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하나님의 대장간에서"(살전 5:16-24)

류호준 백석대 은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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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류호준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대장간의 모습

대장간을 기억하십니까? 낫, 호미, 망치, 집게와 같은 도구들과 풀무 화덕이 있는 곳입니다. 쇳물을 주형에 쏟아 부어 농기구 모형으로 만들거나, 둔탁해진 낫이나 호미를 풀무에 달궈 망치로 내려쳐 새롭게 모양을 만드는 곳입니다. 새로운 해 첫 날에 우리는 다짐합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면서 사는 사람으로 만들어져 가기를 기도합니다. 어떻게?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한 순간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려면 하나님의 대장간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곳은 어떤 곳인가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원재료로 삼아 작업하시는 공간입니다. 새로운 모습과 색상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만드시는 곳입니다. 새해를 우리의 '성화의 해'로 삼으면 어떨까요?

"거룩하게 하다" 혹은 "성화"(聖化)라는 단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성화는 하루 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화는 평생을 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 제발 당신의 디자인에 따라 형태가 나올 때까지 저를 당신의 작업실에 넣으시어 저를 위한 당신의 목적을 이루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를 거룩하게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성화작업은 긴 과정인 동시에 고통스런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고 고통스런 과정에서 중도에 탈락합니다. 언제입니까? 정으로 깎여 나무 조각들이 이리저리 날릴 때, 망치가 내려칠 때, 날카로운 칼이 쓸모없는 구석을 잘라낼 때, 대패로 거친 표면과 뾰족한 모퉁이를 갉아낼 때입니다.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작업 선반에서 벌떡 일어나 "이제 그만하세요. 더 이상 못 참겠어요. 그만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손안에 원자재로 있다는 것은 고통스런 경험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나 모양으로 만들어져야한다면 하나님의 불가마 속에 있어야합니다. 바울은 19절에서 이러한 화덕에 대해 말씀합니다. "성령의 불을 소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령은 쇠붙이 같이 강하고, 강철같이 단단한 우리의 의지를 나긋나긋 하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불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우리를 펴서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성령의 불을 끄지 말라. 하나님의 작업장에 남아 있으라. 어떤 날자가 될 때까지 너를 준비시켜 놓겠다. 그리스도의 재림 날이 될 때, 너를 내 놓을 것이다." 그러므로 평강의 하나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온전하게 하시고 거룩하게 만들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 전체가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 한 점의 흠이 없이 고결하고 순결하게 간직되기를 바랍니다. 아멘.

기도: 하나님, 저를 당신의 명품으로 만들어 주세요.

※ 이 글은 류호준 백석대 은퇴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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