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김재준의 '자유사상'을 조명하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사랑'이라는 하나의 방향 있다”

                                                   ⓒ 오유진 기자

장공(長空)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5시 서울 수유동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장공 김재준 목사의 자유 이해’라는 주제로 ‘장공 사상 연구 목요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오갑 교수(그리스도대학교/조직신학)는 ‘장공의 자유론’이라는 주제로 발제, “자유의 문제가 신학의 큰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다루는 학자는 많지 않다”고 지적하며 “장공은 자유에 대해 열망을 가지고 신학적·교회적인 자유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장공의 자유론은 그 기반을 기독교 신학과 그 근거인 성서에 두고 있으며,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는 역사적 예수에서 발견했다. 즉 기독교가 자유의 종교인 것은, 기독교가 자유의 회복자이자 수호자인 예수를 닮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장공이 말한 인간의 자유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되찾고 그에게 순종함으로써만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자기 스스로 절대적인 독립 혹은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도리어 자유를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공은 또 역사 안에 하나님의 계시가 있으며, 하나님은 인류를 구원하려는 경륜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경륜은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자유의 회복과 성령 안에서의 자유의 삶을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는 “장공이 말한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그 자체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하나의 방향 혹은 목표를 갖는다”며 “그리스도의 은혜로 자유를 얻은 우리는 한국 역사를 책임지고, 그것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장공의 자유론이 단지 기독교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인류 보편의 도덕이나 민주주의 인권 속에서도 나타나고 발전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것은 양심의 자유에 관계된 부분으로서, 장공의 자유론은 이점에서 특별한 역사적 가치를 가지며 한국사회와 학문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장공이 활동했던 당시 한국의 신학계와 교계는 양심의 자유, 즉 신앙과 학문의 자유가 미미했다. 그러나 장공이 주장하는 양심의 자유는 “참 정통은 16세기 칼빈 신학에의 고정이 아니라,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 몸으로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말씀과 생애와 심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는 말에서 그 폭이 매우 넓고 분명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장공은 양심의 자유가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봤다. 즉, 기독교가 믿고 포교할 자유를 가지듯 다른 종교들도 동일하게 그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장공의 양심의 자유는 한국의 민주화를 이루는데 기여하고, 한국교회와 신학에 발전을 가져왔다”고 평했다.

이 교수는 또 “장공의 민주화 투쟁은 그가 가졌던 인간의 양심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떼어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장공의 자유는 내적인 자유와 외적인 자유가 균형을 이룬다”며 “자유로운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고, 그 사랑은 타인을 고통과 불행과 억압으로부터 구원하는 일에 참여하게 한다. 그래서 기독교의 자유는 단지 내적인 것만이 아니라 외적이고 사회적인 자유를 포함하고 함께 추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17회째인 이번 강좌는 장공기념사업회 학술위원회가 장공의 사상과 정신, 신앙과 삶을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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