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회적 고통에 무심한 채 종교 자유 주장" 회개해야

NCCK 인권센터, 2020 한국교회 인권선언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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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사랑제일교회가 코로나19 재확산 진원지로 떠오를 당시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불만이 높았던 모습. 교회 바로 앞 상가는 교회 관계자 출입을 금지하는 공고문을 붙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가 3일 2020년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했다. 인권센터는 선언문에서 "2020년 한 해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고통스러운 회개와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질병과 생계의 위협에 직면하여 싸울 때 많은 교회들은 사회적 고통에는 무심한 채 종교의 자유를 주장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소외받고 차별받는 이웃들이 누려야할 권리와 자유는 외면했다"고 했으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들이 폭력과 상품의 대상으로 전락해 가는 현실을 외면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이고 과도한 노동으로 다치고 죽는 현실에 침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회개해야 한다. 정의 평화 생명의 길로 우리를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 사회의 모든 억압과 차별을 철폐하고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교회가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인권센터가 선언한 주요 내용.

1. 인간의 기본권이 실현되는 세상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폭력에 반대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드셨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존엄과 권리를 부여 받았습니다. 우리는 인간 존엄과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억압과 차별에 반대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2.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겠습니다.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을 반영한 기본 인권법입니다. 우리는 차별을 금지하는 이 법이 조속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차별이 사라지고 서로를 존중하며 환대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3.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연대하겠습니다.

우리는 노동3법이 조속히 개정되기를 바랍니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개정되어 모든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택배노동을 비롯한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비인간적이고 살인적인 노동 현실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합니다. 어떤 노동자도 죽거나 다치지 않으면서 노동의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기도하며 연대하겠습니다.

4. 양심의 자유를 위해 교회가 함께 하겠습니다.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신념과 양심은 다른 사람에 의해 검열되거나 침해당할 수 없는 고유한 권리입니다. 국가보안법은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시민들을 죽음 속으로 몰아넣은 희대의 악법입니다.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독재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워온 바른 교회의 역사를 이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모든 양심수들이 자유를 얻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 연대하며 기도하겠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 민주와 평화가 완전히 실현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실천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습니다. 생명의 하나님, 당신의 영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2020년 12월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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