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80년 전통 서울기독대에서 무슨 일이 ⓵

횡령 혐의 구속 A 직원 항소심 두고 학내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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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보수 개신교 교단 계열의 서울기독대 자금 담당 직원이 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이 직원은 이강평 총장의 횡령 혐의를 입증할 핵심 연결고리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1937년 미국 그리스도의교회 존 체이스 선교사가 설립한 서울기독대학교(총장 이강평)는 보수 개신교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계열 학교로, 1년 예산 80억·학부생 500여 명 규모의 초미니 종합대학이다.

그런데 지난 5월부터 이 학교 내부에서 교직원의 교비 횡령, 해직교수 복직 지연 등 학내 문제가 일기 시작했다. 학내 구성원들은 이번 사태가 수년 째 누적된 모순이 증폭된 결과라며 조심스럽게 학내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학교 내부갈등을 두 차례에 걸쳐 다루고자 한다.

먼저 지난 5월 이 학교 A 팀장은 횡령혐의로 징역 8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서부지법 형사10 단독)는 "피고가 2012년부터 이 사건 범행이 발각된 2018년까지 자신이 회계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학생들이 낸 등록금 약 5억 5천 만원을 자신의 재산인 것처럼 임의로 사용했다"며 A 팀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A 팀장과 검찰 측은 모두 항소했다. A 팀장 측은 형량을 깎아 달라며 항소 한 반면, 검찰 측은 형량이 가볍다는 이유를 들었다.

항소심 재판은 지난 7월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항소심 법정에 선 A 팀장은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A 팀장 변호인도 "피고가 혐의를 전부 인정하고 있으며 횡령 혐의에 따른 실체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고, 학교 측도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또 채무변제를 위해 석방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강조했다.

하지만 A 팀장의 항소심 내용이 알려지면서 학교 내부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A 팀장은 앞서 2019년 2월 교육부 조사에서 회계자금 횡령이 적발돼 중징계 처분 권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6개월 뒤인 8월 정직 1개월 처분만 내렸다.

논란이 이는 지점은 교비횡령이 적발됐음에도 학교 측이 A 팀장에게 가불금 3,100만원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위법 소지가 없지 않다. 사립학교법 61조 3항은 "정직은 1월 이상 3월 이하의 기간으로 정하고 정직처분을 받은 자는 그 기간 중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의 2/3를 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불금이 집행된 시점도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가불금 집행 결정이 내려진 시점은 정직 1개월 처분이 이뤄진 바로 다음 날이었다. 게다가 학교 측은 2019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A 팀장에게 재차 1,700여 만원의 가불금을 집행했다.

학내 구성원들은 교비 횡령이 적발되고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음에도 학교 측이 A 팀장에 가불금을 집행했다는 점에 특히 분노했다. 일각에선 학교 수뇌부가 A 팀장을 비호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여기에 항소심 재판에서 학교 측이 A 팀장의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점, 그리고 A 팀장 변호인이 횡령에 따른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항변한 점이 알려지면서 분노의 수위는 더 높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 관계자는 "변호인의 변론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A 팀장이 횡령을 저지른 시기는 2015년 8월 교육부가 실시한 대학구조개혁평가 시점과도 맞물린다. 당시 학교는 E 등급을 받았는데, 이유는 학교 재정 불건전성이었다"라면서 "이 와중에도 A 팀장은 학교 재정을 지속적으로 빼돌렸다. 횡령을 했는데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나 교육부가 학교 지도·감독에 나서 가불금 집행과정도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7일 기자에게 공식 답변서를 보냈다. 학교 측은 이 답변서에서 "학교는 해당 직원의 횡령 혐의에 대해 당연히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문제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입장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직원은 회계담당 직원이 아니며, 학생복지처 소속 직원으로 회계담당 직원은 잘못된 정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육부의 중징계 처분 권고에도 A 팀장에게 정직 1개월 처분만 내린 이유, 그리고 횡령금 변제가 이뤄지는 와중에 가불금을 집행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인 서부지법 제2형사부(부상원 부장판사)는 당초 13일 선고를 예고했다가 변론을 속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A 팀장의 횡령 혐의를 둘러싼 학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후속보도 이어집니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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