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충구 교수 “낙후된 신앙 공동체를 피하려면…”

존엄사 판결 신앙 공동체 대응은…기독교사상 7월호 기고

▲ 감신대 박충구 교수
감신대 박충구 교수가 존엄사를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에 기독교 신앙 공동체가 수용하는 쪽으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독교사상 7월호 신학기고에서 ‘대법원 존엄사 판결에 대한 기독교 생명윤리학적인 이해’를 주제로 글을 실은 박 교수는 “비록 기독교 신앙 공동체가 머뭇거리면서라도 금번 대법원의 판결(존엄사 인정)을 하나의 현실로 수용한다면 보수적인 견해들이 주장하듯 미끄러운 경사면에 발을 내딛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나는 발을 내딛는 일과 미끄러지는 일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대의 기준을 가지고 오늘의 생명윤리학적 잣대로 삼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한술 더 떠 기독교 신앙 공동체가 법체계 밖에서 담론을 형성하기 보다 법체계 안에서 담론을 형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소극적 안락사의 생명윤리학적 정당성과 그 한계 등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이해를 갖추고 입법과정에 진지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렇지 않을 경우 기독교 공동체는 현실 법체계 밖의 담론 공동체로 전락할 수 있고, 이상의 문제들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는 시민공동체들의 생명윤리 의식에 실질적으로 뒤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럴 경우 기독교는 점점 현대 세계의 담론에 뒤떨어진 낙후된 공동체로 간주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앞서 김모 할머니에 대한 최근 법원의 판결에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함으로써 보수적 견해가 비난하듯 생명을 경시하여 손상시키려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생명의 존엄함이 손상되는 정황을 거부할 수 있는 환자의 선택권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또 “이를 기독교적인 표현으로 바꾼다면 삶의 마지막 단계 에서 기독교인인 신자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죽음을 결단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충구 교수는 감신대의 동 대학원(Th.M.)을 졸업하고, 드루대학교(Ph.D.)에서 수학했다. 저서로는 「기독교 윤리사」 「한국사회와 기독교 윤리」 「생명복제-생명윤리」 외 다수의 책들이 있으며 현재 감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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