진자가 200명 넘게 나왔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글로벌회개영성교회는 이전부터 이단성을 지적 받은 곳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초대 교회 공동체라는 이미지와 달리 이 교회는 비상식적인 집회 방식으로 종종 이단시비에 휘말렸다. 이 교회는 매주 목요일 부흥집회를 열었는데 이 교회 개척자인 박 목사는 앞서 적었듯 ‘눈을 찌르는 안수'를 했다.

박 목사의 ‘눈 안수 기도'는 어머니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어머니 이아무개 씨는 강원도 태백에서 기도원을 운영했고, 박 목사도 어머니를 도왔다.

이 씨는 태백기도원에서 두 눈을 찌르는 안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이 씨가 속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는 1993년 제78회 총회에서 이 씨의 태백기도원 집회가 비성경적이라며 교단 성도들의 집회 참석 금지를 결의했다.

특히 예장통합 교단은 "두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찌르는 끔찍하고도 위험한 ‘안수' 행위는 예수님이나 사도들이 보여 준 치유방법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으로 도저히 성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황상 박 목사가 집회 도중 했다는 두 눈을 찌르는 안수행위는 어머니에게서 전수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성 교단에서 이단성을 지적한 안수행위를, 외진 공간을 개척해 이어나간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회개마을 개척 이유가 기성 교단의 감시를 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게다가 박 목사는 신도들에게 집단생활을 하는 집에 상당 금액의 보증금을 요구하고 돌려주지 않아 법정 공방까지 벌인 적도 있었다.

앞서 적었듯 박 목사는 또 매주 목요일 철야집회를 했는데, 집회엔 서울 등 타지역에서도 참가자가 몰렸다. 이웃 주민은 "이곳 사람들은 외부와 거의 교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목요일 집회가 있을 때면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고 말했다.

외진 곳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교회 공동체에서 집단확진이 나온 점은 여러모로 주목할만 하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신천지 등 앞서 집단확진이 불거진 종교시설의 경우 사회와 교류가 있었던 반면, 회개마을은 은둔형 공동체라는 점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회개마을 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였고, 결국 이들이 지역사회에 코로나19 전파자 구실을 했다. 이 점에 비추어 볼 때, 회개마을이 지역사회는 물론 사회 전반에 감염병 위험을 높였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자는 교회 쪽 입장을 듣고자 몇몇 성도와 전화연락을 시도했다. 연락이 닿은 이들은 목요 집회를 연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신도 A 씨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집회를 중단했다"며 선을 그었다.

"낮은 백신 접종률이 혹시 종교 교리의 영향인가"라고 물었으나 A 씨는 "더 할 말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 교회 B 선교사도 "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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