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 틸리히의 역설적 통찰과 종교 비판』 세종도서 우수 학술도서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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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동연 제공)
▲정재현 교수의 신간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 틸리히의 역설적 통찰과 종교 비판』(정재현 저, 도서출판 동연)이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 선정한 종교 분야 2020년 학술부문 종교분야 세종도서(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의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형태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진다. 유교적 문화 토양 위에서 비교적 단시간에 형성된 한국교회의 신자들이 가진 신앙의 형태가 다소 타율성이 강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타율적일수록 경건하게 여겨지는 교회 문화에 대하여, 그것에 우상숭배의 요소는 없는지 진지하게 질문한다. 저자가 뜻하는 우상은 돌이나 금 자체가 아닌, 궁극적인 것을 가리킨다고 여겨지는 것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및 방식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소망하고 선포하는 신은 혹시 '절대로 미워할 수 없는 신'이 아닌지 묻는다.

저자는 아울러 한국교회가 가진 인간의 이해에도 재고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전제적으로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 있는 자이지만, 인간이 '묻는 존재'이기도 함을 상기하자고 독려한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의 믿음에 의심과 회의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긍정하자고 제안하고, 더 나아가 '신을 미워할 자유'까지도 언급한다.

신정통주의의 부흥과 자유주의의 득세 사이에서 교회가 사회와의 멀어지는 거리로 의사불통이 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겼던 틸리히는 현대인들에게 복음이 말이 되고 뜻이 통할 수 있게, 그리고 그 뜻을 삶에서 도모할 수 있게 변증신학을 시도했다. 저자는 한국 교회는 아직 '틸리히 이전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진단하며, 틸리히의 통찰은 결코 지나간 고전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유의미한 사자후라고 강조한다.

이 같은 저자의 도전적 통찰이 담긴 책에 추천의 글을 쓴 이들은 "자신의 구미에 맞게 온갖 우상잡신을 만들어 섬기는 '교회'라는 이름의 우상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예언자적 외침"(김흥규 목사, 내리교회)이라고, 그리고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우상숭배에서 깨어나라'고 우리 지성의 등을 때리는 '죽비'임에 틀림없다"(김경재, 한신대)라고 이 책을 평했다.

한편 올해 기독교 분야 세종우수 학술도서에는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 틸리히의 역설적 통찰과 종교 비판』을 포함해 『성령과 아름다움』(패트릭 세리/손호현, 도서출판 동연), 『예수의 부활: 새로운 역사기술 접근법』(마이클 R. 리코나/김광남, 새물결플러스), 『이슬람 세계 속 기독교: 초기 아랍 그리스도교 변증가들의 역사 이야기』(시드니 H. 그리피스/서원모, 새물결플러스), 『초기 그리스도교와 영지주의』(조재형, 도서출판 동연), 『한국 기독교 형성사: 한국 종교와 개신교의 만남 1876-1910』(옥성득, 새물결플러스) 등 6권이 선정됐다.  

이민애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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