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비종교인이라고 소개한 허지웅 작가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여전히 (오프라인)예배를 고집하는 교회들의 이기주의를 비판한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허지웅 작가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예배를)시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보다 우선한 가치라고 주장하는 교회가 있다면 그건 종교단체가 아니라 반사회적 이적단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자체는 종교행사를 참아 달라 사정한다. 왜 사정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운을 떼면서 "한국교회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공교회성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오직 개교회주의만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교회주의 자체가 문제시 되지 않는 개신교의 풍토를 지적하며 개교회주의가 가톨릭의 공교회주의와 구별되는 개신교만의 정체성이라는 주장에 강하게 반박하는 입장도 내놓았다.
개교회주의에 문제의식 조차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이를 정당화하는 주장에 대해 그는 "공교회주의는 모든 기독교 교회의 기본입니다. 개신교든 천주교든 동방정교회든, 성공회든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모두 사도신경을 바칠 때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지 않는가. 칼뱅 또한 "그리스도가 나누어지지 않는 한 교회도 둘이나 셋이 있을 수 없다"며 공교회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개신교는 어떤가. 개교회주의만 남아 각 교회의 개별성만 강조된다. 공교회의 머리는 로마 바티칸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는 개교회주의의 본래 의미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허지웅 작가는 "그저 N개의 교회에 N명의 교황이 군림하여 각자도생하며 주변 교회와 무한경쟁한다"며 "그러면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뉴스 카메라 앞에서 "우리는 자영업자랑 똑같아, 예배 몇 번 건너뛰면 문 닫아야해"라고 말한다. 자영업자면 세금을 제대로 내셔야 한다. 이단 이단 하지만 종교가 없는 보통의 성실한 시민 입장에서 바라볼 때 세금 안내면 다 이단이다"라고 못 박았다.
끝으로 한국 사회 내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개신교회가 이제라도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개신교는 공교회성을 회복해야만 한다"며 "칼뱅의 생각처럼 교회 간 연합을 통해 공교회성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의 형태로는 안된다. 정치색을 배격하고 오직 공교회의 가치만을 생각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연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율법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전파하는 개신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보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교회로 쇄신해야 한다"며 "더 이상 율법의 공포를 팔아 지상의 사업을 하면서 예수님의 이름을 욕보이는 교회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