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목정평, "차별금지법, 동성애 설교 처벌하지 않아"

13일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성명 발표

queer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사진은 과거 서울 대한문 광장에서 있었던 퀴어축제 반대 집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가 13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목정평은 성명에서 보수 교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역차별 논란에 대해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설교를 처벌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했다.

목정평은 "차별금지법에는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동성애 반대 설교자를 처벌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며 "교회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들은 법을 제정하는 단계에서 충분히 포함하여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헌법은 국교를 반대하며 다양한 종교가 활동할 수 있도록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며 "우리가 누리는 종교의 자유는 나의 종교와 신앙 양심이 침해받지 않을 자유이자 보호받을 권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종교의 교리와 입장도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무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며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20% 내외인데 기독교의 교리를 근거로 전체 사회구성원인 중 타종교, 무종교 시민들이 차별에서 보호받을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목정평 성명서 전문.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우리는 한 자매요 형제입니다. 차이는 있을지라도 차별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총이며 빼앗길 수 없는 권리라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선포입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최근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었음을 환영합니다.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성별, 인종, 국적, 직업, 학력,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삼아 '고용'과 '재화와 용역'과 '교육' 및 '행정 사법'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차별이 발생하면 시정을 권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차별금지법은 약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회적 약자 보호법입니다. 우리 목회자들은 사회적 소수자들을 보호하는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하고 찬성합니다.

1.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보호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일부 교회에서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적극 반대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보호법'이며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 '종교 탄압법', '신앙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 등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차별금지법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과장된 주장입니다.

차별금지법은 그 사람의 조건이 어떠하든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의 영역에서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가 사회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고용'에서 차별하지 말라, '재화와 용역'에서 차별하지 말라, '교육'에서 차별하지 말라, '행정, 사법' 영역에서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소수자가 기독교 교리상의 죄인이든 아니든 그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최소한이나마 보호해야 합니다.

2.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설교를 처벌하지 않습니다.

차별금지법에는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동성애 반대 설교자를 처벌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교회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들은 법을 제정하는 단계에서 충분히 포함하여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교를 반대하며 다양한 종교가 활동할 수 있도록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종교의 자유는 나의 종교와 신앙 양심이 침해받지 않을 자유이자 보호받을 권리입니다. 다른 종교의 교리와 입장도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무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합니다.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20% 내외인데 기독교의 교리를 근거로 전체 사회구성원인 중 타종교, 무종교 시민들이 차별에서 보호받을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3. 예수는 성소수자에게도 그리스도입니다.

기독교에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지 아닌지는 기독교 교리와 성경 해석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 여러 교회들도 동성애에 관련하여 아주 다양한 입장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성소수자도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주로 고백하면 구원받을 수 있는 주의 백성으로 환영하며 나아가 동성애자도 목사와 신부, 주교로 존중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동성애가 죄인가 아닌가는 기독교내에서도 다양한 의견 차이가 존재합니다.

교회의 근본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가 구주이심을 믿는 고백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교회를 분열로 몰아가는 성소수자 문제는 교회의 삶에서 아주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작은 문제로 교회가 갈등하고 다투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계기로 교회가 소수자인 이웃을 품는 교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성소수자들도 역시 만인을 구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힘입어 구원받을 주의 백성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도 역시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국가가 보호해야 할 평범한 시민이며 우리가 존중해야 할 이웃입니다. 교회는 소수자인 이들을 품고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지지합니다. 국회의원과 교계 지도자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서 모든 시민이 차별로부터 보호 받는 일에 앞장 설 것을 촉구합니다.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하라!

정부는 모든 시민을 차별 없이 보호하라!

한국 교회는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단결하자!

2020년 7월 13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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