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참여연대. "'드라이브 스루 집회' 원천봉쇄는 과잉대응"

보수 우익 단체의 개천절 집회 관련 논평 발표

taekuk
(Photo : ⓒ베리타스 DB)
▲과거 태극기 부대 집회 광경.

10월 3일 개천절을 앞두고 보수 우익 단체의 집회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참여연대가 28일 "경찰의 '드라이브 스루 집회' 원천봉쇄는 과잉대응"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이 논평에서 이들은 특히 "감염병 방역을 위해 집회시위의 권리는 무조건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방역이라는 제약 조건에서도 어떻게 집회시위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먼저 "개천철을 앞두고 보수 우익 단체들이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자칭 '드라이브 스루 집회(차량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9월 25일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통해 서울 시내 집회를 '3중 검문소'를 운영하여 도심권 진입을 차단할 뿐 아니라 불법 차량 시위 운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8.15 광복절 집회 이후 처럼 대규모 확산이 재연되지 않을까 국민들의 불안도 높은 것은 사실이나, 경찰이 집회를 이런 식으로 원천봉쇄하겠다는 대응 방침은 지나치다"며 "일정정도 사람간 물리적 거리가 확보되고 접촉이 없는 차량집회라면 원천 봉쇄할 일이 아니다. 경찰이 할 일은 차량 집회가 신고한 대로 방역지침을 잘 지켜 진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이를 위반하는 일탈행위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다. 경찰은 이번 개천절 집회에 대한 경찰의 원천봉쇄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구체적으로 경찰은 서울시 경계부터 도심까지 3중 차단 개념의 검문소 95개를 운영하는 외에도 주요 교차로에 경찰관을 배치하여 차량 집회, 시위 참석 예정자들의 도심 진입을 사전 차단하고, 차량 시위 참가 운전자는 현행범 체포, 벌금 부과 등으로 처벌하며,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취소할 것이라 밝혔다"며 "경찰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지난 8.15 광복절 도심 집회 이후 급속한 감염 확산의 경험과 일부 개신교 보수 우익 단체들이 보여준 방역 방해 등 비협조 행태가 있었고, 국민 모두가 최선을 다해 방역에 동참하고 있는 마당에 감염확산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는 당연하고, 국민들도 재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하지만 감염병 방역을 위해 집회시위의 권리는 무조건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21일 인천지방법원이 부천시의회 앞에서 개최된 부천시 기독교총연합회의 '인권조례 반대 집회'는 법원이 주최 측이 제기한 집회금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방역과 집회의 자유 보장을 위해 체온 측정, 손소독제 사용, 집회 종료 후 해산 등 6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이는 방역과 집회가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일 것"이라며 "유엔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지난 4월 '코로나19 위협에 대한 국가의 대응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이유로 무조건 집회를 금지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공권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찰은 공권력을 동원하여 도심 집회를 원천봉쇄하거나, 형사사법 절차를 이용하여 모든 집회시위를 봉쇄하는 것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방역이라는 제약 조건에서도 어떻게 집회시위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위기 상황이라고 민주주의 기본 원칙의 훼손이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강경일변도의 집회 대응을 하고 있는 경찰 뿐만 아니라, 집회 주최 측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집회 주최 측은 국민들의 깊은 우려를 직시하고, 방역지침을 최대한 준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어길 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수 admin@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한국 개신교...은총의 빈곤 초래"

칼빈주의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개신교가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탓에 '은총'에 대한 신학적 빈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줄이는 것도 에너지 필요"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 전 부산장신대 교수)가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